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테일이 만들어내는 퀄리티, ‘LAYERKAKE’의 공간 철학
디테일이 만들어내는 퀄리티, ‘LAYERKAKE’의 공간 철학
  • 정시준 기자
  • 승인 2023.05.16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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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YERKAKE 신지효 대표
LAYERKAKE 신지효 대표

오늘날 상업 공간 디자인은 브랜드 이미지와 고객 경험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간주되고 있다. 이전보다 색다르고 가치 있는 경험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이 변화하면서 상품과 서비스의 질 뿐 아니라 공간의 편의성이나 디자인과 같은 요소들이 고객의 재방문률 및 매출 증가에 기여하고 있음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상업 공간 디자인의 가치를 인지하고 이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은 성공의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 이에 이번호 <월간 인터뷰>에서는 독창적인 디자인 철학과 역량으로 최근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인테리어 디자인 스튜디오 ‘LAYERKAKE’의 신지효 대표를 만나봤다.

품격 있는 상업 공간 디자인, 조화로운 공간이 자아내는 편안함
‘LAYERKAKE(이하 레이어케이크)’는 대구 지역을 중심으로 상업 공간 인테리어를 전문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인테리어 디자인 스튜디오다. 이들은 주로 커피숍이나 레스토랑, 디저트 카페, 이자카야, 편집샵, 팝업스토어 등과 같이 디자인 트렌드에 민감한 상업 공간의 인테리어 디자인을 수행하고 있으며, 공간 내부를 채워내는 스타일링이나 해당 매장만의 특색을 드러내는 브랜딩까지도 도맡아서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신지효 대표는 “산업디자인 전공자들이 모여 만든 저희 ‘레이어케이크’는 공간에 대한 저희들만의 철학을 최대한 담아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공간을 디자인한다’는 것은 그 공간을 구성하는 각각의 요소들을 하나하나 쌓아올리는 일이며, 그것이 마치 여러 층으로 구성되어 하나의 맛있는 음식이 되는 케이크와 같다고 여겨 ‘레이어케이크’라는 이름을 붙이게 되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본래의 스펠링 ‘C’를 ‘K’로 바꾸는 것이 시각적으로 좋으리라 생각해 지금의 브랜드 네임을 정했다는 점은 이들의 감각을 엿볼 수 있는 부분 중 하나다.
이러한 레이어케이크의 이름을 크게 알린 프로젝트 중 하나는 최근 대구의 신상 핫플레이스로 주목받고 있는 카페 ‘BRINY’다. 대구 동구의 팔공점과 수성구의 범어점 두 곳이 동시 오픈한 카페 BRINY는 팔공점의 경우 한옥을 개축했고, 범어점은 3층 규모의 건물을 신축해 만든, 각기 다른 형태를 가지고 있음에도 들어가는 소재나 브랜딩을 통해서 하나의 ‘브랜드’라는 콘셉트를 잘 표현해내고 있다는 점에서 이목을 끈다. 신지효 대표는 “저희는 공간을 디자인할 때 가장 중요한 건 전체적인 ‘조화로움’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다른 공간들을 보면 어디 한 군데에 포인트를 줘서 사진 촬영을 유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공간을 둘러봤을 때에 눈에 거슬리는 부분 없이 각 요소요소들이 잘 어우러져야 ‘오래 머물고 싶은’, ‘다시 오고 싶은’ 공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이를 위해 나무의 무늬까지 고려해 디테일하게 셀렉한다거나, 필요한 경우 가구를 직접 제작해 넣기도 하는 등 많은 부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에 덧붙여 그는 “다행스럽게도 많은 고객 분들이 저희가 일하는 방식을 인정해주셨고, 저희와 다시 함께 작업하길 바라는 분들이 많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단 하나를 작업하더라도 클라이언트와 디자이너가 같은 방향을 바라볼 때에 정말 좋은 공간이 탄생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그렇기에 한 공간 한 공간에 더욱 집중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한 달에 최대 3개 이상의 프로젝트는 진행하지 않으려 한다는 신지효 대표는 작업 수 자체를 줄이되 퀄리티는 최대한 높이려 노력해온 것이 레이어케이크가 고객들로부터 지금과 같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인 것 같다고 전했다.

“디자인의 핵심은 현장과 디테일, 모두가 만족하는 공간을 만들겠습니다”
앞서 언급한 카페 ‘BRINY’ 팔공점 외에도 신지효 대표는 안동과 경주, 대구 등에서 한옥 공간 디자인을 다수 작업한 경험을 갖고 있다. 안동의 한옥 스테이 ‘서소한가’의 경우 오래된 한옥 건물을 개조해 작업을 진행했는데, 클라이언트의 굳은 신뢰 속에 작업을 진행했고, 그 결과물 또한 모두에게 만족스러웠던 경험이었다고 한다. 한옥 공간의 인테리어 디자인 작업이 일반 건축물의 그것과는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신지효 대표가 갖고 있는 한옥 공간 디자인에 대한 전문성이 고객들로부터 어떠한 평가를 받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신 대표는 “과거 작업을 위해 경주에 머물던 중 주변에 공사를 하던 한옥 현장이 붕괴하는 것을 4차례나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한옥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부족한 작업자가 철거 도중 건물을 지지하는 중심축을 잘못 건드렸던 결과였습니다. 이처럼 한옥은 그 구조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며, 이는 요즘처럼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한옥스테이, 한옥카페 등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중요합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레이어케이크는 오는 2023년 하반기 1천평 규모의 카페 디자인 및 시공 작업이 예정되어 있으며, 이에 더해 경주 스테이 작업까지 두 건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한다. 큰 규모의 프로젝트인 만큼 역량을 집중시켜 최고의 결과물을 선보이겠다는 각오다. 신 대표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저희가 추구하는 디자인의 방향과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방향이 일치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야만 결과물에서도 높은 퀄리티와 만족도를 얻을 수 있고, 그 이후에도 클라이언트와 좋은 관계를 이어나갈 수 있다는 생각에 항상 이 부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아울러 앞으로 고객 분들께 더 좋은 디자인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좀 더 다양한 것들을 공부하고 경험하는 데에 힘을 쏟고자 합니다”라고 말했다. 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없는 디자이너는 좋은 디자인을 할 수 없다는 생각에 발로 뛰는 디자인을 실천하고 있다는 신지효 대표. 그와 레이어케이크가 앞으로 만들어갈 공간들이 우리에게 어떤 경험을 선사할 수 있을 지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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