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명소로 거듭난 선운정사, ‘빛마루축제’ 발길 이어져
제주의 명소로 거듭난 선운정사, ‘빛마루축제’ 발길 이어져
  • 임세정 기자
  • 승인 2019.04.22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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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와 봉사를 수행하는 제주불교문화의 상징처, 누구에게나 열린 사찰을 지향하다”
제주 선운정사 주지 지울 스님
제주 선운정사 주지 지울 스님

[월간인터뷰] 임세정 기자 = 올레길 15코스 내, 한라산 농로를 잇는 선운정사는 남북통일과 세계평화, 제주자치도의 번영과 한국의 국운을 기원하며 신도들의 소원성취를 이루는 사찰이다. 선운정사 주지 지울 스님은, 지난 23년간 제주만의 독특한 ‘절오백, 당오백’ 불교문화를 발굴하고 전승·보존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제주 토착신앙의 맥을 계승, 문화포교 원력을 잇다
선운정사는 1999년 지어진 대웅전을 주축으로, 원불 1080불이 봉안된 천불전과 황금범종이 있는 종각, 희귀한 가치를 인정받아 제주도 문화재 자료 제10호에 선정된 ‘석조약사여래좌상’이 봉안된 약사전 그리고 국태민안과 남북통일을 기원하는 산신각이 자리하고 있는 제주의 상징적인 사찰이다.
1995년 3월, 창건주 명경 보살의 꿈에서 부처님이 가르쳐주신 자리에 자리 잡았다는 선운정사는 주지 지울 스님이 불사를 펼쳐 온 지난 23년간 제주도민과 국민들의 어려움을 보듬고 부처님의 자비심이 모두의 마음속에 깃들기를 기원하는 기도도량을 지향해왔다. 특히, 그 터가 품고 있는 평화로운 기운이 찾아오는 이들에게 알지 못할 위안과 안식을 선사하는 곳으로 알려지며 해마다 수많은 방문객이 찾아오는 제주의 명소로 손꼽히고 있다. 
지울 스님은 “이미 제주에는 4백여 사찰이 있지만, 육지부의 본사 사찰처럼 가치 있으며 더욱 공들인 가람을 만들고자 합니다”라고 말했다. 그 외에도 제주에서 문화포교의 원력을 잇고자, 설문대할망의 전각 91평을 불사한 지울 스님은 제주도의 창조주이자 지신으로 전해 내려오는 설문대할망과 500명의 자식에 대한 설화가 불교의 오백나한, 유교의 오백장군과 닮아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장군 형상의 500분 형상을 제작해, 제주 돌하르방 108상의 불사와 함께 제주불교문화를 상징하는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도량을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울 스님이 소개하는 선운정사의 자랑거리 중 소원석은 설문대할망을 모시고자 짓는 전각의 터에서 나온 둥근 돌로, 전각이 완성되면 그 곳으로 이전하여 많은 분들이 제주 돌 신앙의 상징인 소원석을 체험하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산신각은 남북통일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지울 스님이 직접 떠 온 백두산과 한라산의 흙을 합토시켜 모신 곳이다. 산신각 앞의 암석이 한반도 지도의 형상을 닮아 보는 이들마다 크게 놀란다고 하며, 암석의 상서로운 기운을 받아 남북한의 관계가 개선될 때마다 선운정사는 세계평화를 기원하는 이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누구나 마음 편히 찾는 사찰, 부처의 자비행 실천할 터
선운정사는 이미 2010년 9월, 방문객들에게 인자한 미소로 좋은 기운을 전해주는 부처님상이자, 모든 보살들과 신도들이 귀히 여기는 ‘석조약사여래좌상’이 문화재자료에 선정되며 한차례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에 더해 2015년 5월부터는 2만 9천여 개의 LED 연꽃들이 불을 밝히며 시작된 ‘빛마루축제’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으며 선운정사를 아름다운 제주 야경을 상징하는 장소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1년 내내 무료로 진행되고 있는 ‘빛마루축제’에는 매년 수만 명의 국·내외 관광객들이 찾아오고 있으며 설문대할망과 오백장군, 그리고 33m 해수관음상이 모두 완성되고 나면 제주도의 대표적 사찰로 자리매김할 것이라 기대된다. 
지울 스님은 머지않아 다양한 문화권에서 오신 분들을 위해, 오래도록 진행 문의가 온 선운정사 템플스테이도 계획하고 있다. 앞으로의 불교와 사찰은 ‘대하기 어려운 종교 시설’을 넘어 누구나 쉽게 방문하고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갖춘 문화공간으로 도약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지울 스님의 생각이다. 

지울 스님은 선운정사가 사랑받는 것 또한 신도들과 지역 주민들의 도움 덕분이기에, 창건주 보살과 함께 지역 주민들과 더불어 사는 삶을 추구하고자 8년 전부터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매해 동지마다 김장 나눔인 ‘자비의 김장’ 행사를, 그리고 사찰의 인근 소년원에 매달 식사를 대접하고 있다. 또한 신도들의 보시와 성원에 보답하고자 근처 3개 초등학교에 매년 장학금을 기탁하고 있기도 하다. 지울 스님은 무릇 주지 스님과의 접견 문턱이란 높을 필요가 없기에, 누구나 찾아와 세상의 고민을 상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울 스님은 “불가에서 ‘탐진치삼독(貪瞋痴三毒)’이라 말하듯, 중생들의 삶을 불행하게 만드는 세 가지 독을 떨쳐내려면 누군가를 배려하며 내 뜻을 조금만 낮추는 생각이 필요합니다. 배려를 통해 상대는 물론 욕심을 버린 나 자신도 편안해지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해 일제강점기에 강제징용 돼 오사카 통국사에 모셔졌던 희생자 유골 74위를 지난 3월 2일 관계자들과 함께 선운정사에 봉인한 지울 스님은 이러한 일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앞으로 지울 스님은 선운정사의 한 편은 불가의 도량을, 다른 한 편은 신의 도량을 만들어 제주를 비롯해 우리 국민 모두에게 밝은 영향을 전하고자 한다. 그리고 과객들을 따뜻이 대접하고 우리의 얼과 문화를 유지한 옛 암자들처럼, 문화와 관광, 역사의식, 쉼터의 모든 의미를 담고 있는 제주의 명소, 선운정사를 열린 공간이라 생각하며 언제든 가벼운 마음으로 편하게 방문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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