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에서 오는 특별함, 포항의 새로운 브런치 문화를 만들어가다
다름에서 오는 특별함, 포항의 새로운 브런치 문화를 만들어가다
  • 임승민 기자
  • 승인 2019.02.15 13: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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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스탠다드 정승환 대표
논스탠다드 정승환 대표

[월간인터뷰] 임승민 기자 =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포항’이라는 도시에 대한 인상은 물회와 수산시장, 호미곶, 철강산업으로 알려진 지방도시 수준에 머물러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변화에 민감하거나, 트렌드를 좇는 것과는 동떨어진, ‘보수적인 도시’라는 것이 지금까지의 포항이 갖고 있던 이미지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포항에 거센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번호 <월간 인터뷰>에서는 ‘다름’ 속에 담아낸 특별함으로 포항의 변화를 이끌고 있는 브런치카페 ‘논스탠다드’를 찾아가봤다.

유니크한 문화충전소, 포항의 변화를 이끄는 핫한 브런치카페 ‘논스탠다드’
세상 모든 것들에는 일정한 ‘표준’이란 게 존재한다. 이 ‘표준’은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성이나 자신의 현재 위치를 알려주는 지표이자, 안정적인 선택을 위한 기준이 되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새로운 변화나 도전 없이, 그저 한 곳에 머물러 있는 ‘정체됨’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정승환 대표가 포항시 북구 양덕동에 새로운 컨셉의 브런치카페를 오픈하며, 그 이름을 ‘논스탠다드(Non Standard)’라고 정한 것은 바로 이러한 표준에서 벗어나, 사람들 하나하나의 삶 속에 담긴 특별함을 캐치하고, 이를 공유하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서 비롯됐다. 정 대표는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고 있어요. 그런데 이를 무시하고 ‘스탠다드’라는 기준을 좇아간다는 게 굉장히 아이러니하게 느껴졌죠. ‘논스탠다드’는 저와 직원들이 함께하고 있는 특별함과 새로움을 더욱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다는 뜻에서 만들어진 공간이에요”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생각이 반영된 브런치카페 ‘논스탠다드’는 그 첫 인상부터 이색적이다. 둥근 곡선의 통유리로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1층 카운터를 지나 2층으로 올라가면, 매장 한 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는 벽돌색의 철제 컨테이너를 마주하게 된다. 무심한 듯 감각적인 인더스트리얼 디자인의 내부 인테리어, 세련된 느낌의 의자와 테이블, 구석구석 마다 조금씩 다르면서도 묘한 통일감을 선사하는 조명과 소품들은 누구나가 감탄을 자아내게 만드는 논스탠다드만의 매력이다. 더욱이 공간을 구성하는 공정에 있어서 인근 지역에서는 쉽게 찾아 볼 수 없는 ‘캔틸레버(Cantilever, 한쪽 끝이 고정되고 다른 끝은 받쳐지지 않은 상태로 되어 있는 보)’ 방식을 적용해 경쾌하면서도 외부로 탁 트인 듯한 신선함을 느낄 수 있다. 가구 또한 북유럽 대표 가구 브랜드인 ‘프리츠 한센(Fritz hansen)’의 고가 제품을 비치해, 다른 곳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경험도 이곳에서는 즐길 수 있다.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는 브랜드, 감동을 전하는 공간을 위해 정성을 다하겠습니다”
색다른 체험을 제공하는 공간을 구성하는 데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맛있는 음식’을 제공한다는 브런치카페로서의 본질도 결코 잊지 않았다. 논스탠다드의 베스트 메뉴인 ‘코펜하겐 라떼’는 북유럽의 자연환경과, 그 속에서 자연스럽게 태동한 북유럽 문화, 그 느낌을 전하고 싶다고 생각한 정 대표가 직접 만든 메뉴다. 헤이즐럿 향이 나는 커피 위에 수제로 만든 생크림을 올려서 추운 겨울, 몸을 따뜻하게 녹여주는 음료가 코펜하겐 라떼의 컨셉이다. 요즘 각광받는 힙한 호텔체인 ‘에이스호텔’에서 먹을 만한 브런치를 떠올리며 만든 ‘브루클린샌드위치’도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 중 하나다. 이에 더해 기존 브런치 메뉴 외에도 스테이크, 파스타, BBQ, 수제맥주 등이 차례로 추가되어 지금은 ‘다이닝 레스토랑’이라는 명칭이 더 어울릴 정도다. 
정승환 대표는 “저희는 거의 모든 기본 재료들을 직접 만들어서 사용하고 있어요. 커피도 직접 로스팅하고, 딸기청이나 자몽청, 레몬청도 직접 만들고 있죠. 이러한 재료들이 만들어내는 공통성 속에서 우리만의 색깔을 가질 수 있는 새로운 메뉴를 만들어내는 것이 저희가 가진 목표입니다. 논스탠다드만의 특징을 녹여내는 동시에 고객에게도 그 맛이 주는 감동을 전할 수 있는 메뉴. 음식을 만드는 스킬과 좋은 재료를 선택하는 안목, 감각적인 플레이팅까지, 저희가 가진 최선의 요소들을 정성을 다해 담아낸다면 그러한 목표에 한층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최근 정 대표는 해마다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호미곶 지역에 새롭게 호텔 사업을 추진하고자 ‘이스트웨이브(EASTWAVE)’라는 이름의 법인을 설립했다. 건축사와 변호사, 유통업, 프로그래머, 부동산업, 세무회계 등 각계각층에서 종사하고 있던 지인 10여 명이 뜻을 모아 설립한 이 법인은 ‘동쪽에서 불어오는 새로운 물결’을 만들어보겠다는 그들의 의지를 담고 있다. 정 대표는 “요즘처럼 경기가 안 좋은 때일수록 당장의 수익보다는 저마다의 개성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많은 신생 브랜드들이 성공이 주는 달콤함에 취해 점차 획일화되어가고, 이내 흔한 브랜드로 변질되어 쉽게 무너지는 것을 보며 그러한 생각에 더욱 확신을 가질 수 있었죠. 저희는 ‘이스트웨이브’라는 이름에 걸맞도록 지역에 새로운 물결을 일으키고 싶어요. 좋은 기획, 좋은 공간을 통해 새롭고 의미 있는 경험을 만들어가는 브랜드가 되는 것이 저희들의 목표입니다”라고 밝혔다.
지금은 그저 하나의 매장을 운영하는 개인사업자, 한 명의 소상공인에 불과하지만, 향후 논스탠다드와 이스트웨이브를 통해 새로운 문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싶다는 정승환 대표. 포항의 새로운 모습을 만들어가려는 그의 열정이 어떤 결실을 맺게 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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