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물질 연구·개발에 매진, 인류의 보다 윤택한 삶을 꿈꾸다
바이오 물질 연구·개발에 매진, 인류의 보다 윤택한 삶을 꿈꾸다
  • 임승민 기자
  • 승인 2018.12.13 1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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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학교 나노과학기술대학 나노에너지공학과 오진우 교수
 부산대학교 나노과학기술대학 나노에너지공학과 오진우 교수

[월간인터뷰] 임승민 기자 = 생물 자체 또는 그들이 가진 고유의 기능을 높이거나 개량하여 인간에게 유용한 물질을 생산하는 ‘바이오산업’은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미래 산업 중 하나로 꼽힌다. 그 중에서도 생체친화적인 특성을 가진 바이오 물질에 대한 개발과 연구는 인류의 건강과 생존 자체를 크게 변화시킬 분야로 주목받는다. 이에 부산대학교 오진우 교수 연구팀은 바이오 물질 중 하나인 ‘M13 박테리오파지’에 대한 독보적인 연구역량과 다양한 응용기술 개발을 통해 인류의 미래에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폭 넓은 활용성 가진 M13박테리오파지에 주목하다
M13박테리오파지(Bacteriophage)는 박테리아를 숙주로 삼는 바이러스인 ‘박테리오파지’ 중 ‘이콜라이(E-coli)’라는 박테리아를 숙주로 증식하는 바이러스다. 적은 노동력만으로도 대량 생산이 가능하며,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을 쉽게 부여할 수 있어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차세대 물질로 각광받고 있다. 실제로 세계 각국에서는 이러한 M13박테리오파지의 특성을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시키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부산대학교 나노에너지공학과 오진우 교수 연구팀은 국내 연구진 중 단연 돋보이는 성과를 내고 있는 곳이다.
이미 2015년, 부산대 오진우 교수와 황윤회 교수 공동연구팀은 압력을 가하면 전기를 생산하는 특성을 이용해 M13박테리오파지를 수직방향으로 배열, 전기 생산 효율을 2배 높인 발전 소자를 개발한 바 있다. 이 연구성과는 생체 내에 이식하는 임플란트 장비나 각종 웨어러블 기기가 갖고 있던 전력공급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할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오진우 교수 연구팀은 지난 3월 7일에는 세포 특유의 호흡분비물을 감지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인공코(Artificial nose)’를 개발하는 데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 인공 코는 식품 원산지 판별이나 환경 호르몬 감지 등 특유의 향을 가진 다양한 방향족 화학물질을 감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인간의 코로는 감지할 수 없는 극미량의 방향족 물질을 검출할 수 있고, 그 종류까지 구분이 가능해 실생활에서 폭넓게 사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근 창호전문기업 ‘윈체’와 ‘인공코 기술’에 대한 기술이전 협약이 체결됐으며, 이에 따라 미세먼지 및 환경호르몬 등의 유해물질을 감지해 색깔로 알려주는 ‘스마트 창호 시스템’의 개발이 이뤄질 전망이다.

그밖에도 ‘M13 박테리오파지의 자기조립 원리 규명 및 기능성 구조 개발’, ‘기능성 M13박테리오파지로 이루어진 광학 나노 구조체를 이용한 센서 개발’. ‘전기적 특성을 나타내는 M13박테리오파지를 이용한 나노 발전기 개발’, ‘바이러스로 이루어진 광학 나노 구조체를 소자화 한 컬러 셀 제조’ 등 다양한 연구 성과를 창출해 온 오진우 교수는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16년 ‘한국고분자학회 신진학술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인간의 시각능력 증진하는 메타물질 개발 착수, 타 산업과의 시너지 기대돼
최근 그가 새롭게 도전하고 있는 분야는 M13박테리오파지를 활용, 기존에 없던 동적 변환이 가능한 메타물질을 개발함으로써 인간의 시각을 증진시키는 기술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부산대를 중심으로 광주과학기술원과 연세대·한양대·전북대·재료연구소 등 6개 기관의 연구진이 참여하고, 오 교수가 연구책임을 맡은 공동연구팀은 지난해 11월 5일, 미래창조과학부의 「2017년도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에 최종 선정됐으며, 이에 따라 전반기 3년, 후반기 3년 총 6년 동안 연간 15억 원 내외, 총 90억 원의 연구비를 지원받게 된다. 
오진우 교수는 “M13박테리오파지를 이용한 메타물질(Metamaterial,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특성을 가진 물질)은 빛의 이동 경로나 세기를 기존에 없던 형태로 조절 가능할 것으로 생각되며, 이러한 특성을 이용하게 된다면 손상된 인간의 시각능력을 획기적으로 증진시킬 수 있는 신소재로 응용할 수 있으리라 기대됩니다”라며, “이에 저희 연구팀은 M13박테리오파지를 바탕으로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동적 변환이 가능한 메타물질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이를 이용해 인간 시각 증진 기술 개발에 도전할 계획입니다”라고 밝혔다. 이 물질이 개발된다면 지금까지 뚜렷한 치료법이 존재하지 않던 후천적 시력저하나 시각적 장애를 앓고 있는 이들에게 시각 능력을 일부 복구·증진시킬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며, 유해물질이나 미세먼지, 자외선, 적외선 등 기존에 인간의 눈으로는 볼 수 없던 물질들을 볼 수 있는 가능성도 열리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뿐만 아니라 AI 기반의 새로운 재료 개발 방법론을 제시하는 동시에, 미래 유망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과의 높은 연계성을 바탕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연구로의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받고 있다.
오 교수는 미래 대한민국의 성장을 이끌어 갈 후학 양성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저희 연구팀은 연구개발은 물론 학생들이 높은 목표의식을 가지고 최고의 연구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으며, 학생들이 자신 앞에 주어진 문제나 난관들을 스스로 극복하고 더욱 발전해나가는 ‘성장형 인재’가 될 수 있도록 돕고자 합니다”라고 밝혔다. 이에 덧붙여 오 교수는 “학자는 남이 가지 않는 길을 가야합니다. 특히, 연구에 있어서 앞사람의 발자국만을 따라가다 보면 끝내 그 사람의 뒤에 머물 수밖에 없습니다. 비록 지금은 큰 관심을 받지 못하는 분야라 하더라도, 본인 스스로 자신이 하는 일에 가치를 두고 연구와 개발에 매진한다면 언젠가는 그 가치가 인정받게 될 날이 온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합니다”라고 당부의 말을 남겼다.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는 과학기술은 이미 우리의 삶과 미래 구석구석을 변화시키며 그 막대한 영향력을 증명하고 있다. 기존의 전통 학문의 틀에 얽매이기보단, 항상 새로운 도전을 통해 창조적인 미래형 기술을 선도해나가려는 이들의 노력이 미래 대한민국의 위상을 ‘과학강국’의 반열로 이끌 밑거름이 되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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