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을 경험한 사람으로 평화를 구하는 세상에 보탬되고파
기적을 경험한 사람으로 평화를 구하는 세상에 보탬되고파
  • 임승민 기자
  • 승인 2019.06.19 1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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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철 화백

[월간인터뷰] 임승민 기자 =  ‘우물(井)’은 인간의 생명을 유지하는 가장 기본적인 물을 담고 있는 공간이다. 때문에 사람들은 공동체를 이루고 살게 된 고대부터 ‘생명의 탄생’과 ‘잉태의 공간’으로서 상징성과 의미를 우물에 부여해왔다. 또한 우물은 인간과 인간이 만나는 인연의 공간이자, 재생과 치유의 기능을 가진 공간으로서의 상징성도 가지고 있다. 우물이 품고 있는 생(生)에 대한 감사를 혼을 다해 화폭에 담아내고 있는 인물, 이종철 화백을 만나봤다.

생명으로 전하는 감사, 나눔을 실천해온 삶
세계 각국에 퍼져있는 여러 설화나 종교에서는 모두 공통적으로 ‘우물(井)’을 생명의 샘으로 칭한다. 때문에 우물이 품고 있는 생명력의 원천과 청정의 신비는 종종 종교적 상징으로서, 혹은 신이 인간에게 내린 축복으로서 치환되기도 했다. 
일본 야마구치현 호후市에서 태어나 세 살 때 한국에 들어온 이종철 화백은 군 복무 후 대중예술계에 발을 들이게 된 그는 이후 국내에서 가장 젊은 공연사업가로서 서영춘, 최무룡과 같은 당대의 스타들과 함께 전국 각지를 누비게 됐다. 이후 전문 사진작가로서의 생활을 15년가량 이어오던 그는 1987년, 팔공산 동화사에서 불교에 입문, 세속의 화려한 의복을 미련 없이 벗고 선화가(禪畵家)로서의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때부터 무려 30여 년간이나 이종철 화백은 전국 각지의 수천, 수만 명의 불자들에게 선화도 무료 보시를 행해왔다. 필요한 이들에게 달마의 모습을 전하고, 부처의 뜻을 전하며, 삶에서의 안식과 행복을 축원하는 것이 그가 평생토록 일궈온 삶의 의미였다. 또한, 전시회에서 거둔 성금을 어려운 이들에게 모두 나눔으로써 몸은 빈궁할지언정 마음은 행복으로 가득한 충만한 삶을 오랫동안 이어왔다. 그런 그의 삶을 공경하고 따르는 이들도 많았기에 일본 전일전 국제예술상 수상, 롯데백화점 남북 어린이 돕기 시연전, 일본 호후 천만궁 어신제 시연전, 스포츠조선 심장병어린이 돕기 시연전, 동경 뉴오다니호텔 시연전, 중광스님 추모전(부산일보 전시관), 2002 한일월드컵 4강기원도, 심장병어린이 돕기 스포츠조선 초대전, 조계사 노인복지센터 돕기 시연회 수익금 1천만원 기부, 삼성갤러리 개인전 등 40회, 2005년 조선일보미술관 초대전 등 선화가로서의 입지도 높이 평가받아왔다.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기간에는 선화도 전시회를 대대적으로 개최해 세계 회원국 손님들 앞에서 문화와 종교의 화합을 이루어 내기도 했다.
하지만 스스로의 삶을 도외시하면서까지 열정을 다해온 탓인지, 건강이 악화된 그는 희귀질병인 안구의 황반변성을 앓게 됐다. 오른쪽 눈이 실명이 되었고, 장애 4급 판정을 받을 정도로 좋지 못한 상황이었다. 이제는 평생토록 잡아온 붓도 놓아야 하는가를 고민하던 그에게 다시 빛을 열어준 기적이 찾아왔다. 병원에서도 치료가 불가능하다 여겼던 병이 하늘의 기원으로 기적적으로 회복되고, 다시금 시력을 되찾게 된 것이다.  물론 100% 회복은 아니지만, 오른쪽 눈이 보이게 된 것이다. 이 화백은 “보통의 사람이라면 평생의 직업을 내려놓고 쉬어야 할 나이에도 새로운 삶이 제시되고, 세상을 보는 새로운 잣대를 세울 수 있게 된 것은 분명 제게 아직 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이라고 믿습니다. 제게 주어진 감사한 삶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남은 생을 봉사하는 일념으로 살아가고자 합니다”라고 말했다.

“하늘이 준 기적에 보답하는 삶은 기도를 내려준 큰 목사님께 감사하는 삶을 살아갈 터이다”
그렇게 이종철 화백이 새롭게 자신만의 작품세계에 담게 된 것이 바로 ‘우물(井)’이라는 공간이다. 왜? 약수물을 마시고 여러 사람들이 크고 작은 기적들이 일어났으니, 이전에는 작품이 달마도에 국한되어있었다면, 지금은 보다 확장된 인연의 공간으로서, 생명의 잉태와 탄생, 기원과 무욕의 공간으로서의 ‘우물’을 화폭에 담아내게 된 것이다.
이 화백은 “제게 주어진 삶에 대한 감사를 표현하기 위한 대상을 오랫동안 고민해왔습니다. 그러던 중 떠오른 것이 ‘물(水)’이라는 자연과 ‘인간(人間)’을 잇는 공간인 우물의 상징성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우물과 함께 자연과 동식물, 인간의 삼라만상의 이미지를 담아냄으로써 인간에게 주어진 삶이라는 축복과 메시지를 무한대로 그려내고자 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자신의 작품이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수많은 이들에게 자기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계기와 생명에 대한 감사, 타인에 대한 이해와 포용을 전달하는 매개체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있다. 이 화백은 “지금의 대한민국은 시기와 갈등, 질투와 경쟁 속에 반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남과 북이 그렇고, 좌와 우가 그러하며, 남과 여, 세대와 세대가 심각한 분열 상태에 놓여있거나, 빠르게 치닫고 있습니다. 모두들 자기 생각, 자기 것만 옳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상대를 올바른 시선으로 바라보려는 노력은 등한시하고 있습니다”라며, “남을 포용하고 이해할 줄 아는 사회를 만들어간다는 것은 곧, 용서와 평화가 가득한 세상을 일궈낸다는 의미입니다. 남의 허물을 덮어주고, 남의 좋은 점은 칭찬하는 것이 생활화된다면 더욱 살기 좋은 세상이 되리라 확신합니다”라고 밝혔다. 
단순히 화폭 안에만 존재하는 작품이 아닌,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작품을 그려내고 싶다는 이종철 화백. 자신의 삶이 허락하는 한, 언제까지고 세상이 준 ‘기적’을 보답하는 데에 모든 열정과 정력을 쏟고 싶다 말하는 그에게서 지금보다 더 나은 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행복한 세상으로 향하는 곧은 길이 보이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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