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주머니로 감싼 바틱과 와양의 매혹적 자태, 한국의 혼으로 인도네시아 문화를 융합시키다
복주머니로 감싼 바틱과 와양의 매혹적 자태, 한국의 혼으로 인도네시아 문화를 융합시키다
  • 정재헌 기자
  • 승인 2019.06.17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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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복주머니로 동남아 천년역사 본거지 인니에서 만든 와양의 아름다움을 살리는 기쁨”
복주머니 아티스트 이정효 작가
복주머니 아티스트 이정효 작가

[월간인터뷰] 정재헌 기자 =  부산 광안리에 위치한 루나갤러리 관장 이정효 작가는 지난 20년 간 우리의 세시풍속 중 하나인 정월 첫날 복조리와 복주머니 선물관습에서 착안해 대중들에게 복록을 기원하고자 ‘복주머니’ 시리즈로 수많은 걸작들을 만들어 왔다. 2012년 런던올림픽 기념 런던랜드마크아트센터 국제미술제 초대개인전, 영국여왕 엘리자베스 2세 즉위 60주년 ‘크리스탈 쥬빌리’ 스톤브릿지 더리브센터 초대전, 유네스코 세계인류무형문화재 아리랑 등재기념 템즈 필하모니오케스트라초청 초대전시회에 세계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오방색 복주머니들을 선보인 이 작가는 우리의 복을 만들고 나누자는 기존의 모토에 세계의 복과 합일(合一)을 이루자는 취지를 더한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한국과 인도네시아 교류를 빛내는 행사에 다시 참여하는 이 작가는 그동안 단아한 전통자수와 오방색의 매력을 살리는 새 작업에 몰두해왔다고 한다. 

한·인니의 만남을 더욱 빛낼 양국 문화교류, 동남아의 수호신 와양에 한국의 복록 담다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의 즉위 60주년을 축하하는 전시에 한국을 대표하는 아티스트로 초대된 것을 비롯해, 미국 마이애미 콘테스트 아트페어, 사하라사막에 위치한 모마드 팰리스호텔에서의 개인전, 두바이와 모로코 초대전을 거친 ‘복주머니’ 전문 아티스트 이정효 작가는 지난해에 이어 양국 정상의 만남이 성사된 이래 꾸준히 지속되고 있는 대한민국&인도네시아 문화교류 행사에 참여하며 국제적인 입지를 다지고 있다. 지난 20년 간 한국의 민화와 건축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오방색 전통문양과 한복, 버선을 응용한 것을 비롯해 세시풍속 중 가장 사랑받는 우리 고유의 액세서리 ‘복주머니’로 예술성과 복록 기원의 의미를 널리 알리고 있는 이 작가가 동남아시아에 꽂히게 된 것은 인도네시아(인니)의 와양과 바틱을 알게 된 이후라고 한다. 자카르타의 전통 그림자극에 사용하는 인형과 그 문양을 총칭하는 와양(Wayang)은 2009년 유네스코의 세계무형유산에 등록되었으며 동남아의 유일한 G20회원국인 인니의 천년역사와 서사, 신화를 담고 있는 문화이기도 하다. 이 작가는 목각과 가죽으로 만든 신묘한 새의 형상을 띤 와양의 수호신과 매혹적인 등장인물이, 우리의 삼국시대 문화유산에서 볼 수 있는 화려한 화풍처럼 금색과 오방색에 가까운 원색으로 장식되어 더욱 친근하게 느껴졌다고 한다. 또한 무늬가 그려진 부분을 밀랍방수 처리하여 하나의 천에 여러 선명한 원색을 물들이는 인니의 전통직물염색법이자 이렇게 날염 처리된 천연염색전통의상을 말하는 바틱(Batik)은 한국 나주천연염색재단과 함께 유네스코 아태지역과학국과 한복 콜라보 및 인류무형문화유산 공동프로젝트로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이 작가는 지난 해 자카르타에 복주머니로 교류전에 참가하면서 바틱의 문양에서 강렬한 인상을 받아 자신의 작품에 응용하리라 마음먹었다고 한다.

6월 성황리에 개최된 ‘인도네시아를 알리다’ 에서 바틱 문양과 와양 복주머니로 인기

지난 해 10월, 제 5회 재인니 한인문화예술총연합회 종합예술제인 ‘융합, 소통 그리고 교류’ 전에 천영평 한국문화원장의 주선으로 전시에 참가한 이 작가는 현지에서 한국의 ‘복주머니’를 주제로 하여 ‘복을 부르는 나비’에 대한 작품을 만든 사샤 트란고노 작가를 만나 인니의 전통 철학과 한국의 복주머니가 오방색, 샤머니즘 등 문화적인 복록기원 부문에서 일치하는 점이 많음을 느꼈다고 한다. 이 작가는 복주머니와 실패, 버선 그림에 와양의 디자인과 바틱의 문양이 무척이나 잘 어울렸다고 하며, 인니의 우수한 천연염색기술 또한 작품의 콘셉트를 빛내주어 올해 아시안문화원/한·인니문화연구원의 양국문화교류 차원에서 6월 5일 부산에서 개최된 ‘인도네시아를 알리다’에서 소개한 바틱 문양과 와양 복주머니 표현에 세심한 정성을 기울였다고 한다. 이 작가는 화려한 오방색과 표의문자, 패턴화 된 금박무늬로 중동에 진출했을 때 인물상 대신 입체문양, 패턴·콤포지션과 화려한 장식을 발전시켜 온 중동의 태피스트리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을 뿐 아니라 현지인들에게 복주머니의 의미를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었듯이, 이번 인니 문화교류전에서도 현지에서 찾아 온 관광객들과 한국인들에게도 양국의 아름답고 우수한 문화예술을 잘 이해시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동안 ‘복주머니’테마로 비단과 색실, 한지, 편백나무를 사용해 한국회화는 물론 한국자수, 장지 문화와 길쌈 문화, 명절 세시풍속 문화를 집결한 우리 고유 여성문화 전도사를 자처해 온 이 작가이기에, 앞으로 복주머니 작품 뿐 아니라 우리 문양을 활용한 옷과 액세서리 등으로 스펙트럼을 넓혀 갈 것이라는 시도는 문화를 통한 진정한 세계화를 예감하게 한다. 

소박하고 따뜻한 우리의 마음을 복주머니에 담아 지구촌의 끝에서 끝까지 전해지길

이 작가는 지난 20년 간 복주머니 테마를 전개하면서 수많은 소중한 인연들과 행운을 마주쳤기에 작가로서 이러한 기쁨을 되돌려 주고 싶다고 한다. 소박하게 시작한 ‘복주머니 테마’로 ‘복주머니 화가’의 대명사로 성장한 이 작가의 바람은 따뜻한 우리문화를 상징하는 ‘국민화가’의 반열에 들어서는 것이다. 우리의 전통을 예술로 승화시켜 더 나아가 지구촌 각 가정마다 다복과 화목함을 전달하는 복의 전도사로 역사에 이름을 남기고 싶다는 이 작가는, 지금까지 세계 각국 전시 때마다 각각의 추억이 있었다며, 앞으로 120개국을 버킷리스트에 채우고 싶다는 소망을 말한다. 또한 중동과 인니전을 계기로, 방문한 국가마다 몇 달 씩 머물며 문화와 사람을 체험하여 한국식으로 복을 전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리고자 하는 결심도 생겼다고 한다. 화려하지만 한편으로 투박한 면도 있는 우리의 색이 세계인들에게는 의외로 참신함과 세련됨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일본의 우키요에 못지않은 우리 민화의 매력이 생활 속에서 좀 더 빛나기를 고심한 이 작가는 작품의 테마들을 옷, 가방, 우산, 신발 등 생활용품에 적용하고자 이러한 디자인을 직접 착용하기도 한다. 인상주의 화가들이 일본화풍을 즐겨 사용하다 유럽에 일본 화풍과 문화가 삽시간에 퍼졌듯이, 이 작가는 견, 실크, 린넨, 모시 등 다양한 천에 우리의 색과 문양을 입혀 우리 민속문화가 그 나라 문화와 콜라보 되는 것 또한 좋은 현상이 될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세계 문화와 복주머니의 긍정적인 결합을 꿈꾸는 이 작가는 지구촌 모두가 행복을 나누는 세상을 위해 꾸준히 복주머니 창작에 힘쓸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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