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 암 제어기술 연구에 매진, 항암 전략의 혁신을 모색하다
젠더 암 제어기술 연구에 매진, 항암 전략의 혁신을 모색하다
  • 임승민 기자
  • 승인 2019.02.15 13: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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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문애리 교수

[월간인터뷰] 임승민 기자 = 국내에서 아직까지 ‘젠더 의약학’은 생소한 분야다. 여성과 남성의 질병 발생기전에 대한 차이를 의학적으로 연구하고, 이에 적합한 진단 및 약물 치료 전략을 개발하고자 하는 젠더 의약학은 이미 미국이나 캐나다에서는 그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상태다. 이에 국내를 넘어, 유방암 전이 기전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손꼽히는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문애리 교수가 젠더에 따른 암 발생 기작에 대한 연구에 나섰다.

문애리 교수는 암세포 전이 유전자와 관련 핵심분자의 역할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밝혀내면서 암세포 전이방법 차단 연구에 있어 획기적인 이정표를 세웠다고 평가받는 인물이다. 갑상선 암과 함께 여성들에게 발병률이 특히 높은 유방암의 특성, 전이 후 생존율이 크게 떨어진다는 위험요소를 안고 있다는 점에서 유방암 전이 기전에 대한 연구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더욱이 이 연구의 성과에 따라 암이 전이되는 것을 막고, 생존율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됨에 따라 학계의 관심이 집중된 바 있다. 문애리 교수는 이 같은 연구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5년 ‘한국 로레알-유네스코 여성생명과학상’을 수상했고,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으로 선정되었다. 2016년부터 덕성여대 약대 교수진으로 구성된 중점연구소 덕성혁신신약센터의 센터장을 맡으며 대한민국 바이오의약 분야의 성장에 일조하고 있다. 또한, 2017~2018년에는 제50대 대한약학회 회장이자 세계약학연맹(FIP) 공동대회장으로서 ‘2017 FIP 서울총회’의 성공적 개최를 이끌어내, 대한민국 제약의 수준을 한층 업그레이드하는 데에 기여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문 교수는 “여성과 남성의 생물학적, 해부생리학적 차이에 의해 암 발생 빈도 및 사망률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최근 젠더와 암 발생 및 진행의 상관관계 연구에 대한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이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부족한 상황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한국연구재단에서는 바이오의료기술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젠더 특이적 암 진단과 치료전략 개선을 위한 암 바이오마커 개발’ 연구를 지원하고 있으며, 연구 책임자로 선임된 문애리 교수를 중심으로 덕성여대, 서울대, 아주대, 계명대, 성신여대, 가톨릭대 교수들로 구성된 연구팀이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미래 바이오산업 이끌 핵심기술 연구, 도전을 멈추지 않겠습니다”
문 교수는 “여성 건강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는 자연스레 남녀 성차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집니다. 특히, 젠더 간 다르게 나타나는 암 발병에 대한 관심은, 이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를 통해 보다 나은 치료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으리란 기대로 전환되어 연구에 대한 강한 동기를 부여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젠더 특이적 세포 및 동물시험 연구 기반을 구축하여 암 바이오마커를 발굴하고, 이의 작용 기전을 분석하고자 하며, 궁극적으로는 젠더 특이적 암 바이오마커의 유효성 평가 및 임상 적용 가능성을 제시함으로써 암 진단 및 항암 전략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한편, 서울대 약대를 졸업하고 미국 아이오와주립대에서 생화학 박사학위를 취득, 이후 생명공학연구소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문애리 교수는 지난 1995년부터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교수로 재직하며 연구와 후학 양성에 매진하고 있다. 또한, 2001년 여성생명과학기술포럼 창립에 기여한 뒤, 2011년 회장직을 역임했으며,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에서는 부회장을 맡아 우수한 여성 과학자 발굴을 통한 생명과학기술 발전과 보급에 이바지했다. 문 교수는 “여성과학자로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길에 대한 확신을 갖고, 꿈을 포기하지 않는 것입니다. 결혼과 임신, 출산과 육아의 부담을 안고서도 수많은 여성과학자들이 끊임없이 꿈에 도전하고 있으며, 이러한 여성의 섬세함과 따뜻함, 치밀함이 생명과학 분야의 발전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라고 밝혔다. 이에 덧붙여, 여성과학자들이 지속적으로 연구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그 장점이 발휘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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