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째 고구마 가문, 특별한 국산 고구마테마파크 목표로 달리다
3대째 고구마 가문, 특별한 국산 고구마테마파크 목표로 달리다
  • 정재헌 기자
  • 승인 2023.01.17 15: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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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카페 오픈, 지역 고구마관광단지와 농업다변화 상징 되겠다”
여주능서농원 농업회사법인 이강원, 임유정 대표
여주능서농원 농업회사법인 이강원, 임유정 대표

군고구마와 찐고구마, 그리고 호박고구마와 밤고구마로 양분되던 고구마 시장이 이제는 당당한 국산고구마 전성시대를 맞이했다. 여주 세종대왕면의 10만 평 규모에서 3대 째 고구마농사를 지어 온 여주능서농원의 밤고구마 진율미, 호박고구마 호풍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의 혼혈인 소담미, 자색고구마 단자미까지 재배하는 이들은 잎과 줄기, 껍질까지 섭취할 수 있는 통채루 고구마의 국내 1호 재배농원이다. 지난 12월 여주 농업기술센터 우수강소농 경진대회 최우수상을 수상한 이강원, 임유정 부부가 힘을 합해 이뤄낸 국산고구마의 꿈에는 맛있는 조생종 고구마 재배성공도 있지만, 소득을 증대시킬 수확기계 개발과 고구마카페/거리/박물관/체험장 및 테마파크 등 고구마의 성지를 만들겠다는 장대한 계획도 들어 있다. 

농진청 수의계약으로 믿을 수 있는 고구마, 줄기와 껍질도 맛이 좋아

여주의 순도 100% 국산고구마 재배지, 농업회사법인이기도 한 여주능서농원은 농사 30년 차인 남편 이강원 대표, 3대 고구마가문 임유정 대표가 뚝심 있게 고구마를 주력으로 하는 전통의 농원이다. 현재 10만 평이자 인삼밭을 인계받아 올해부터 2만 평이 더 증대될 예정인 이들의 농지에는 농진청이 개발하여 더 특별한 품종의 국산 고구마들이 자란다. 연간 400-900톤을 재배할 수 있으며 1.5평당 10kg대로 출하할 수 있는 이들의 고구마 라인업은 총 9종으로, 이중 인기제품 꿀고구마 소담미는 유명 편의점에 군고구마용으로 납품되며 ‘꿀고구마’의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농진청 홍보에 힘입어 올해도 호풍미를 메인으로 출하할 것이라는 이 대표는, 17년 이상 시장을 잠식한 일본 품종의 고구마 대신 우리 품종으로 우리입맛을 사로잡은 국산고구마에 긍지를 느낀다. 또한 지난 해 농진청 수의계약으로 7년 간 품종계약을 맺었다는 임 대표는, 웰빙식단에 맞추어 국립식량과학원이 개발해 잎, 줄기는 나물과 샐러드, 쌈채소와 절임, 채소튀김으로 섭취할 수 있도록 한 통채루 품종이 김치문화가 발달한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이들이 재배에 두각을 보이는 이유도, 따뜻한 남쪽보다 여주의 재배기간이 짧기에 늦은 파종과 빠른 수확에도 잘 자라는 조생종 품종재배에 성공한 덕분이다. 네 아이들의 부모인 이들은 가족에게 먹일 수 있는 고구마를 키운다는 마음으로 화학비료 대신 3년간 정성껏 묵힌 발효퇴비로 지력을 상승시켜 영양 만점의 고구마를 재배하고 있다.

가성비 높일 수확기계 특허 획득, 고구마농사에 널리 쓰이기를

육아와 아동복가게 운영을 하다 남편과 합류해 부부농부가 된 임 대표는 후계농업경영인으로서 이 대표와 함께 인건비를 줄일 수 있는 수확기계도 개발해 특허를 출원했다고 한다. 고구마를 심은 뒤 수확 시 사람이 해야할 일을 기계로 대체한 덕분에 인건비 감소 및 수확 기간 단축까지 이뤄낸 이들은 한 해만에 농기계 제작비를 뽑아냈으며 지역의 고구마농업인들에게 판매할 의향도 있다고 밝혔다. 고구마도 농작물인지라 생산비용이 늘 때 재배비용과 인건비를 걱정하는 농업인들과 상생해야 발전하고, 무엇보다 한국 농업분야의 폐단인 어느 한 작물이 인기 있으면 우르르 몰려가는 반짝 인기 현상은 농가에 좋은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들은 오래도록 고구마를 주력으로 삼고 농진청과 손잡아 작황에 정성을 들여왔는데, 고구마도 마치 사람처럼 은혜를 갚는 듯 수확량을 최소량으로 잡은 작년 오히려 평당 수확량이 늘어 효도를 받은 기분이라고 한다. 

또한 판매는 수확 후 도매시장에 진출하곤 했는데, 2015년 임 대표가 합류한 후부터 인터넷과 SNS판매, 직거래 등 판로가 넓어졌으며 올해부터는 정식 농업회사법인으로 출범하게 되었다. 이들 부부의 바람은 일본 ‘하루까’ 품종 대신 우리기술로 만든 국산고구마가 사랑받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7년 전부터 전부 국산재배로 바꾸었으며, 임 대표는 특히 “재배법을 연구하며 고구마의 속성을 잘 알게 됐다. 토양살충제는 살포 45일 후 소멸된다. 이후 120일 간 비닐로 멀칭하는 땅속작물이기에 중금속과 농약이 흡수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도심지의 엄마들은 아이를 먹이려고 시세보다 5-10배 비싼 유기농고구마를 구매하시는데, 10kg에 4만 원 대인 고구마와 유기농은 다를 바 없다”고 강조한다. 

고구마카페-거리-박물관-테마파크로 이어질 40년 고구마 농가의 꿈

요즘은 에어프라이어를 갖춘 가정이 많아, 임 대표는 SNS에 진득한 당액이 흐르는 말 그대로 ‘꿀고구마’인 에어프라이어 군고구마를 소개해 많은 고구마애호가들의 입맛을 당기게 하고 있다. 그리고 단순 재배농가로 남는 대신 6차산업인증을 거쳐 연계 고구마산업을 개척하고자, 이들은 질긴 심이 적고 당도가 높으며 저장성도 좋은 소담미를 고품격 고구마 외에 가공제품으로도 판매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들은 우선 농수산물 직매장 대신 다육식물과 초대형 군고구마통 인테리어를 갖추고 여수현지 고구마를 도로에서 구입하도록, <고구마카페&여주능서농원>이라는 간판으로 휴식공간을 겸한 매장을 준비했다. 

고구마향 파우더 대신 에어프라이어로 구운 진짜 고구마를 갈아서 만든 소담미라떼, 군고구마라떼 등 시그니처 음료를 선보이는 고구마카페는 지난 12월 9일 문을 열었다. 그 밖에도 두 대표들은 올해 건축설계에 들어가 고구마박물관을 위한 전시공간을 내년 착공할 예정이라고 한다. 또 고구마가공시설, 카페와 식당을 갖추고 인근 여주아울렛에서 부모가 쇼핑하는 동안 아이들이 체험장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준비할 것이다. 나아가 주말에는 호캉스처럼 힐링할 수 있는 숙박시설을 갖추고, 직장인은 물론 바쁜 직장인부모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트렌디하게 즐기는 공간으로 농업문화를 다변화할 계획이라는 이 대표와 임 대표는, 언젠가 이러한 시설을 증설해 여주를 대표하는 고구마거리와 고구마테마파크 겸 관광 명소로도 만들겠다고 전했다. 이들은 “농부 입장에서 농사는 자식 키우기이며 고구마는 우리 자식이다. 귀한 자식이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국산고구마의 자존심을 걸고 더 많은 이벤트와 귀한 가치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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