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종학과 세계분자유전학 선구자, 융합유전학으로 FBI DNA 활용할 연구 기회는 바로 지금
육종학과 세계분자유전학 선구자, 융합유전학으로 FBI DNA 활용할 연구 기회는 바로 지금
  • 정재헌 기자
  • 승인 2019.08.19 14: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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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식물생산과학부 김병동 명예교수

“전 세계가 유전자 교정·가위 기술에 주목, 한국은 종주국으로서 기술 선도에 앞장서야”

[월간인터뷰] 정재헌 기자 = 육종학 분야에서 제2의 우장춘이라 불리며 세계 최초로 고추의 캡사이신 신세테이즈효소 유전자분리에 성공한 서울대학교 식물생산과학부 명예교수인 김병동 교수는 분자유전학의 근간을 뒤집을 획기적인 또 하나의 성과인 FBI DNA(꺾쇠호나선진핵산) 구조를 발견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100여 편의 관련논문을 발표하며 유전자/종자산업의 뿌리학문연구를 발전시켜 온 김 교수가 최근 강조하는 것은 바로 FBI DNA의 반복서열연구와 이를 응용한 생물정보 융합학문이다.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유전체의 열성유전자를 잘라내는 제3세대 기술까지 나온 현재, 중국에서는 실제로 사람에게 시술해 세계의학계에 충격을 주었으며 영국에서는 유전자편집 관련법규가 제정되는 등 선진국의 분자유전학기술은 지금도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이에 김 교수는 이 기술 발전은 물론 세계의 연구성과를 한국과 1대 1로 연결하는 정보출판채널과 연구관리 시스템이 한시바삐 정립되어, FBI DNA기술이 한국의 원천기술로 발전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본지에 근황을 전해 왔다. 

세계 첫 FBI DNA 발견, 한국의 이름으로 세계분자유전학의 ‘패러다임 시프트’ 시작한 장본인

유전학 선진국인 미국 로드아일랜드주립대 교수로 재임했으며 모교인 서울대 농과대학으로 돌아와 IBRD 차관사업 6천만 달러 유치, 1999년 과기부지정 식물분자유전육종연구센터 개소, 캡사이신합성유전자 최초분리 등 고추종자 분자육종 분야에서 빛나는 성과를 보이는 등 교육자와 행정가, 연구가로 다재다능한 면모를 보여 온 김병동 교수는 최근 유전자 편집기술의 국내기반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고추유전자 은행과 지도 작성 등으로 고추유전체 최초완독의 기초를 구축한 데 이어, FBI DNA의 존재를 세계 최초로 정립한 김 교수의 성과는 분자유전학 분야의 ‘패러다임 시프트’를 태동시킨 데 비견된다. 이는 생명과학을 영상산업으로 비유하자면 다음과 같다. 단백질과 효소라는 ‘사진’들이 왓슨과 크릭이 등장해 이중나선DNA가 유전자임을 입증하며 ‘무성 필름영화’로 발전했다면, FBI DNA의 발견은 영상의 플랫폼을 바꾼 ‘디지털메모리 CG블록버스터’ 시나리오와 다름없기 때문이다. 39세의 나이로 이 새로운 DNA구조를 발견한 김 교수는 42세에 관련 이론을 발표하였으나, 귀국하여 고추분자유전학 발전에 전념하기 위해 중단하였다가, 64세에 <아직도 풀리지 않은 이중나선 구조의 비밀 Foldback Intercoil DNA>를 출간하였고, 정년퇴임 이후에 본격적으로 심도 있는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 교수는 국민훈장, 석류장 수훈을 비롯해 마르퀴즈 후즈후 세계인명사전에 등재된 바 있으며 육종학, 분자유전학을 비롯한 여러 기초과학의 융합학문을 연구해 왔다. 김 교수는 열악한 상황에서도 1980년대 이후 국민 식량문제해결을 위한 종자산업의 분자육종학 접목에 힘써 왔는데, 그의 가장 가치 있는 성과는 자신이 독학하여 발표한 FBI DNA를 뽑는다. 덕분에, 미/영이 공동종주권을 가진 이중나선DNA와 달리 FBI DNA가 정식 등재된다면 한국은 새로운 DNA 분야의 원천기술 권리를 갖게 된다. 그럼에도 유럽과 미국이 독식하다시피 발전시킨 분자생물학 분야에서는 기존 이론을 방어하려는 분위기가 팽배하고, 후발주자인 한국은 학문 간의 융합과 연계기술, 국제학술지 출판, 국제협업연구 관리기술이 부족한 핸디캡을 가진 가운데, 김 교수의 이론을 협업하고 확고히 성과를 내는 국내 연구 생태계와 국제협력 채널은 부족한 편이다. 생명현상을 게놈(총체유전체) 차원에서 해석하는 생물학자들, 그리고 컴퓨터로 이 거대정보(빅 데이터)를 수집하고 계산하는 수리, 컴공계열의 협업이 중요한 이유는 현재 생명과학이 제3세대 유전자가위 기술인 ‘크리스퍼’기술로 유전체편집 수술을 할 수 있는 단계까지 발전했기 때문이다. 마치 거대유람선을 건조해놓고 언제 띄울지 간을 보는 상황인 북미유럽에서 에피게놈프로젝트와 유전자편집프로젝트가 별도로 추진되는 동안, 애석하게도 한국에서는 이를 표면화하지 못한 채 10년 여 시간만 흐르고 있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유전자 편집기술에 필요한 해외석학 직접연계채널 부족, 중개자 아닌 주인의식 필요

김 교수에 따르면, 제1세대 ‘징크핑거 뉴클레이즈’와 제2세대 ‘탈렌’보다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인 제3세대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는 RNA를 사용하는 유전체 탐지편집기술을 통해 더 큰 혁신을 이뤄냈다고 한다. 이를테면 고가의 영화필름을 하루 종일 일일이 가위로 자르고 붙이는 것이 아니라 SW를 켜서 단시간에 영상을 편집하고 전송하듯, 이제는 연구자가 연구소 슈퍼컴을 통해 유전자편집을 직접 할 수 있는 경지에 온 것이다. 따라서 크릭이 타계하였고, 고령인 왓슨 역시 반복서열을 대변하는 FBI DNA를 체계적으로 연구할 도구로 등장한 유전자가위기술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염기서열암호화 트리플코드 가설에 동참했고 노벨상을 수상한 영국의 브레너 역시 이 새로운 DNA의 가능성에 동의하는 부류이다. 그렇지만 사이언스, 네이처 등 국제 학술잡지 편집자들과 일부 학자들은 마치 명왕성 퇴출논쟁 케이스처럼 이론논문이 발표 준비된 상황에서도 기술남용가능성을 문제 삼아 주저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 교수 역시 고추의 실용육종연구를 후학교수들에게 넘겼으나, 새로운 DNA 구조와 분자유전학의 혁신적 기초개념을 이해하고 연구에 연계할 지식과 기술을 양수겸비한 후진학자를 찾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고 한다. 

더욱이 2015년 중국에서 제3세대 ‘크리스퍼’ 유전자가위기술을 이용한 인간배아유전자 편집실험이 성공하면서 이에 충격을 받은 과학자들이 규제 정도를 논의하는 정상회담까지 열린 지금, 김 교수에 따르면 FBI DNA를 선봉으로 한 차세대 DNA의 시대를 인지하고 동의하는 해외 전문가들이 당사자들끼리 대화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채널이 없다고 한다. 이미 한국 단독으로 FBI DNA의 종주국으로 기술을 독점, 발전시킬 가능성이 줄어든 지금, 전 세계가 이 기술을 통해 다양한 프로젝트에 도전하고 성공해 가는 상황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새로운 DNA의 발견자이자 새로운 학문의 단초를 제공한 입장에서 김 교수는 지난 10년 간 이 문제를 가능한 한 빨리 풀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나아가 김 교수는 이러한 국제적 채널과 협력연구 관리시스템이 가능한 한 빨리 이루어져 FBI DNA와 크리스퍼 유전자가위의 융합기술이 윤리적이며 합리적인 기준을 바탕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또한 실험과 이론, 온라인에서의 연구 성과를 입증 받아 국가적 이해관계를 초월한 순수과학학문으로 생명과학의 발전에 공헌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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