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의 맛을 선호하는 이들을 위해 자연의 혜택을 담아 고이 차려 낸 한식전문점
문경의 맛을 선호하는 이들을 위해 자연의 혜택을 담아 고이 차려 낸 한식전문점
  • 정재헌 기자
  • 승인 2019.08.19 14: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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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에 김경숙 대표

“백두대간 문경새재 사이 명산을 찾는 이들에게 맛있는 제철 자연메뉴를 선물하는 마음으로”

[월간인터뷰] 정재헌 기자 = 새재(鳥嶺)는 새도 날아 넘기 힘든 고개라는 의미로, 조선시대 선비들이 호환과 도적을 피해 과거를 보러 한양길에 오르던 눈물의 고개이자 지역을 넘나들던 보부상들이 대박을 꿈꾸며 건너가던 고개이기도 하다. 산중에는 사람이 다니기 척박하기에 역설적으로 잘 보존되었던 천혜의 자연 덕에 트래킹과 관광지로 각광받는 문경새재에서 5년 전 터를 잡은 한식 요리 전문점이다. 산중에의 김경숙 대표는 오래도록 폐가였던 곳에 상가가 들어오면서, 마음의 고향인 문경에서 2년만 버티자는 생각으로 음식점을 열고 천연재료와 계절음식을 추구하며 ‘손 큰’ 인심과 정성을 보여주었다. 그의 정성이 하늘에 닿은 까닭인지, 산중에는 전국 각지에서 김 대표의 손맛을 잊지 못하는 고객들이 즐겨 찾는 문경새재에 특화된 우리 맛집으로 성장했다. 

문경을 사랑하는 손맛과 문경의 산지가 키워 낸 제철 자연재료로 만든 전통 건강식

문경 옛길박물관 인근에는 제철에 나는 자연재료, 직접 만든 천연조미료로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는 150평 규모의 한식당 산중에가 있다. 전국 한정식 마니아들이 입에서 입으로 전하는 산중에 대표 메뉴 ‘자연밥상’에는 주흘산에서 채취한 산채 5종 새재비빔밥, 매년 손수 담그는 된장으로 끓인 한우사골시래기된장국, 문경의 향토음식 조리법에 따라 문경새재의 1백년 묵은 소나무의 솔잎과 삶아 20여가지의 과일과 약초 소스로 맛을 낸 돼지족살 수육 100년모둠보쌈, 도토리해물파전 등 산중에의 대표 메뉴를 고루 맛볼 수 있어 인기가 좋다. 산중에의 김경숙 대표는 문경 시내에서 돌솥밥, 찌개류가 주력인 한식점을 10여 년 간 운영하다가, 청명한 산세의 문경새재, 새소리, 푸른 자연이 좋아 이 장소에 특화된 한정식을 만들고자 찾아왔다고 한다. 처음에는 13년 간 폐가로 방치되어 나뭇가지를 걷지 않으면 주변이 보이지 않을 만큼 척박한 이곳에, 산중에가 개발되면서 귀신이 든다는 소문과 함께 주위에서 걱정을 할 정도였다. 그렇지만 김 대표는 처음 들어서는 순간부터 북적이는 도시에는 없는 고즈넉한 분위기가 온 몸으로 느껴지면서 ‘여기는 된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한다. 그리고 산중에를 오픈함과 동시에 문경새재의 분위기를 담은 음식들을 손수 개발하기 시작해, 산채를 재배하는 농가들과 손을 잡아 공수한 약초와 과일들로 자연조미료와 반찬을 만들고 담그게 된다. 찾은 지는 5년, 햇수로 만 4년인 산중에에서 2년만이라도 유지하고 버텨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한 김 대표는 1년이 지나도 충분히 버틸 수 있었음에 용기를 얻어 더욱 본격적으로 운영하게 되었다고 한다. 맛있는 우리음식을 많이 만들어 대접하겠다는 생각에 원가 걱정을 접고 일품과 세트 메뉴를 꾸준히 개발한 김 대표는 향토음식은 물론, 지역적 특성에 맞춰 채식메뉴를 좋아하는 고객들의 마음을 꾸준히 사로잡게 된다. 

고생 끝에 고객사랑 오는 것은 한식의 진리, 앞으로도 정성가득 요리로 고객사랑에 보답

김 대표는 자연의 미에 반해 터를 잡은 자신의 이야기에는 낭만만큼 뼈를 깎는 각고의 노력이 숨어있다고 한다. 마치 영화 ‘맘마미아’처럼 식당 겸 펜션인 산중에를 운영하는 김 대표의 일과는 매일 오전 6시 반에 시작된다. 출근해 그전에 재워둔 양념으로 밑반찬을 만들기 시작하는 김 대표는 과거의 주모들이 그랬듯 산중에가 숙식과 힐링을 해결하는 작고 아담한 휴양지가 되기를 바란다. 1층은 산중에 식당, 2층은 5인실 9개, 2인실 3개의 구들장 방이 갖춰진 펜션으로 만들어, 이들을 보살피고 4계절 나물볶음과 장아찌 맛이 잘 들도록 주방을 지키다 보니 365일 쉴 틈이 없다고 한다. 오픈 이후 4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1만 5천 원을 유지하는 메뉴 ‘자연밥상’을 만드는 김 대표는, 고객들로부터 어떻게 하면 이렇게 맛있는 반찬과 메뉴를 만드느냐는 질문에 문경의 자연이 주는 재료에 정성과 노력을 넣으면 누구나 맛있게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농가 재료로 만든 오미자청, 오미자식초의 상큼한 풍미, 그리고 고추장 대신 자연밥상의 상징인 비빔밥을 직접 방앗간에서 짜 오는 들기름, 참기름과 현지의 콩으로 만든 간장 등을 넣어 비벼먹는 방식은 산중에만의 개성이기도 하다. 현지의 나물을 공수할 수는 없을지라도, 자신의 레시피를 가져가면 산중에에서 먹는 백김치 등 반찬의 맛을 충분히 재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김 대표는 입맛 없는 여름에 산지의 겨우살이, 칡, 과일로 만든 산야초백숙을 권한다. 또한 사계절 나오는 종류가 아닌, 옛 방식대로 원통 참나무분을 넣어 봄과 가을 2달만 나오는 표고버섯을 제철에 공수한 다음 잘 가공해 말린 표고버섯을 준비하거나, 농사짓는 분들로부터 공수한 작두콩으로 만든 두부로 요리하는 등 손이 많이 가는 요리로 관절이 나갈 정도이지만 그럼에도 김 대표는 문경이 좋아 문경색채를 지닌 음식을 만드는 것을 멈출 수가 없다고 한다. 김 대표는 방문객들의 휴양이 우선이기에, 식사와 숙박을 다 갖췄음에도 무리하게 고객을 유치하지 않고 침대방이 좋다는 분들에게는 주변의 펜션이나 숙소를 소개하는 등 지역 상업 간의 상생에도 앞장선다. 또한 1-3관문의 산책길은 왕복 4-8시간 등 다양하니 체력에 맞게 고르는 것이 좋고, 도립공원의 단풍도 일품이며 트래킹으로 인기가 많은 주흘산이나 공원 인근에 있는 <왕건>, <녹두꽃>등 유명사극 세트장도 들를 것을 권한다. 그만큼 백두대간과 문경새재의 접점은 김 대표가 반할 만큼 아름다운 곳이다. 혹여 백화산에서 대야산, 조항산 등 소백산맥의 준령을 타다 보면 풀과 나무와 향기를 입 안에서 느껴보고 싶을 때가 있을 것이다. 그럴 때 누구나 스트레스를 풀며 편안하고 즐겁게 식사하기를 원하는 김 대표의 산중에를 들러 보자. 산세의 향기가 가득한 곳에서 김 대표의 정성 깃든 요리들이 반겨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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