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세상을 오롯이 캔버스에 담아내다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세상을 오롯이 캔버스에 담아내다
  • 임승민 기자
  • 승인 2022.11.11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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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순 작가
김정순 작가

민화를 모티브로한 ‘꽃대궐’ 연작, 작가의 세계관을 고스란히 담다
자연은 우리 삶의 터전이 되어 주고 먹을것과 입을것, 편리한 생활을 가능하게 해주는 자원들을 제공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부터 꽃과 나무, 산, 바다 등 자연은 인간 곁에서 바라는 것 없이 아낌없이 베푼다. 그런 자연 속에서 인간은 위로받고 치유 받으며 자연으로부터 행복을 얻는다. 
김정순 작가는 그런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하얀 캔버스에 고스란히 담으며 함께 공존하며 살아가는 세상을 보여준다. 인간은 자연과 공존해야지만 생존할 수 있다는 김정순 작가는 “저는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지향하고 유토피아적인 요소를 표현해 가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김정순 작가는 인간과 동물, 감정을 헤아릴 수 없는 작은 미물들도 모두 하나일 때 하나의 우주가 완성된다고 여긴다. 그래서 우리가 사랑하고 가꾸어 나가야 할 존재는 가족이며, 친구이며 이웃이고 경이로운 자연이라고 말한다. 
그러한 김정순 작가의 세계관은 ‘꽃대궐’ 연작에서 잘 드러난다. 우리가 사는 이 땅이, 온 세상이 평화롭게 영원히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이 고스란히 담겼다. 
“인생의 반 바퀴를 돌고 한참을 넘어선 지금에야 삶의 의미를 조금은 알 듯합니다. 젊음이란 무기로 세상을 부정적으로 바라봤던 소모적인 시간들을 뒤로 하고 긍정적인 시선으로 앞으로의 여정을 다듬어 가고 싶었습니다.”
‘꽃대궐’ 연작은 우리의 빛나는 유산인 민화에서 모티브를 착안, 꽃이 있고, 나무가 있고, 초가집과 빌딩이 있으며 기찻길도 있고 자동차도 있고 바다와 시냇물이 있고 그 안을 헤엄치는 물고기도 있다. 또 방아 찧는 토끼에서부터 사슴, 여우, 사자, 호랑이, 강아지, 다람쥐, 새, 거북이, 또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다른 종류의 생명체들도 숨어있다. 무엇보다 사람을 크게 그리지 않았다. 항상 동물이나 사람이나 똑같은 자연의 생명체로 어우러질 수 있도록 표현했다. 전통 민화를 새롭게 시대적 상황에 맞추어 단순하게 시각화하여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작품으로 재탄생 시켰다. 
“작품 속 주인공들과의 조심스런 교감을 통해 이루어지는 저의 작업은 어쩌면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스스로의 치유의 과정이었습니다. 이런 내 작품들을 통해 내가 평온함을 얻듯이 남들도 작은 행복을 느꼈으면 좋겠다란 생각을 했습니다.”
민화를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한 ‘꽃대궐’ 연작에서 알 수 있듯이 김정순 작가의 작업과정은 특별한 재료나 기법은 필요치 않았다. 단지 김 작가, 자신과의 싸움을 요하는 단순 반복행위의 연속일 뿐이었다라고 술회한다. 

생명을 지닌 낙엽들의 이야기를 표현, 낙엽으로 조형적인 언어를 만들어내다
지난해 열렸던 개인전 ‘연가(然歌)’ 역시 자연을 소재로 작가의 세계관을 표현했다. 낙엽으로 조형적인 언어를 만들어 낸 김정순 작가는 낙엽으로 화면 전체를 빼곡이 채워냈다. 
“낙엽을 갈무리하고 그들을 씻어내고 색을 칠하고 드디어 캔버스 위에서 새로운 탄생을 맞이 하면서 행복을 느꼈습니다.”
이런 김정순 작가의 개인전 연가는 새로운 생명을 지닌 낙엽들의 이야기가 펼쳐지며 작가 본인의 마음과 정신을 엿볼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이 오롯이 느껴진다. 김 작가의 작품의 오브제로 사용 되어 진 낙엽들은 작가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나란히 길을 걷는다. 그도 그럴 것이 김 작가에게 낙엽은 좀 더 특별한 자연의 소재다. 
간암 투병을 하던 김 작가는 아들의 간을 이식받고 회복하던 기간 동안 낙엽을 작업했다. 
“암 선고를 받고 나서부터 낙엽을 바라보는 저의 시선이 달라졌어요. 전에는 그냥 예쁜 낙엽으로만 바라보던 저의 시선이 보는 시각이 달라지더군요. 그때부터 낙엽을 가지고 작업했어요. 수술받고 집에서 회복하던 시기였죠. 전에는 몰랐는데 이 시기에 낙엽을 보니 사람의 인생처럼 느껴졌어요. 애절한 느낌을 받았어요. 제가 낙엽을 보면서 느꼈던 마음을 담아 생명을 입히고 싶었습니다.”
 
“더 철학적인 의미가 담긴 그림을 그리고 싶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 용인미술협회 회원, 성북미술협회 회원, 한국미술 아트피아회 회원, 대한민국회화제 회원, 한국토요화가회 회원인 김정순 작가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졸업, 지난 2019년 개인전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2019년 Autumn Leaves- 제 7회 현대미술페스타 예술의 전당(부스개인전)을 시작으로 2019년 꽃대궐, 다시 꽃시절-갤러리 라메르/ Autumn Leaves-갤러리 라메르, 2020년 꽃대궐, 다시 꽃시절-갤러리 가가, 2021년 꽃대궐, 다시 꽃시절-세종 갤러리 개인전, 2021년 연가-스페이스결 갤러리 초대전. 
자연의 소재를 통해 자신의 세계관을 보여주고 있는 김정순 작가. 그녀는 앞으로 더 철학적인 의미가 담긴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말한다.                                                                                                                                                                                                                                                      
“지금의 제가 표현해 온 작품의 세계에 작은 변화를 주고 싶어요. 그래서 지금 준비 단계에 있습니다. 그렇다고 저의 표현 방식이 크게 변화되지는 않을거에요. 조금 더 깊이 있는 그림을 그리고 싶어요. 그런 작품을 내년에 개인전을 통해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김정순 작가는 작품을 통해 세상 모두의 어울림과 세상 모두의 평화로움을 전한다. 
“세상은 점점 복잡해지고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이 부자연스러운 이물질들에 뒤섞여 잠식되어 갑니다. 그리고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자연과 인간의 부산물들은 스스로 자정의 역사를 일구어내죠. 우리가 사는 이 땅이, 온 세상이 평화롭게 영원히 공존하기를 염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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