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 년의 역사가 남긴 찬란한 유산, ‘풍수’의 바른 길을 밝히다
수천 년의 역사가 남긴 찬란한 유산, ‘풍수’의 바른 길을 밝히다
  • 정시준 기자
  • 승인 2018.11.14 1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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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풍수선양재단 성제 곽정진 이사장
한국풍수선양재단 성제 곽정진 이사장
한국풍수선양재단 성제 곽정진 이사장

[월간인터뷰] 정시준 기자 = ‘풍수(風水)’는 인간이 땅과 함께 살아가기 시작한 이래로 수천 년의 시간을 거치며 대대로 체험되고, 터득되어온 지식이며 과학이다. 수많은 역사서에 기록된 대로, 옛 왕조의 궁궐터를 정하는 것부터 도시계획이나 가옥의 배치, 조상의 장지(葬地)를 정하는 데에 풍수는 무엇보다 우선되었으며, 현대에 이르러서도 그 중요성은 조금도 퇴색되지 않고 있다.

풍수지리는 조상에게 효도하는 상생의 효(孝) 사상이며, 자손들의 번창을 바라는 뿌리 사상입니다.
풍수지리는 조상에게 효도하는 상생의 효(孝) 사상이며, 자손들의 번창을 바라는 뿌리 사상입니다.

자생풍수의 가치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해
한국 풍수학의 우수성과 과학성을 널리 알리고자 앞장서고 있는 한국풍수선양재단의 성제 곽정진 이사장은 “흔히 풍수를 미신의 일종으로 치부하거나 폄하하는 이들이 있지만, 이는 잘못된 방향으로 전파된 풍수의 일면만을 본 것입니다. 정통풍수의 핵심은 기가 융결된 곳에 조상의 묘를 쓰고, 살아가기 위한 집을 짓고, 마을이나 도시들을 만들어 평안한 삶을 살게 하는 것, 즉, 살아있는 사람의 삶에 이로운 영향을 주고자 하는 것입니다”라고 역설했다. 조상과 우리를 잇는 효(孝)의 사상에 근거해 고인의 묘를 찾아 은덕을 기리고, 명당의 좋은 기를 몸에 받아들이는 것이 풍수가 우리에게 주고자 하는 진정한 가치라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한국 고유의 풍수지리학을 일컬어 ‘자생풍수(自生風水)’라 말했다.
자생풍수는 천년이 넘는 한국풍수의 역사 속에서도 자장율사와 의상대사, 원효대사의 풍수지리 사상 속에 가장 큰 빛을 발했다. 자장율사는 자생풍수의 원리에 따라 5대 적멸보궁의 터를 잡았으며, 의상대사는 화엄 10찰을, 원효대사는 여수 향일암 터를 잡았다. 흔히 한국 풍수지리학의 시조라 불리는 도선국사는 부족한 땅의 기운을 찾아 보완하는 비보(裨補)풍수의 대가였으나, 이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할 수 없어 현재는 없어진 터가 상당히 많다. 하지만 주위의 환경을 변형시키지 않고 있는 그대로 적용하는 것을 중시한 자생풍수의 경우 지금까지도 당시의 터가 명당으로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는 것이 곽 이사장의 설명이다.
풍수학의 대가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의 곽정진 이사장의 삶도 바로 이러한 풍수의 영향을 받았다 할 수 있다. 충과 효를 상징하는 ‘12정려각’으로 잘 알려진 현풍 곽씨 문중의 일원인 그는 현풍 곽씨 종택이 자리한 솔례마을이 ‘와마형(臥馬形)’ 명당으로, 이 지역에서 충과 효, 열녀가 끊이질 않는 기원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우리나라 정통풍수의 명맥을 잇고, 자생풍수의 현대적 기틀을 정립했다고 평가받는 우봉 손창옥 선생에게 무려 18년간이나 풍수학을 사사받은 곽정진 이사장은 40년 넘는 시간동안 정치·경제계의 유명 인사들의 요청으로 사옥, 장지 등의 자문을 제공해왔으며, 전 육군참모총장 사택의 수맥문제 해결 등 군 관련 산업에도 일익을 담당해왔다. 또한 바쁜 와중에도 『옥수진경』, 『회중풍수요집』, 『신풍수론』, 『수맥과 풍수인테리어』 등 4권의 저서를 출간해 한국 풍수학의 발전과 대중화에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종국 전 동반성장위원회 사무총장, 박기주 케이디파워 의장, 곽정진 이사장(왼쪽부터)
김종국 전 동반성장위원회 사무총장, 박기주 케이디파워 의장, 곽정진 이사장(왼쪽부터)

한국적인 미를 담은 풍수, 세계를 향한 도약의 발판이 될 것
곽정진 이사장이 추구하는 풍수학의 현대적 적용이 잘 나타난 사례 중 하나는 지난 2013년, 우리나라 최초로 조성된 문화복합산업단지인 춘천 ‘카이로스’이다. 전력IT 기업인 ㈜케이디파워가 추진한 약 22만평 규모의 이 대형 프로젝트에서 곽 이사장은 부지선정 단계부터 설계 및 배치 부분까지 상세한 자문을 제공했으며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준공식 때 감사패를 수여받기도 했다. 해발고도 320m 산악지형에 조성된 카이로스는 IT·주거·예술·문화가 한 공간에 공존하는 신개념 복합단지로서, 건축물 배치와 담장 설계 등에 있어 환경 친화적이면서도 한국적인 미를 잘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곽 이사장은 “카이로스에 적용된 풍수학 원리는 같은 동양문화권인 대만이나 홍콩 등이 양택풍수의 관점에서 실내인테리어를 꾸미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미적으로 아름다울 뿐 아니라 환경 친화적이라는 면에서도 분명한 재평가가 필요합니다”라고 강조했다. 한국 곳곳을 수놓은 삭막한 아파트의 풍경이 가족의 해체라는 사회문제를 낳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게 그의 의견이다. 이 같은 생각에 기반 한 곽정진 이사장의 행보는 국내를 넘어 중국 심양과 베트남의 골프장 조성에 자문을 제공하는 것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곽 이사장은 “한국은 문화, 의료, 관광 부문에서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습니다. 이를 발현시켜 세계의 중심으로 세워가는 데 조력할 수 있는 바탕이자 조언자가 바로 ‘풍수’가 되리라 확신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미 수년 전부터 확산되고 있는 서양인들의 동양철학에 대한 관심은 ‘풍수지리학’이 추구하는 ‘인간 삶의 질의 극대화’라는 가치가 점점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이 풍수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의학·지리학·환경지리학·상업지리학 등 다양한 분야에의 응용을 도모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풍수학이 그 종주국으로서의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에 더해 남북 화해의 분위기가 조성되고, 멀지 않은 미래 통일의 가능성을 점쳐볼 수도 있는 지금, 한국적인 미를 극대화할 수 있는 풍수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연구와 재평가, 편견 없는 시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는 것은 오롯이 현 세대의 힘만으론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수천 년의 시간을 거치며 축적되어 온 선조들의 지혜와 경험, 그 빛나는 유산을 계승하고 발전시킨다면 불가능은 현실로 바뀔 수 있다. 한국풍수선양재단과 곽정진 이사장의 열정과 노력이 이러한 변화의 물꼬를 틔워줄 계기를 만들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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