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무는 이를 행복케 하는 공간을 만들겠습니다”
“머무는 이를 행복케 하는 공간을 만들겠습니다”
  • 임승민 기자
  • 승인 2019.09.11 1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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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펠그리다 고가람 대표
에펠그리다 고가람 대표

성장을 멈추지 않는 25년 경력의 디자인 전문가
기술이 발전하고, 새로운 기술이 탄생하는 속도만큼이나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그 어느 때보다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작게는 생활 속에서 사용하는 크고 작은 용품이나 기기부터, 크게는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인 건축까지도 소위 ‘트렌드’라고 불리는 흐름을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이러한 가운데서도 어떤 이들은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는 가치’를 추구한다. 건축·인테리어 전문업체인 ‘에펠그리다’의 고가람 대표가 바로 그러한 인물이다.

그는 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하고, 광고업계에 몸담으며 마케팅과 무대연출, 브랜드 론칭 등 수많은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하지만 그기에 그치지 않고 분야별 전문성을 더욱 극대화 하기 위해 공간에 관련된 공부를 배우기 위해 대학원을 진학했다.일과 학업을 같이 병행하며 졸업후 디자인은 보이는 모든 것에 해당하고 필요로 한다는 것을 깨달고 공간디자이너로 건축디자인,실내인테리어,조경,플렌테리어 등등 디자인이 필요한 모든 요소에 그의 손이 그쳐가며 다양한 커리어를 쌓아왔다. 그러던 그에게 갑작스럽게 날아든 부친의 암 선고. 집안의 막내딸로서 누구보다 부친의 각별한 사랑을 받든 그는 이대로는 평생을 후회하며 살아갈 것 같다는 생각에 부친의 병간호를 위해 내려왔고, 그렇게 부친의 임종을 곁에서 지켰다고 한다. 다시 상경하려던 그를 형제들이 만류한 이후, 고 대표는 진주에 ‘에펠그리다’를 창업하며 인생2막을 시작하게 된다. 
고 대표는 “먼 타지에서 홀로 고생하는 것보다 친근한 고향에서 함께하길 바라는 마음에 형제들이 저를 붙잡은 것이었지만, 실상은 생각보다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타지방과 비슷하게 진주도 인맥으로 흐르는 양상이 많았고 또 퀄리티를 원하는 분야는 서울이나 부산 대도시쪽으로 업체선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구조속에서 더욱 완성도를 높이는 일에 매달려야 했고, 매일 매일을 현장 인부들과 똑같이 안전모와 마스크를 쓰고 보내야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잠시라도 현장을 소홀히 하면 디자인의 완성을 방해하는 일들이 벌어질 수 있기에 모든 프로젝트가 마무리 될 때까지 현장을 직접 챙기는 일이 습관이 되었으며, 이에 고 대표는 낮에는 현장의 관리감독, 밤에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위한 디자인에 몰두하는 생활을 이어왔다.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 아주 작은 디테일 하나하나까지도 꼼꼼히 신경 쓰는 책임감, 항상 더 나은 디자인을 선보이고자 고심했던 수많은 날들이 그가 고객들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었던 밑거름이 되었다.

건축설계와 실내디자인의 조화가 필요해
현업 종사자로서 고가람 대표는 국내 건축디자인계가 안고 있는 커다란 모순과 한계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그는 건축설계와 실내디자인이 분리된 채 진행되는 비효율적인 업무시스템이 주를 이루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외관으로 볼 때에는 이국적이거나 세련된 느낌의 건축물이었으나, 막상 내부로 들어가면 일반주택과 다를바 없는 구조공간이거나 안팎이 따로 노는 상태의 경우가 상당히 많다는 것이다. 고 대표는 사람들이 “조금만 관심을 갖고 건축물이나 실내공간을 살펴보면, 외관과 내부가 완전히 언밸런스한 상업,주거공간의 건물을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모순의 원인은 유기적으로 통합된 디자인으로 돌아가야 하는 시스템이 나뉘어져 업체별로 디자인되어 서로 추구하는 컨셉이 다를 수 밖에 없다.아직도 우리나라의 공간디자이너에 대한 인식과 개념이 많이 미흡하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라고 설명했다. 

고가람 대표가 정의하는 ‘공간디자이너’란, 실제 사용하지 않고 감상만 하는 예술작품을 창조해내는 아티스트가 아니다. 건축물에 대한 내부,외부의 모든 요소들을 일괄적으로 디자인하고, 건축주와 건축사, 각 분야별 기술자들과 팀웍을 이루며 이익과 필요사이의 갈등, 예측할 수 없었던 외부변수들을 해결해나가는 일종의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라는 게 고가람 대표의 생각이다. 고 대표는 “제가 생각하는 좋은 공간디자인은, 그 장소를 필요로 해서 머무는 사람들이 ‘행복’을 한껏 누릴 수 있도록 해주는 일입니다. 그 공간이 부여하는 목적과 성격에 따라 이 ‘행복’은 ‘잔잔한 안락함’이 되기도, 때론 ‘스스로 고조되는 흥분’이 되기도 합니다”라며, “결국 공간디자인이란 현재도 아름답고 미래에도 아름다운 공간에 그 누가 머물러도 행복한 감정을 느끼게끔 돕는 일이며, 그것이 ‘공간디자이너’라는 제 직업에 대한 소신이자 철학입니다”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앞으로도 끊임없이 탐구하고 공부하는 디자이너가 되겠다는 그의 열정이 오래도록 변함없이 이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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