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미술로 DMZ자연생태의 평화로운 빛에 깃든 생명력의 신비와 희망 표현하다
설치미술로 DMZ자연생태의 평화로운 빛에 깃든 생명력의 신비와 희망 표현하다
  • 정재헌 기자
  • 승인 2018.06.22 0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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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전문 설치미술
DMZ전문 설치미술

 

[서울=월간인터뷰] 정재헌 기자 = 지난 3월 한국관광공사가 강원 화천군과 남북관광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시작한 ‘화천 DMZ평화관광팸투어’를 비롯해, 작년 트럼프 대통령의 DMZ 국빈방문코스 및 남북 정상회담과 싱가포르 북미회담 성사 계기로 DMZ 관광객이 약 30% 이상 증가하고 있다.

남북한 종전선언과 세계평화라는 희망의 메시지가 가까워지면서, DMZ의 어둡고 폐쇄적인 이미지도 바뀌어 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13년전 신비로운 DMZ의 자연 습지생태 환경으로부터 작품의 모티브를 얻어 공공미술과 예술기획의 형태로 전파해 온 화가 겸 설치미술가 양서경작가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DMZ의 생명력을 은유하여 친근하고 서정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해온 DMZ생태환경전문 미술가, 양작가의 생태환경의 아름다운 작품활동을 소개한다.

남북 간 철조망을 넘나드는 동 식물의 자유로운 환경에서 떠올린 조화와 교류의 희망
임진각 평화누리에서 개최된 주한대사초청 DMZ생태평화축제, 경기도 킨텍스와 제2청사에서 열린 DMZ국제컨퍼런스 ‘되살아나 땅 생명展’을 기획하며 DMZ의 생태환경에 대한 다수의 작품과 디자인, 설치미술을 진행한 화가 양서경 작가는 일촉즉발의 대립과 무위자연이 공존하는 DMZ의 자연생태와 습지환경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대중들에게 알린 DMZ전문 설치미술가다.

자연의 소재인 나무껍질, 떡갈나무 잎, 솔잎을 채취해 색감과 마띠에르 효과를 낸 자연채색 비구상 화가였던 양 작가는 파주 DMZ연구소 예술기획의 일환인 생태학교 공공미술기획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DMZ의 생태환경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기 시작했다고 한다.

‘에코아트 톡톡’ 대표로서 임진각 코스와 통일 후 DMZ활용 방법, 로고 제작, 도라산 행 열차, 멸종위기 동물 캐릭터 디자인을 이용한 포토존 및 관광상품 디자인 등을 자문하기도 한 양 작가는 이러한 공공사업 기획을 바탕으로 강원 고성 DMZ박물관 콘텐츠 제작, 임진각의 어린이날 행사 ‘DMZ신비속으로’ 등을 기획하며 세계적인 수준의 비무장생태보호지역인 DMZ에 대한 이미지 개선에 기여해 왔다.

양 작가는 자유의 여신상, 에펠탑과 같은 역사적 유물처럼, 유일무이한 가치를 지닌 공간인 DMZ에서 어둠과 추모로 가득한 안보 투어리즘(Dark Tourism)대신 평화와 희망, 생명력을 투영한 에코투어리즘(eco Tourism)으로 활용할 가능성을 보았다고 한다. 처음에는 남들처럼 문명과 인간의 흔적이 사라진 DMZ의 어둠만을 느꼈지만, 작업실을 인근으로 옮겨 자주 접할수록 남과 북을 가르는 철조망을 자유로이 오가는 희귀한 동물들의 삶과 푸르른 자연의 정경을 보게 된 양 작가는 DMZ로부터 세계가 주목하는 동식물의 천국, 생태계의 보고라는 가치를 찾아낸 것이다.

이후 양 작가는 지난 13년간의 작업을 통해 소재의 속박에서 벗어나, 비구상 미술에서 남녀노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구상 미술로 전향했다. 그리고 관찰과 답사를 거쳐 천연기념물 저어새, 두루미, 수리부엉이 등을 캐릭터화해 2012년 저작권에 등록하고 인형, 도자기 등 다양한 형태로 제작하며 국제아트페어, 화랑예술제에 소개해 많은 공감을 얻기도 했다.

평화의 상징 DMZ 자연생태계의 가치를 세계인에 알리는 도슨트 역할 되길
양 작가는 시간이 지날수록 세계가 주목하는 DMZ가 더 이상 어둠과 아픔이 아닌, 희고 밝은 속성을 지닌 생태계의 보고로서 자연과 어우러진 빛을 상징하고 있음을 역설하며 작품에서 습지의 웅덩이, 갈대, 천연기념물 조류들과 철조망, 지뢰를 상징하는 요소들을 대비시킨다.

오랜 관찰과 사색을 거쳐, 휴전선 4km이내의 작은 공간인 DMZ의 사계절을 함축한 다채로운 색을 담은 갈대, 푸른 하늘의 빛을 담아 두루미처럼 자유로운 야생 동물들의 생명수가 된 강과 개울, 하얗게 뒤덮인 눈 속에서 피어나는 생명의 기운을 화폭에 담은 양 작가의 그림들은 2017년 3월 대륙을 건너 중국 베이징 쑹좡의 전시회에 진출하기도 했다. 최근에도 민통선에 들어가 지구의 마지막 숨결인 자연 생태계의 경이로움을 만끽했다는 양 작가는 2009년 관훈갤러리 <되살아나는 땅, DMZ>, 윤당아트홀 초대개인전 <자연으로부터 DMZ>등 생명과 평화에 대한 공존의 메시지를 담아 소개해 왔다.

또 오래 전부터 DMZ의 밝은 이미지를 소명하고자 노력했던 만큼, 양 작가가 남북관계 진전에 대해 큰 기쁨을 표시하며 관심을 가진 분야는 임진각 인근에 조성된 ‘무궁화동산’에 관련한 콘텐츠 기획이라고 한다. 양 작가는 마치 인사동 ‘문화와 예술의 거리’가 한국 관광문화의 상징이 된 것처럼, 점차 증가하는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DMZ를 매개로 한국을 상징하는 꽃 무궁화의 의미와 가치를 널리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렇듯 수많은 이들이 갈망해 왔던 평화를 향한 소망을 평면작업과, 설치미술 및 예술기획으로 표현해 온 양 작가는 주력인 그림 외에도 DMZ초평도 자전거 길의 벤치디자인 및 제3땅굴 DMZ글자 조형물, 고성DMZ박물관 전시품인 솟대처럼 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작품 활동 또한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 외에도 여전히 습지 자연에 대한 애정이 깊은 양 작가는, 세월호 참사를 비롯해 수년간의 국가적으로 애통한 이슈로 지친 사람들에게 나무가 우거진 숲과 쉼의 이미지를 담은 <oh' happy day>시리즈 개인전을 통해 휴식과 치유의 메시지를 전했다.

마치 시냇물처럼 자연스럽게 고이거나 흘러 왔던 자신의 삶처럼, 양 작가 역시 언제나 사람들이 자신의 작품을 통해 치유하며 힐링하기를 바라 왔기 때문이다. 또한 양 작가는 남북 간의 소통이 자유로워져 관광산업이 증가해도 DMZ의 보석 같은 생태계가 잘 보존되기를 원한다는 의견과 함께, DMZ 주변이 지닌 가치를 예술가로서 해석하고 창작하며 DMZ의 밝은 이미지를 전달하는 ‘에코 투어리즘’을 이끄는 ‘빛의 도슨트’로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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