색을 마시고, 향을 마시고, 차를 마시다
색을 마시고, 향을 마시고, 차를 마시다
  • 오상헌 기자
  • 승인 2019.09.16 1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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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커피 박용주 대표
바라커피 박용주 대표

인류가 물 다음으로 많이 마시는 음료는 ‘차(茶)’다. 약 5,000년 전부터 마시기 시작했다는 차는 중국에서 출발해 각 지역으로 전파되었으며, 해당 지역의 기후와 환경, 식생에 따라 다양하게 변주되어 고유한 문화를 발전시켜왔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다양한 음료가 등장하며 그 지위를 위협받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차’만이 가질 수 있는 깊이와 품격은 쉽사리 다다를 수 없는 높이에 위치해있다.

차 한 잔에 자연을 담다
무언가를 ‘마신다(飮)’는 행위는 그 대상과 환경, 상황에 따라 다양한 의미를 가진다. 바쁜 현대인들에게 커피는 생활의 활력을 의미하고, 술은 고된 일과 뒤의 휴식이나 주변 사람들과의 친목에 활용되곤 한다. 그런가 하면, 세계 각국에는 건강을 위해 마시는 고유의 음료가 존재하기도, 특별한 행사나 의식을 상징하는 음료가 있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차’가 갖고 있는 지위는 독특하다. 중국에서는 물 대신 차를 마시는 풍경을 쉽게 볼 수 있고, 홍차의 나라라 불리는 영국은 ‘티타임(Tea Time)’이라는 단어가 생길 만큼 차 마시는 일을 생활화하고 있다. 대한민국 역시 다반사라는 말이 있듯 예부터 수시로 차를 마시는 일상적인 삶의 차 문화가 존재했다.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차 테라피스트’이자, 15년 이상 한방을 공부하며 병원에서 마음과 건강을 관리하는 헬스케어사로 일하기도 한 ‘바라커피’의 박용주 대표는 우리나라의 차 문화를 되살리고, 세계적인 것으로 만들어가는 일에 앞장서고 있는 인물이다. 특히, 꽃잎의 향과 색을 고스란히 담아낸 ‘꽃차’에 심취한 그는 이를 바탕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차 문화를 조성하는 데에 오랜 노력을 기울여왔다. 박 대표는 “전 세계인들에게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기로는 영국이나 프랑스, 일본, 중국, 인도 등의 차가 있겠지만, 꽃차만큼은 비주얼이나 손재주 또한 우리나라를 따라올 수 없어요. 세계 어디에서도 이 정도의 수준 높은 꽃차 기술과 문화를 가진 나라가 없는 것 같다”라며,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던 우리나라의 꽃차 문화가 일제강점기나 한국전쟁, 경제 위기 같은 어려운 시기를 거치며 다소 잊혀져가고 있었지만, 그 향과 색에서 우러나는 비주얼을 잘 살린다면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성공할 수 있으리라 확신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박용주 대표의 이러한 생각과 확신은 서울 광진구 구의동에 위치한 ‘Bara Coffee 꽃차’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매장 한편에 위치한 진열대에는 투명한 유리병에 담긴 각양각색의 꽃잎과 찻잎들이 가득하고, 그가 직접 개발한 100여 가지 이상의 맞춤형 한방꽃차수제티백들이 방문객을 반기고 있다. 이에 더해 그가 익힌 한방기술을 접목한 꽃차는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기운을 보하거나 불안한 마음을 가라앉히는 등의 효과를 전해주기도 한다.

 
“품격과 가치를 더하는 일이 ‘꽃차’의 세계화로 나아가는 방법”
씨앗이 싹을 틔우는 것을 뜻하는 ‘발아’와 무언가를 원한다는 뜻의 ‘바라다’라는 의미를 동시에 담은 ‘바라커피’는 사람들에게 건강과 평안, 그리고 꽃으로 대표되는 ‘자연’에 대한 사랑을 전하고자 하는 박용주 대표의 마음이다. 그는 “꽃차를 만드는 일만큼 정성을 쏟아야 하는 건 없다고 생각해요. 국화차의 경우만 해도 싱싱하고 깨끗한 국화를 아홉 번을 쪄내고 나서야 비로소 덖을 준비가 끝나고 잘 덖어 내는 과정을 거쳐야 좋은 국화차를 만날 수 있어요. 또한 꽃차는 맛, 색, 향을 느낄 수 있고 꽃차를 우릴 때는 온도를 100℃에 맞춰 차우림을 해야 수색도 좋고 차에 맛과 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그렇기에 차를 마실 때에도 눈으로 먼저 색을 마시고, 코로 향을 마신 뒤, 입으로 차를 마시게 돼요. ‘예(禮)’를 강조한다는 한국의 차 문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게 바로 꽃차인거죠”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이러한 꽃차의 대중화를 위해 꽃차·한방차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한국꽃차협회 회원이기도 한 그는 한방꽃차 테라피, 아로마 테라피, 컬러 테라피 등의 교육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으며, 외부 특강이나 강연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뿐만 아니라 건강뷰티 관련 공모전이나 학회 등에서 심사위원으로도 왕성히 활동하고 있으며, 후학을 발굴하고 양성하는 데에도 힘을 쏟고 있다. 
박 대표는 “우리 꽃차 문화를 더욱 높이 키워가기 위해 더욱 신경 써야 할 부분은 퀄리티를 높여가는 것이라 생각해요. 비유하자면 같은 밥상이라도 땅바닥에 아무렇게나 거지 밥상처럼 놔두면 거지 밥상처럼 보이지만, 거지 밥상도 임금님 상에 놓으면 더없이 훌륭한 웰빙 밥상으로 보일 수 있거든요. 차도 마찬가지로 한 잔을 마시더라도 우아하고 아름답게 마시는 것으로 그 품격과 가치를 높일 수 있어요. 꽃차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테이블 세팅이나 코디에 대한 연구도 이뤄져야 해요. 우리에게 차란 귀한 이에게 대접하는 것, 소중한 이와 함께하는 것인 만큼 그에 걸맞은 격식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라고 밝혔다.

이러한 노력이 바로 우리나라의 꽃차 문화를 케이팝과 같은 세계적인 히트 상품으로 만들어 나갈 토대가 되리란 것이 박용주 대표의 의견이다. 아울러 ‘차’에 대한 인식이 예스럽고 오래된 것, 전통적인 것에만 머물렀던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근 들어 젊은 세대 사이에서 차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에 주목하고, 그들의 이목을 더욱 집중시킬 수 있는 전략과 노력이 필요하며, 그러한 저변 확대가 곧 성장의 발판이 되리란 것이다. 세계로 나아갈 대한민국의 명품 꽃차를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는 박용주 대표의 열정이 우리에게 어떤 선물로 다가오게 될지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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