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의 주기를 이해하고 가장 트렌디한 인테리어의 동선을 짜는 창작자들
유행의 주기를 이해하고 가장 트렌디한 인테리어의 동선을 짜는 창작자들
  • 오상헌 기자
  • 승인 2019.01.14 1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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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에게 불리한 기존 관행 깨고 인간의 창의성과 따뜻한 마음으로 다가서다”
인테리어디자인 전문 회사 ‘977프로젝트’ 김동현 대표

[월간인터뷰] 오상헌 기자 = 대부분의 대중예술 분야에는 창작자의 퍼포먼스를 물심양면으로 돕는 수많은 어시스턴트들의 노고가 숨어 있다. 뛰어난 창작자로 향하는 예비 단계이기도 한 이들은 잘 단련되어 새로운 분야의 창작자로 다시 태어나기도 한다. 이번에 소개할 ‘977프로젝트’는 20대 초반에 한국에서 인터넷 앨범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하고, 인기 절정의 가수들을 위한 앨범 작업 및 콘서트를 기획하다 인테리어의 매력을 알고 실내건축 디자이너로 전향한 김동현 대표의 인테리어 창작 집단이다. 업계의 대표적 악습인 다운 계약서 관행을 깨고 사람을 향하는 인테리어디자인 세계를 만들어 나가는 젊은 디자이너, 프리랜서의 자유로운 발상과 법인의 신뢰경영을 동시에 추구하는 김 대표가 직접 전하는 17년 경력 동안 겪은 가장 인상적인 일들과, 여성&뷰티 상업공간에 특화되어 개성을 발휘하는 ‘977프로젝트’의 젊고 건강한 성장 과정을 살펴보자.

인천 피움필라테스

트렌드를 추종하지 않으면서도 인간적이고 세련된 인테리어 디자인을 창조하는 비결 
사람의 체온인 36.5도를 화씨온도로 변환한 97.7도에서 착안한 따뜻하고 인간미가 넘치는 인테리어디자인 전문 회사, ‘977프로젝트’는 지금까지 SK 타워 임직원 라운지, 카페베네, 빕스, 불고기브라더스를 비롯해 헤어와 네일케어, 필라테스, 발레 스튜디오처럼 여성들이 즐겨 찾는 매장을 디자인하며 성장해 고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977프로젝트’는 원래 2000년 대 초 20대 초반의 나이로 SK네이트닷컴에서 인터넷음원으로만 된 앨범을 처음 도입한 아티스트였던 김동현 대표의 1인 기업이었으며, 여성 뷰티숍과 빈티지 매장을 주력으로 설립 3년 만에 연 매출 15억 원을 달성한다. 이후 김 대표는 계약 후 고객에게 추가금을 요구하는 업계의 대표적 악습인 ‘다운 계약서’의 관행을 거부하고 아파트 리모델링과 요식업소, 미용 분야로 범위를 확장해 나갔다. 이후 디자인과 현장 분야로 나뉘고 김 대표가 송은경 디자이너, 전재희 실장 등 6명의 팀원들과 손을 잡아 시작된 ‘977프로젝트’는 20대와 30대로 구성된 아이디어 뱅크로 거듭났다. 2018년 한경비즈니스 주최 및 한국마케팅포럼이 주관하는 ‘대한민국 브랜드 만족도 1위’에서 건축 인테리어 부문 1위에 선정되고, 2018 ‘국회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장상’을 수상하며 놀라운 성장세를 입증한 ‘977프로젝트’의 인테리어 공간들은 젊고 감각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구성되어 SNS 유저들에게 자주 소개된다. 열린 CEO인 김 대표는 공중파 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의 주인공처럼, 자신 역시 디자인 단계에서 팀원들과 자주 회의하고 24일 12개월 365일 항상 일 생각만 하는 기질이 있다고 한다. 평소 고객들의 의뢰를 충족시키고자 인스타 공간에서 소통하면서 새로운 유행을 감지하거나 출사, 해외여행으로 얻은 아이디어를 창작 활동과 병행하는 것도 김 대표가 유난히 세련된 감각을 선보이는 비결이다.

파주 운정신도시 이을무용학원
파주 운정신도시 이을무용학원

관행과 대립하고 유행과 친밀한 인테리어의 동선 짜기로 1천여 건 공사 경력 쌓아
지금까지 1천여 건 동안 커미션 없이 대표전화로만 상담을 받는 김 대표의 차별화된 경영방식은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디자인과 시공에 집중하기 위해 체력이 허락하는 일정 횟수 이상은 공사를 계약하지 않는 것, 그리고 세금계산서 10% 부가세 외에는 공사 중 계약상 비용만을 청구하는 투명한 계약 진행, 그리고 가견적과 방문견적을 거쳐 선계약을 체결한 후, 도면 제작과 디자인 작업까지 외주 없이 ‘977프로젝트’ 팀원들로만 진행하는 점이다. 김 대표가 3인 프리랜서 팀에서 2017년 지금의 사업자로 전환한 이유는 실적보다 사업자 서류를 더 먼저 요구하는 관행 때문이었다. 이 과정에서 공사 중에 자재를 몰래 추가시키는 악습을 타파하였을 뿐 아니라, 빈 공간에서 고객의 동선을 가정하여 디자인하는 중소 매장 진행에 강해졌다. 처음에는 네일숍만 월 10-15건을 진행했는데, 결과물이 SNS로 공유되면서 전국 각지에서 공사를 의뢰하여 지금처럼 필라테스, 요가 등 여성 지향적인 공간을 요청하는 고객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김 대표는 17년 전만 해도 도배, 장판, 시공 후 인테리어였다가 디자인과 시공으로 영역이 구분된 요즘은 아티스트들의 역량 개발이 더 중요해졌다고 한다. 선진국에서는 각 문화에 따라 약간의 디테일이 바뀌지만 한국은 일본 인테리어의 영향을 많이 받으며 서울보다 부산의 유행 회전이 빠르다. 지역마다 특색과 니즈가 다르기에, 직원 중에는 필라테스를 직접 등록하며 현장의 분위기를 캐치하는 경우도 있다. 김 대표는 한국의 경우 전통 한옥 접목이 적은 편이며, 체리 몰드가 유행한 후에는 북유럽 풍, 킨포크, 일본의 미니멀리즘 등 단번에 확 바뀌는 경향이고, 우드 톤 유행이 돌아온 것처럼 대개 10년 회전주기를 따른다고 분석한다.

디저트 스튜디오 Sarrr LAB
디저트 스튜디오 Sarrr LAB

주거공간보다 상업공간 추구, 여성 고객 많은 뷰티·미용·생활스포츠 분야 소상공인 의뢰 인기
한때 주얼리, 디바, 김건모, 인순이 등의 앨범에 참여한 아티스트이자 무대디자이너였던 김 대표는 요식업소와 오피스형 주거공간도 모두 능숙하다. 그리고 뷰티숍을 기준으로 20평 단가를 3천5백만 원 선에서 책정하고, 소상공인이 예산을 인테리어에만 ‘올인’하면 만류할 만큼 합리적인 김 대표에게는 여성 뷰티 상업공간에 대한 확실한 노하우가 있다. 2017년에는 네일숍과 피부관리실, 2018년에는 인천, 반포, 광화문 지역의 대형 필라테스 센터의 의뢰를 많이 받은 김 대표는 고객이 콘셉트에 따라 업체를 잘 선정해 믿고 맡길수록 좋은 결과가 나온다고 전한다. 최근에는 인건비 상승으로 평당 단가라는 개념이 희미해지고, 인터넷 검색 후 고객들이 자재와 단가, 종류를 파악하는 경우가 많아졌지만 김 대표가 보는 인테리어디자인 분야는 미래에도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아티스트들의 감각이 중요한 창작 영역이라고 한다. 지난 2년간 업계에 골드 컬러가 유행했다는 김 대표는, 이제 골드 인테리어는 줄어드는 분위기이고 2019년에는 파스텔컬러, 그중 스카이블루에 가까운 파스텔컬러가 핑크, 그린, 옐로보다 인기일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리고 김 대표가 창업 이후 관심을 갖는 또 다른 분야는 봉사활동이다. 월드비전의 ‘사랑에 빠진 가게’ 캠페인 및 굿네이버스 등과 손잡고 동남아 지역 아이들의 학용품과 식료품을 후원하는 방문 봉사활동을 하는 김 대표는, 그 외에도 고양시 원흥 종합사회복지관을 정기후원하며 따뜻한 인간미를 지향하는 창립 이념을 실천하고 있다. 조만간 동남아의 저렴하고 품질 좋은 가구들을 한국에 수입 유통하는 베트남 해외지사를 설립해 현지인들의 자립을 돕고, 낡은 주택을 개조, 보수하는 사업으로 확장할 준비 중이라는 김 대표는 2019년에도 ‘같이 살자’를 모토로 하는 착하고 정직한 기업, 세련된 인테리어의 대명사로 누구에게나 인식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977프로젝트’의 성장을 기대해 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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