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이 잉태하는 창조의 가치, 우리의 미래를 설계하다
도전이 잉태하는 창조의 가치, 우리의 미래를 설계하다
  • 임승민 기자
  • 승인 2018.12.13 1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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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양해윤
건축가 양해윤
건축가 양해윤

[월간인터뷰] 임승민 기자 = 도자로 빚어낸 전통의 건축미학
건축은 사람의 삶을 변화시키고, 도시를 움직이며, 국가를 발전시킨다. 우리가 머물고 있는 공간에 이미 너무 익숙해져버린 탓에 잘 보이진 않을지라도, 건축은 분명 우리의 사고와 의식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양해윤 건축사는 한양대학교 건축학부를 졸업한 뒤 중동의 건설현장에서 설계부장으로 일하며 젊은시간을 보내왔다. 대한민국 산업발전 역사의 한 축이었던 현장에 자신의 젊음과 열정을 쏟아온 인물이다. 이후 예전건축 건축사사무소를 개설한  그는 독자적인 작품 활동을 통해 국내 건축 발전에도 기여하며 나름의 입지를 구축해왔다. 그러던 중 국가를 위해 무언가 보람 있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그가 매료된 것은 바로 한국 건축의 뿌리라 할 수 있는 고건축물이었다. 당시 한국건축가협회 역사분과위원회에서 활동하던 그는 전국 각지의 고건축물 답사하고 연구하며, 우리 전통 건축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됐다고 한다. 양 건축가는 “한국 전통 건축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은 전 세계 어느 국가의 건축물과 비교하더라도 단연 빼어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후손들은 해외의 유명 건축물만을 기억하고 동경할 뿐, 우리 건축물에 대한 관심은 점차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귀중한 우리 건축물의 존재가치를 어떻게 후손들에게 전해야 할지 고민하던 그는 현존하는 물질 중 ‘영원성’을 대신할 수 있는 재료로서 ‘도자’를 선택하게 되었다. 쉽게 썩거나 변질되지 않고, 섭씨 1,300도의 높은 온도에서도 녹지 않고 견디는 ‘도자’가 몇 백 년 뒤의 후대에도 우리 건축의 아름다움을 알려줄 수 있으리란 생각이었다.

이에 그는 여러 문헌을 통한 자료 조사와 대학 도예과 교수에게 자문을 구하기 도 했다. 하지만 하나같이 입을 모아 ‘불가능하다’라는 이야기뿐이었다고 한다. 결국 자신의 손으로 직접 도전해보자고 결심한 양해윤 건축사는 도자기술을 가진 직원을 채용하여 함께 방안을 연구하고 이를 구현하고자 노력했다. 그리고 수년 만에 의미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낸 그는 이후 수차례의 수정과 보완을 거친 끝에 세계 유네스코 문화유산 중 하나인 수원화성을 도자미니어쳐로 완성시키기에 이르렀다. 이렇게 탄생한 작품은 경기도 우수관광기념품 공모전을 통해 세상에 공개됐고,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양 건축사는 “수원화성은 완성되기까지의 스토리, 건축 설계상의 완벽함, 미적인 아름다움까지 손에 꼽을 만큼 훌륭한 건축물입니다. 하지만, 이처럼 세계에서도 인정받은 가치를 정작 우리 국민들은 잘 알지 못하는 듯 합니다. 선조가 남긴 위대한 자산인 수원화성의 가치를 수원시민들과 국민 모두가 배우고, 알려나간다면 미래에는 세계인들이 찾는 명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라고 밝혔다. 

한국 전통건축의 아름다움, 세계에 알리기 위한 노력 필요해
만학의 나이에 문화산업경영 경영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기도 한 양해윤 건축사는 침체된 국내경제에 다시금 활력을 불어넣어줄 수 있는 매개체로 ‘테마파크’를 꼽았다. 그 가운데서도 기존의 일반적인 테마파크가 아닌, 교육적으로도 유익한 ‘특별한 테마파크’를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테마파크의 경우 놀이시설의 역할에만 편중된 경향이 강합니다. 만약 우리가 관점을 전환해 전 세계 최초로 특색 있고 교육적인 테마파크를 건설한다면, 그 희소성과 혁신성, 가치면에서 높은 경제적 이득을 얻을 수 있는 블루오션이 되리라 확신합니다”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실제로 그는 몇 년 전 충남 금산에 ‘바이블 테마파크’를 건설하려 했으나 두 번째 세계적 경제위기와 맞물려 기회를 놓친 경험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포기하지 않고 100여 개 이상의 테마파크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사고와 관점의 전환이 한국관광산업의 호황을 불러올 수 있으리란 게 그의 생각이다. 양 건축사는 “전 세계 어디에도 우리나라처럼 아름다운 궁궐과 성벽, 고건축이 원형에 가깝게 남아있는 나라는 드뭄니다. 이러한 건축물이 가진 훌륭한 가치를 재조명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더해 개발하는 것은 앞으로의 국가브랜드 도약과 관광산업 활성화의 핵심이 될 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세계인들에게 우리 전통 건축의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서는 우리가 먼저 한국 전통건축을 받아들여야 합니다”라며, 그것이 세계 속에 한국을 알리는 가장 좋은 길이라 역설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국가의 발전을 위한 고민에 여념이 없는 양해윤 건축사의 열정이 앞으로도 오랫동안 이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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