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의 정체성은 5천년 역사 대한민국의 것, 전통한복의 美 지켜가겠다
한복의 정체성은 5천년 역사 대한민국의 것, 전통한복의 美 지켜가겠다
  • 정재헌 기자
  • 승인 2022.11.11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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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디자이너의 이름으로 전통한복 본래의 매력을 만방에 알린 아티스트”
아리랑한복 김인숙 대표
아리랑한복 김인숙 대표

2022년은 가히 K-신드롬으로 기록될 지난해에 이어 해외에서도 우리음식과 복식, 그 중에서도 인기 드라마의 ‘갓’, 트롯여왕이 즐겨 만든 ‘뒤꽂이’까지 검색어에 오르는 등 한국 전통문화의 인기가 이어지는 중이다. 그러나 여전히 올해도 유명 웹 이미지플랫폼 <게티이미지>의 교육용 자료에서조차 부채춤을 추는 한국무용수가 중국 국적으로 소개된 사례처럼, 한복을 ‘한푸’로 잘못 보는 시각도 여전하다. 이러한 가운데 한복 디자이너로서 전통한복의 미학을 계승하는 아리랑한복 김인숙 대표는 한복에 대한 선입견을 깨뜨리고 정통성 있는 한복제작과 홍보에 앞장서는 근황과 함께, 우리 자신이 먼저 한복을 잘 알고 지켜나가야 세계인들에게 한국복식문화의 근본인 전통한복의 매력을 알릴 수 있다는 35년 한복사랑 인생사를 전해 왔다.

한복 문화에서 포목상보다는 ‘디자이너’라는 이름으로 기억되고자
아리랑한복 김인숙 대표는 한복문화를 ‘옷감’보다 ‘디자인’으로 격상시킨 한복전문 디자이너이다. 그는 한국문화예술인총연맹 주최 문화예술인대상 한복부문 수상과 제6회 아시아문화예술대상 전통문화공헌 명인인증, 미세스코리아 한복심사위원, 세계 대사부처가 착용하는 예복디자인 활동으로 한복문화교류와 전통한복의 품격을 살린 35년 경력의 한복예술가이기도 하다. 1987년 ‘아리랑한복’이라는 이름으로 한복을 시작했다가, 우리 말맛을 살리고자 한글 캘리그라피 나무현판으로 바꿔 단 ‘하늘빛우리옷’을 10년 간 운영한 김 대표가 원래의 이름으로 돌아온 이유도 ‘한복’ 문화가 우리 것임을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를 느꼈기 때문이다. 27세로 한복에 입문해 그저 옷감 만지는 것조차 좋았던 김 대표가 포목상과 도제식 교육, 시장 내 도매거래 중심의 한복문화를 바꾸어가기 시작한 것도 한철 명절만 입고 만다는 저가원단시장이 고유한복의 품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한복을 시작한 이듬해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근사한 한복을 세계에 알리고 싶다는 결심을 한 김 대표는, “시대별로 저고리 어깨선과 깃, 소매 길이, 치마 품까지도 개성 있게 다른 전통한복의 자부심을 디자인 하겠다”며 부산 진시장을 거점으로 고급 원단의 고품질 한복을 제작하기 시작한다. 또한 골이 깊어 우수한 보온성만큼이나 난이도 높은 통영누비로 한복을 짓고, 천연염료로 착용감과 색감까지 좋은 수제염색, 하늘하늘한 질감의 실크원단으로 품격 있는 전통한복을 재단한 한복드레스 등 그의 다양한 시도는 한복의 고급화와 대중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지나친 퓨전개량보다는 각 시대별 변화에 맞춘 전통한복의 기품이 중요
김 대표는 한복의 대중화가 꼭 한복의 퓨전화, 한복보다는 현대복에 더 가까운 개량한복의 물량공세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우리 한복도 2천여 년에 걸쳐 시대별로 동정과 옷고름, 품과 장식, 신분제로 인한 문양과 재질, 용도별 착용과 겉옷/속옷 역할까지 다양한 전통 디자인을 이미 갖고 있다. 또 왕족과 귀족은 물론 활동하기 편한 계층들이 즐겨 입은 디자인을 심플하게 해석하면, 현대적으로 응용할 수 있는 한복디자인의 범위도 무궁무진하다. 그래서 한복디자인 작업에 물이 올랐을 때 자신의 실력을 과신하지 않고 아이디어를 후학들과 기꺼이 공유한 덕분에, 김 대표는 A라인이 기본 형태인 한복 치마에서 새로운 디자인도 많이 나왔다고 한다. 또한 국내외 의류공모전에 드레스와 일상복 모두 한복을 이용한 디자인을 출품하고, 원광대 한복복식과에서 한복의 시대배경과 원단, 역사까지 주경야독한 김 대표의 열정도 한복을 향한 한결같은 사랑에서 나왔다. “일본의 기모노가 고급의류로 인정받듯 한복도 항라에서 비단까지 다양한 천의 질감으로 개성을 나타낼 수 있기에, 우리 고궁에서 외국인에게 사계절 한복을 체험하는 행사는 이들에게 한복에 대한 좋은 인상을 심어줄 것이다”라는 김 대표는 “그럼에도 여전히 한복을 어렵게 여기는 시각이나, 중국, 일본의 의상과 혼동하는 경향은 한복의 단면만 가져간 이들이나 옛날 저가시장의 영향이 남아있기 때문인 것 같다”며, 한복에서도 유명 디자이너가 만드는 고유의 스타일이 있어 각 나라의 수제전통기법으로 인식되는 타탄체크(스코틀랜드), 퀼팅(미국), 다마스크(프랑스)처럼 시대별 오방색 비단과 깨끼 바느질법 등을 한국적인 의복문화로 인식시키도록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인다.  

행사협력과 글로벌 홍보, 렌탈과 고전문화 체험 등 한복체험 기회 넓혀
한복전도사로서 김 대표가 보여준 노력은 다양하다. 우선 1대1 주문 제작이나 저가대량생산이 고작이던 한복을 고급스런 규격화와 대량제작을 거쳐 렌탈하는 시스템을 처음으로 만들었다. 10여 년 전만 해도 결혼과 돌잔치 행사장에서도 대여용 디자인이 많지 않았었지만 언제부터인가 대부분의 행사장에서 사이즈별 아름다운 한복들을 구비하게 된 것도, ‘하늘빛우리옷’시절에도 취향대로 고를 수 있는 수십 벌씩을 갖춰 두었고 이름난 한복 디자이너로 활동한 김 대표의 영향이 컸다. 행사 협력사로도 활약한 김 대표는 북미와 호주, 동유럽을 비롯해 세계 대사 부부의 예복을 제작하고, 2차례 인연을 맺은 코스타리카 대사 부부로부터 찬사와 함께 따로 초청장을 받으며 한복을 매개로 한 국제교류를 선도하기도 했다. 또한 연주복과 차이가 없던 미인대회 야회복에서도 한복의 비중을 높여, 미세스코리아 대회에서는 압도적인 왕실 한복의 품격 있는 디자인을 선보이기도 했다. 고등학교 교복과 생활복 제작에 참여해,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한복의 미덕을 알려 준 그의 일화도 화제가 되었다. 이렇게 다방면으로 한복홍보에 앞장 선 김 대표는 한복을 제작하면서 함께 착용하는 장신구, 신발, 가구, 일상용품, 더 나아가 한복과 함께하는 차(茶)와 폐백, 침구 같은 요소들에도 매력을 느낀다고 전한다. 그는 한복이 중국문화의 일부로 잘못 알려지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젊은 세대들과 외국인들 대상으로 직접 한복을 입고 한국의 관혼상제와 고전문화를 고루 체험하며, 한복문화의 아름다운 실용주의를 체험하는 장이 마련되었으면 좋겠다”는 한복 전문가다운 솔루션을 제시하며 앞으로도 수십 년 간 헌신해 왔듯 ‘전통한복 지킴이’이자 ‘한복명인’의 소임을 다할 것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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