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그늘진 곳을 살피며 부처님의 자비를 전하다
세상의 그늘진 곳을 살피며 부처님의 자비를 전하다
  • 임세정 기자
  • 승인 2018.10.15 1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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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참법기도도량 장엄사/ 주지 법성 스님, 원주 현지 스님
자비참법기도도량 장엄사/ 주지 법성 스님
자비참법기도도량 장엄사 / 주지 법성 스님

[월간인터뷰] 임세정 기자 = 삼국시대 이래 지난 1,600여 년간 불교는 부처의 가르침을 세상 곳곳에 전파하며 우리 민족과 함께 성장해왔다. 특히, 고통 속에 신음하는 만민을 구제하라는 가르침은 한국불교의 주된 사상으로 자리 잡으며 민초들의 삶을 보듬어 왔다.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에 위치한 자비참법기도도량 장엄사는 우리 주변의 소외된 이웃들에게 나눔과 사랑을 전하며 부처님의 자비행을 실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자비참법기도도량 장엄사 / 원주 현지 스님

지역사회와 함께 숨 쉬는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
편백나무가 우거진 숲 사이 청량하고 고즈넉한 풍경을 자랑하는 장엄사는 역사가 길지는 않지만 찾는 이가 많은 사찰로 유명하다. 2011년 복지와 전법을 위해 창건된 장엄사는 2014년 한차례의 이전을 거쳐 현재의 위치에 자리 잡았다. 장엄사의 주지 법성(法成) 스님과 원주 현지(晛志) 스님은 복지라는 같은 꿈을 안고 1년 6개월의 불사를 거쳐 사찰의 완공을 이끌었다. 장엄사(莊嚴舍)는 풀이 가지런하게 일어서는 모양으로 사부대중(四部大衆)이 함께 머물며 살아갈 안식처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름처럼 장엄사는 1년 365일 누구에게나 열려있으며 단 한 번도 사찰의 문이 잠겼던 적이 없다고 한다. 주지 법성 스님은 누구든지 피안처가 필요한 사람이라면 언제나 방문할 수 있는 사찰이 장엄사라고 소개했다. 
현재 장엄사에서는 자비회, 신도회를 결성해 100여 평에 달하는 25~30년생으로 이루어진 편백림과 300여 평 가량의 공원을 조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는 사찰을 방문하는 이들의 건강과 휴식을 위한 것으로 사찰이 처음 창건된 취지와 부합한다. 법성 스님은 “남녀노소, 지위고하, 종교를 막론하고 힘든 일상이 치유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또 장엄사는 출가 이후 승단에서 수행 정진을 하다가 노후를 맞이한 종교인에게도 손을 내밀고 있다. 그들의 노후가 생각보다 가혹하고 참담한 상황에 놓여있는 모습을 많이 접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함께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수행자가 참된 수행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한다. 원주 현지 스님은 “신분의 격차가 없고 생활 수준의 차이가 없는 자비희사(慈悲喜捨)의 뜻을 안고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가람을 원합니다”라고 전했다.
장엄사 뒤에는 약 2시간 정도로 왕복할 수 있는 등산로가 있는데 이를 통해 산 정상에 도달하면 거제도가 한눈에 보이는 바다 절경을 전망할 수 있다. 경치를 구경하는 사람들이 자주 이용하고 좋아하는 곳으로 장엄사를 찾는 이들에게 필수 코스가 되고 있다.

기도도량으로서의 면모와 만민에 대한 복지 실현
기도도량으로도 유명한 장엄사는 소원하는 바가 있는 이들이 전국에서 찾아오기도 한다. 이에 대해 주지 스님은 “장엄사는 자비참법기도와 칠성기도, 산신기도 세 가지의 기도를 주력기도로 하며 오시는 불자 한분 한분의 마음을 헤아려 각각 개인에 맞는 기도 지도도 하고 있습니다”라며 “기도 끝에 원하는 바를 성취하고 다시 찾아와 감사 인사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승려로서 보람을 느끼기도 합니다”라고 밝혔다. 
법성 스님은 “처음 장엄사를 창건할 때부터 제가 바랐던 것은 ‘낮은 곳을 살피고, 어려운 이들을 도울 수 있는 곳’을 마련하는 일이었습니다. 주변의 소외된 이웃들이 끼니를 거르지 않도록 따뜻한 한 끼 식사를 제공해주고,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가난 탓에 학업을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도와주는 것이 작으나마 제가 해야 할 역할이라 생각했습니다”라고 전했다. 그래서 현재 장엄사는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위한 시설 증축을 계획하고 있다. 예산이 적지 않게 들어가지만 법성스님은 이 때문에 주저하고 싶지는 않다고 한다. 
“우리는 나보다 헐벗고 굶주리고 아픈 사람을 보지 못하고 늘 자신의 문제만 들여다보며 고민합니다. 하지만 행복은 재산이나 권력에서 오는 것이 아닙니다. 작은 나눔의 실천에서도 행복은 다가옵니다. 지금 사회에 가장 필요한 것은 부처님의 가르침인 자비의 실천입니다”라고 법성 스님은 말한다. 
부처님의 자비와 사랑을 사회에 따스한 손길로 전하고 있는 장엄사 주지 법성 스님과 원주 현지 스님의 포근하고도 깊은 마음이 전국 곳곳에 두루 퍼져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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