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를 하는 상인이 아닌, 음식을 만드는 장인이 되겠습니다”
“장사를 하는 상인이 아닌, 음식을 만드는 장인이 되겠습니다”
  • 임세정 기자
  • 승인 2019.02.15 1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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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면옥 김재훈 대표

[월간인터뷰] 임세정 기자 = 손길 가득, 정성 가득한 맛, 그 따스함이 주는 감동
맛에 대한 기준은 저마다 다르다. 누군가는 맵거나 자극적인 음식을 좋아할 것이고, 또 어떤 사람들은 담백하고 깔끔한 맛에 이끌릴 것이다. 하지만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두가 공감할 수밖에 없는 사실은 ‘정성이 깃든 음식’에는 그 어떤 조미료나 고급 식재료로도 낼 수 없는 최고의 맛이 담겨있다는 점이다. 
경북 포항시 남구 이동에 위치한 손반죽 전문점 ‘이동면옥’은 지역에서도 손꼽히는 맛집으로 유명하다. 25년 넘는 요리경력을 보유한 김재훈 대표가 직접 반죽하고 만든 냉면과 막국수의 맛도 일품이거니와, 질 좋은 고기만을 직접 공수해 만든 대왕갈비탕, 대왕갈비찜도 그 압도적인 비주얼과 맛으로 연일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이에 대해 김재훈 대표는 “저희 메뉴를 맛보신 분이나, 소문을 듣고 찾아온 분들이 종종 비법이 뭐냐고 물어보시곤 합니다. 하지만, 정말 특별한 비법 같은 건 없습니다. 그저 좋은 재료를 사용하고, 묵은 재료는 과감히 버리며, 모든 일에 정성을 다하는 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입니다”라고 말했다. 

직접 손으로 반죽한 뒤 뽑아낸 면 요리가 특징인 이동면옥은 육수를 낼 때에도 12시간 이상 직접 우려낸 것을 사용한다. 품질 좋은 사골과 갈비에서 우러나온 구수한 사골육수에 보리, 옥수수, 현미 등 10여 가지의 잡곡과 야채를 넣어 다시 한 번 정성껏 우려내는 것, 바로 그 ‘정성’이 이동면옥의 냉면과 막국수의 맛을 최고라 손꼽게 만들어주는 수제 육수의 비밀이다. 뿐만 아니라, 김치, 깍두기 등은 물론이고, 아삭한 맛을 위해 매일 아침 겉절이를 직접 담그는 등 고객들의 상에 올라가는 반찬 하나하나 그의 손이 닿지 않은 것이 없다. 면을 반죽하느라 몸에 무리가 거듭 가해진 탓에 어깨가 탈골된 적도 몇 번이나 있다고 한다.
이처럼 누구나 꺼려할만한 고되고 힘든 작업임에도 그가 ‘수제’를 고집하는 것은 그것이 ‘맛을 위한 기본’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인스턴트 면과 손반죽 면의 차이는 생각보다 상당히 큽니다. 먹었을 때 식감의 쫄깃함과 씹는 맛에서 인스턴트로는 대체 불가능한 부분이 있다는 걸 저 스스로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손반죽을 포기할 수가 없습니다”라며, “옛말에 ‘주방장이 힘들면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고, 주방장이 편하면 맛없는 음식 밖에 먹지 못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제가 조금이라도 노력하고 고생하는 만큼,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더 맛있는 음식을 대접할 수 있습니다. 그 각오와 정성이 대형 프렌차이즈 사이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저희들의 경쟁력이라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정직한 재료, 믿을 수 있는 음식만을 선보일 터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바로 요식업계로 뛰어든 김재훈 대표는 이후 오랜 기간 서울에서 주방장 생활을 이어왔다고 한다. 그러던 중 자신만의 요리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고향인 포항으로 내려온 그는 8년 전인 2011년 지금의 자리에 ‘면사무이소’라는 이름의 가게를 개업했다. 가장 잘하고 자신 있는 것이 면요리였기 때문이다. 냉면과 짬뽕, 막국수, 칼국수 등 다양한 면요리를 판매하던 그는 보다 메뉴를 전문적으로 다루고자 면 메뉴를 냉면과 막국수로 대폭 축소하고, 고기메뉴로 갈비탕을 추가하며 4년 전 ‘이동면옥’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그 후로 지금까지 이동면옥은 지역민들과 함께하는 친근한 맛집으로서 성장을 거듭해왔다. 바쁜 와중에도 고객 한명 한명에게 서비스의 기본을 다하려는 자세는 꾸준히 이동면옥을 찾아주는 수많은 단골고객들과의 두터운 인연을 쌓을 수 있었던 토대가 되었다. 김 대표는 “저희 가게를 자주 찾아주시는 단골 분들은 너무 맛있었다는 칭찬은 물론, 이렇게 해서 뭐가 남느냐, 가짓수를 좀 더 줄이라는 애정 어린 잔소리도 아끼지 않아주십니다. 다소 실수가 발생할 때에도 이를 꼬집어 말씀해주신다는 건, 그만큼 발전하고 나아지길 바란다는 애정이라 생각합니다”라며, “요즘처럼 어려운 경기 속, 저희 같은 소상공인들 뿐 아니라 지역사회의 시민들 모두가 춥고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지금까지처럼 앞으로도 정직한 재료, 정직한 음식을 고집하며 손님들께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건강한 요리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현재 참여하고 있는 지역 봉사활동을 꾸준히 확대해나가며, 훗날 포항에서 제일 유명한 자선사업가가 되고 싶다는 바람도 밝혔다. ‘정직’과 ‘믿음’이라는 굽히지 않는 고집으로, 장사를 하는 상인이 아닌 음식을 만드는 장인이 되겠다는 그의 포부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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