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 들여 빚은 108년 전통 막걸리의 뚝심으로 한결 새로워진 전통의 미학 보여주다
정성 들여 빚은 108년 전통 막걸리의 뚝심으로 한결 새로워진 전통의 미학 보여주다
  • 오상헌 기자
  • 승인 2019.07.11 14: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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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월 차별화된 청양막걸리의 지역 특산화와 대중화를 향한 해랑달 양조장 개소”
해랑달㈜ ‘대치주조’ 권순철, 권순오 대표 청양막걸리 대표 이영훈
해랑달㈜ ‘대치주조’ 권순철, 권순오 대표 청양막걸리 대표 이영훈

[월간인터뷰] 오상헌 기자 = 대치주조는 수백 년간 마을 사람들과 장돌뱅이들의 사랑을 받으며, 청양읍에서 공주로 넘어가는 한티 길목의 주막거리를 지켜온 전통주 기술을 일곱 번째로 이은 경영자와 그의 두 아들이 가업을 이으면서 시작되었다. 현재의 대치 양조장은 1911년 문을 연 이래 언제나 술을 빚으며 새벽을 여는 곳이었다. 2012년부터 12시간 이상 술밥을 반죽하고 찜과 젓기를 모두 손으로 이뤄낸 막걸리 맛에 청양의 지역색을 가미한 청양막걸리는 이제 근대문화유산 등록을 앞두고 있는 전통의 대치 양조장을 떠나, 2세 경영자들의 정성으로 개소한 해랑달 양조장에서 술맛을 아는 한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준비를 마쳤다. 청양의 맑은 기운을 머금은 막걸리의 세계화와 지역 특산화, 더 나아가 지자체와 함께 문화산업을 이룰 원대한 꿈을 키워가는 권순철, 권순오 형제 대표들로부터 대치주조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한 소개를 직접 들어보았다. 

권순오 공동대표
권순오 공동대표

충남 청양에서 막걸리의 새로운 신화를 써나갈 해랑달 양조장
한티 길목 주점에서 시작해 대치 양조장으로 발전했으며, 올해 사업자등록 13년 차가 된 대치주조가 역사적인 리뉴얼을 준비하고 있다. 칠갑산대치생쌀막걸리, 한티생막걸리, 할배 동동주, 광명 금막걸리, 그리고 5개월 전 출시된 야심작이자 세련된 5도수로 현재 서울 이태원, 영등포, 강남에서 만날 수 있는 청양막걸리로 유명한 대치주조는 올해 10월 경 충남 청양의 해랑달 양조장의 개소식을 앞두고 있다. 해랑달(주)의 2세 형제경영인들인 권순철, 권순오 대표는 일반 건축자재인 판넬 대신 막걸리 효모 증식에 좋은 피톤치드 통나무 원적외선 황토 벽돌로 해랑달 양조장을 만들고, 10평 규모의 발효 실과 원료 보관실, 3평 저온 발효실, 작업장 25평 규모로 사입 탱크 10개를 갖춰 막걸리를 빚게 된다고 전한다. 10년간 서울에서 유통을 담당한 권순철 대표는, 청양에서 자동화 대신 자연상태를 유지하며 최상의 효모 상태를 만드는 동생 권순오 대표가 2012년부터 소나무국실에서 수작업 입쌈, 보쌈을 거쳐 48시간의 입국으로 막걸리를 주조하며, 약간의 이상이 있어도 전부 폐기하는 장인 정신으로 대치주조의 자존심을 지켜온다고 전한다. 형 권 대표는 밀가루 비중이 높아 묵직한 칠갑산막걸리, 쌀과 부드러운 밀을 사용하며 도수가 낮고 쌉쌀하고도 드라이한 느낌의 청양막걸리가 양대 주력이며, 서울 본사를 통해 서울 및 경기 240개 지점에 납품된다고 한다. 현재 청양막걸리는 사촌 형인 이영훈 대표가 모든 판매와 마케팅을 관리하며 폭넓은 시장에 납품을 하고 있다. 상암과 양재 AT 센터 우리 술 대축제, 남양주 슬로우푸드 국제축제, 서울 동화축제, 제20회 칠갑문화제 장승축제 등에서 선보인 대치주조의 술들은 공덕오거리 3대 맛집과 한남동의 맷돌 빈대떡을 비롯한 유명 매장에도 선보이고 있으며, CNN에 소개되어 국제적 인지도를 지닌 이탈리아 와인 레스토랑 아이헤브어드림의 막걸리 살롱에도 배치되어 마니아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현재 판교와 대구에서도 납품 문의를 받고 있다는 권 대표는 대치주조의 막걸리 명성 덕분에 청와대에서도 문의를 받은 적이 있으며, 맛의 비결은 부친이 포천 이동막걸리 창업주 하유천 회장으로부터 사사해, 막걸리의 모든 기본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최근 완공한 해랑달양조장 전경

편안하고 대중적인 막걸리의 페어링과 요식 매장과의 연계로 막걸리 장인 정신 이을 계획
막걸리는 ‘전통’이자 ‘정성’의 힘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권 대표는, 소나무 국실 배양 효모의 품질을 지키고자 최선을 다한 덕분에 청양막걸리는 유산균이 많고 소화가 잘 되는 웰빙 술이라고 한다. 또한 경쟁사인 장수막걸리는 쌀 100%로 가볍지만 청양막걸리는 밀을 넣어 부드럽고 목 넘김이 좋은 막걸리라는 차이가 있다. 이렇게 맛과 대중성을 겸비한 청양막걸리지만, 막걸리 상미 유통기한이 1개월이라 맥주와 소주보다 배포가 어렵고, 곁들이면 맛있는 전과 부침 전문점이 생각보다 적은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 현재 막걸리의 비중은 전체 주류시장의 3%도 되지 않는 사양 산업에 속한다고 한다. 또한 막걸리는 서민적인 이미지인 반면 장기 보관이 어려워 요식 업소들이 판매할 뜻은 있어도 도매로 일정량만 계약 입고를 못한다는 고충을 자주 듣는다는 권 대표는 막걸리의 고급화보다는 대중화가 우선이라고 한다.

좌측부터 대치주조의 전 대표이신 부모님과 권순철, 권순오 공동대표, 청양막걸리 이영훈 대표
좌측부터 대치주조의 전 대표이신 부모님과 권순철, 권순오 공동대표, 청양막걸리 이영훈 대표

그래서 권 대표는 먼저 상쾌한 목 넘김의 청양막걸리를 통해 젊은 세대들을 공략할 생각이라고 전한다. 또한 청양은 특산물인 고추로만 유명하기에, 새로운 지역 특산물인 막걸리를 내세운 젊은 양조장 해랑달에 대해 청양 군수와 관계자를 비롯한 주변의 기대가 크다고 권 대표는 말한다. 많은 주류 요식 업소들이 윤창호 법 이후 매출 감소를 걱정하지만, 주 52시간 근무하는 40대 미만 세대들은 좋은 술을 한 병 골라 식사와 곁들이는 ‘페어링’에 의외로 관심이 많다. 따라서 권 대표는 장차 막걸리에 페어링 할 안주와 식사 종류를 개발하고, 저렴하면서도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는 퓨전 요리주점을 만들며, 나아가 군과 협의하여 외국인들이 많은 장소에 차량을 대절해 칠갑산 대치 생막걸리, 청양막걸리 등 관광문화상품으로 연계할 뿐 아니라 청양의 햅쌀을 이용한 프리미엄 라인도 개발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청양이라는 상호로 요리주점을 만들어 청양에서 농사짓는 재료로 다양한 음식과 막걸리를 먹을 수 있는 요리주점을 만들 계획이다 청양을 알리고 싶은 마음에서 더욱더 상호도 청양이라는걸 강조하고 싶다 또 공장식 막걸리에 익숙한 이들은 2천 원 내외의 막걸리를 사서 혼술 하는 경향이 있으며 병당 5천 원 이상만 되어도 비싸게 느끼지만, 한편으로는 해외의 발효주나 주정 강화 특수 양조 맥주, 와인들은 병당 3-5만 원 선을 넘기는 경우가 많아 그보다 저렴한 발효주이자 요즘의 레트로 유행에도 어울리는 막걸리는 충분히 시장성이 있다는 것이 권 대표의 설명이다. 그 밖에도 권 대표는 인체에 무해하며 소화 후 몸 밖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지방으로 변해 몸에 축적되는 설탕을 대신할 스테비아를 넣어 사이다처럼 시원하게 마시는 탄산 강화 혹은 숙취가 적은 건강한 술을 더 개발하고 싶다고 밝혔다. 부친과 모친이 45년간 제조와 유통으로 일궈낸 막걸리이기에 힘들어도 결코 포기할 수 없었으며 친척과 함께 전통 막걸리 사업에 전념해 온 권 대표 형제는, 자신들 외에도 지역 특색이 강한 전국의 전통술 양조장들과 영세하지만 장인 정신 강한 양조인들도 다 함께 주목받고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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