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프린터가 불러온 혁명, 환자 맞춤형 의료서비스의 미래를 열다
3D프린터가 불러온 혁명, 환자 맞춤형 의료서비스의 미래를 열다
  • 임승민 기자
  • 승인 2018.10.15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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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건테크 신기수 대표
㈜대건테크 신기수 대표
㈜대건테크 신기수 대표

[월간인터뷰] 임승민 기자 = 4차 산업혁명은 우리 생각보다 많은 영역에서 빠르게 적용되고 있다. VR기술과 드론은 물론 자율주행, 블록체인, 인공지능 등의 기술이 이미 상용화되었거나, 제품화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 중 하나로 꼽히는 ‘3D프린팅’ 기술 또한 이와 마찬가지다. 3D 프린팅은 누구나 손쉽게 필요로 하는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제조 환경의 혁신을 불러와 의식주에 걸친 우리 삶의 전반적인 모습을 크게 바꿔놓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3D프린터 기술의 국산화 성공,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3D 프린팅’ 분야에서 한국의 시장 점유율은 1.8%, 11위에 그쳐있다. 선진국에 비해 약 2년 정도 뒤처진 것으로 평가되는 3D 프린팅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2018년 3D 프린팅 산업 진흥 시행계획’을 발표, 12개 과제를 통한 전폭적인 지원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대부분의 하드웨어와 소재, 솔루션이 수입인 상황에서 발전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3D프린터 국산화에 성공하며 세계 시장에 ‘메이드 인 코리아’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는 기업이 있어 화제다. 경남 창원에 위치한 산업용 기계장비 생산 전문기업 ‘㈜대건테크’가 그 주인공이다.
대건테크는 1998년 창업한 산업용 케이블 및 하드웨어 장비 제조분야의 혁신형 중소기업이다. 이들은 반도체 제조 관련 장비, 의료분석, 칩 마운트, 공작기계와 같이 높은 신뢰성이 요구되는 장비의 전장부 및 케이블 하네스의 설계, 생산, 장비조립, 시혐평가 등의 사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방위산업 제품의 각종 시험기기, 생산용 점검장비, 방산 케이블 하네스의 설계, 제작 사업을 진행해왔다. 이미 두산인프라코어->두산공작기계, 삼성->한화테크원, 한국항공우주산업 등 국내 주요기업에 제품을 납품하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던 대건테크는 2013년, 차세대 유망산업으로 손꼽히던 3D프린터 산업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대건테크의 신기수 대표는 “저희는 그간 우수한 기술력과 품질을 바탕으로 국내 주요기업에 공급되던 수입 제품의 국산화를 일궈냄으로써 고객기업의 국제 경쟁력 확보에 이바지해왔습니다. 하지만 기업의 지속성장을 위해선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당시만 해도 수입제품 일색이던 3D프린터 시장에 과감히 도전하기에 이르렀습니다”라고 밝혔다.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의 지원 아래 3D프린터 시제품 제작 및 양산체제 구축에 힘쓴 이들은 2014년, 자체 브랜드 마이디(MyD)를 내놓았다. 이 제품은 고체 필라멘트 형태의 열가소성 물질을 노즐에서 녹여 얇은 막을 형성하게 해 적층하는 FDM 방식을 채택해 다른 방식의 3D프린터보다 작동 편의성과 가격경쟁력은 물론 환경, 정밀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탄생한 순수 국내기술 3D프린터라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이후에도 연구개발에 주력한 대건테크는 메탈 3D프린터를 활용해 자동차 산업에 사용되는 산업용 부품을 디자인 설계해 경량화 했으며, 의료용보조기구 및 인체에 삽입되는 스텐트 등의 분야에 3D프린팅을 접목, 환자 맞춤형 제작 기술을 구현해냈다.

세계 최초 마그네슘 3D프린터 선보여
이러한 노력의 결과물로서 탄생한 것이 신촌 세브란스 병원과 손잡고 개발한 의료용 3D프린터다. 먼저 마그네슘 소재로 출력이 가능한 3D프린터는 대건테크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것으로, 인체 내에 삽입되었을 때 시간 경과에 따라 분해, 배출될 수 있는 생분해성 소재인 마그네슘에 특성에 따라 의료부문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의료용 소재(PEEK)를 출력할 수 있는 제품은 국내에서는 최초, 세계에서는 두 번째로 개발된 제품이다. 3D 프린터로 만든 티타늄 소재의 고관절은 견고하고 환자의 몸에 정확하게 들어맞아 환자의 수술위험과 수술시간을 줄여주며, 세계적인 고령화 추세에 따른 인공관절 수요확대에도 부응할 수 있는 제품이라는 평이다. 신 대표는 “PEEK는 내열성, 내화학성, 내마모성, 기계 가공성 등에서 현존하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가운데 최고의 성능을 자랑합니다. 특히, 의료 분야에서는 기존 소재보다 가볍고, 가수분해에 탁월한 내성을 가지고 있어, 두개골 임플란트, 인공 엉덩이와 같은 손상된 신체복원에 사용되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들 제품은 오는 10월 16일 창원컨벤션센터(CECO)에서 열리는 ‘TCT코리아 2018’에 출품될 예정이며, 대건테크는 국내 시장을 발판으로 향후 미국, 일본 등의 해외 수출도 더욱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대건테크가 3D프린터의 산업 기반이 미약했던 국내 시장에서 이처럼 놀라운 기술적 진보를 일궈낼 수 있었던 주된 요인은 바로 R&D에 대한 과감한 투자 덕분이다. 이들의 투자 규모는 전체 인력의 10%를 기술개발 분야에 투입하고, 매출액 대비 7~12% 가량을 매년 기업부설연구소에 재투자할 정도다. 기업 규모는 작을지라도 가지고 있는 역량은 뛰어난 ‘작지만 강한 회사’가 바로 대건테크의 진면목이다. 신 대표는 “기술 중심 기업의 핵심은 꾸준한 연구개발과 더불어 우수한 전문 인력의 육성 및 확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에 저희는 월1회 노사협의회를 통해 직원과 기업 간의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다양한 복지제도를 마련해 즐거운 일터 만들기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 그는 “세계 시장과 비교해도 절대 뒤지지 않는 독보적인 기술력과 수입제품 대비 절반 수준의 가격 경쟁력, 즉각적인 A/S가 가능한 현장 적합성까지 국산 3D프린터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들이 저희 대건테크의 경쟁력입니다. 정부와 지자체, 각 기업들의 편견 없는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립니다”라고 강조했다. 대한민국 3D프린터의 도약을 꿈꾸는 이들의 열정이 앞으로 어떤 성장을 보여주게 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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