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계탕 일품요리의 건강 한정식, 그리고 재료본연 가이세키의 건강한 정식
삼계탕 일품요리의 건강 한정식, 그리고 재료본연 가이세키의 건강한 정식
  • 오상헌 기자
  • 승인 2022.06.20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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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계절요리 지향하나 유명세보다는 손님과 나이 먹어가는 가게가 좋다”
㈜백제13월덕동 일본요리권/백제삼계탕 13월 권택수 대표
㈜백제13월덕동 일본요리권/백제삼계탕 13월 권택수 대표

창원의 오사카 신사이바시 스타일, 일본 오사카 아베노 쯔지 일본요리연구소에서 배운 일식 가이세키가 있는 일본요리권. 그리고 한국인의 영양 일품요리인 삼계탕을 좋은 술과 즐길 수 있는 백제삼계탕 13월. 미식애호가를 위한 이 맛집들을 연 이가 바로 ㈜백제13월덕동 법인의 권택수 대표다. 술집과 밥집의 가짓수가 세계 최고수준인 자영업자들의 격전지에서 폐계를 푹 고아 만든다는 이미지를 깨고 부드러운 고급 삼계탕 붐을 일으킨 그는 일본의 고급 가정식 료칸 가이세키처럼 재료 본연의 건강한 품격을 살리는 일본요리권으로 특별한 일식을 선사하고 있다. 스시칼을 부지런히 잡던 그가 20여 년 전 배우던 가이세키로 돌아온 것은 특별한 창업이야기가 넘쳐나는 창원에서도 눈여겨보고, 귀 기울일 만한 그의 인생경험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하루 5인이 맛볼 수 있는 셰프특선 가이세키 요리의 진수
“누구도 엄두를 낼 수 없는 한국의 일본식 료칸 가이세키를 내겠다”는 한 주방장이 자신의 꿈을 실현한 환상의 일식 전문점, 한자간판이 맞이하는 1층 10평 대 공간의 일본요리권은 1인분 25-50만 원 선의 100% 사전예약제로 운영되는 특별한 장소이다. 보기에 쉬워 보이는 스시지만, 주인 권택수 대표는 20여 년 전 일본에서 배운 가이세키를 계승하면서 특별한 스시를 만들고자 했다. 그리고 한국화 된 계절요리를 덧입힌 코스 요리를 개발해 2개월마다 내놓고 있다. 특별한 메뉴이기에 북해도에서 재료를 직접 공급받고, 그릇과 도구들도 일본의 도자장인들로부터 온 것이며 갖은 조미료들도 일본에서 왔다. 일본 요리에는 사케가 제 맛이기에, 그는 풍미와 산미, 감칠맛, 단맛을 고려해 마치 소믈리에나 바텐더처럼 요리에 어울리는 사케를 권하며 그의 안목을 믿는 고객들은 고가의 지콘준마이다이킨죠 급의 최고급 사케 같은 귀한 술을 곁들여 소중한 날 특별한 상대를 모시고 잔을 기울인다. “재료를 아끼지 않는다, 만들면서 즐긴다” 그의 이 두 가지 원칙은 고급호텔도 망설이는 200g의 초특급 북해도산 우니와 그 계절 제철인 최고급 재료를 선보인다. 이 특별한 코스는 젠사이(전채요리), 사시미, 오완(서양 콩소메와 동급인 맑은 국물요리), 야끼모노(와규), 니모노(제철 생선조림), 샤브샤브, 시노기(그날그날 정해지는 배를 채워주는 신선요리), 아게모노(튀김), 스시, 식후 당과와 디저트 등으로, 권 대표는 일식을 공부하던 시절보다 더 열심히 공부해 메뉴의 이름과 재료, 그 밖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아름다운 미식을 완식으로 이끈다. 6월까지 예약이 모두 차 있는 이유도, 단 한 팀에게 허락된 시간과 자리를 원하는 미식가들 덕분이다. 

때로 인생은 순풍 잃은 돛단배, 비싼 대가 치르고 비로소 깨닫다
40%를 데드라인으로 잡는 원가율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고, 오직 요리의 맛과 신선도, 귀함과 예술성을 고려하며 일본요리권을 운영하는 그에게도 한때는 손님의 머릿수와 재료의 신선도 사이의 조화로운 회전수를 고려하던 시절이 있었다. 휴일도 마다하고 부지런히 칼을 갈고 닦다 보면, 어느 새 계좌 잔고가 늘어나 뿌듯하던 때도 있었다. 고급스럽고 깔끔한 이미지의 편백나무향 속 삼계탕, 소갈비, 산채비빔밥, 안동찜닭 향기로 가득한 백제삼계탕 13월은 현재 7호점까지 냈지만, 성공한 요식업체로서 의외로 매장 가짓수에 집착하지 않는 이유는 초심이 흔들릴 무렵 그가 사기를 당해 수억 원을 하루아침에 잃은 경험 때문이다. 상남동 참치거리 유행을 만들던 순풍을 잃은 권 대표는 공황장애와 이명에 시달리는 와중에 코로나라는 타격을 견디면서, 그전에는 몰랐던 맷집을 기르며 인생의 터닝 포인트에 비싼 수업료를 치렀다며 당시를 회상한다. 쉬는 날 없이 일하는 것보다 유혹으로부터 방심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했고, 돈과 건강을 한꺼번에 잃고 마음을 다잡으니 이제는 원하는 것을 미루지 않고 실현하고 싶었다. 요리유학을 하던 시절에도 대를 이어 작은 가게를 지켜가던 일본요리점에 감동받고, 혼자 일식가게의 견습으로 일하던 시절의 초심도 다시 돌아왔다. 그는 북적이는 만석의 가게는 잊고, 4-5만 원대의 자연산 전복을 1인 1미로, 호주에서 공수한 15만 원 대 재료도 한 테이블에 모두 쓰기도 하며 북해도산 별미인 관자와 요즘 맛 좋은 갯장어, 러시아산 대게샤브샤브까지 그의 가이세키 메뉴판에 아낌없이 쏟아 넣는다. 화려함 속에 만드는 이의 정성이 스며든 이 특별한 미식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반주인 사케는 잔술로도 즐길 수 있다. 

화려한 이미지보다 본토를 잘 이해하는 창의적 레시피로 기억되고자
권 대표는 요즘도 일본요리권의 신메뉴 연구에 한창이라고 한다. 그는 높은 가격과 한정메뉴, 고급화가 허세보다는 ‘노쇼가 없을 만큼 특별한 매장과 장인정신의 원칙’으로, 그리고 ‘재료에 대한 진심과 자부심’의 새로운 이름으로 인식되기를 바란다. 오사카 최고의 료칸에서 받은 서비스나 가이세키와 비견된다며 고개를 끄덕이는 고객의 모습은, SNS와 인스타의 화려한 태그와 수식어보다도 그를 더 만족시킨다. 이러한 원칙은 백제삼계탕 13월도 마찬가지다. 그는 주변 환경이나 임대감가상각과 같은 세속적인 문제로 자신이 전수하는 레시피를 망설이지 않고 추진할 수 있도록, 100평 대 이상의 토지 건물주들만 매장을 오픈할 수 있도록 했다. 2년 전 여름, 삼계탕 100인 분량의 닭을 기부한 미담에는 금전적인 욕심보다 누군가에게 맛있는 음식을 주고 싶다는 바람이 더 크게 자리한 그의 자부심과 인생관이 깃들어 있다. 매일 칼을 쥐는 성실함과 주방인력과의 화합, 주방도 홀처럼 깨끗해야 한다는 원칙과 일식 장인의 마인드 실현을 모두 이룬 그는, 번화가를 피해 한적한 매장까지 찾아오는 오랜 고객들과 함께 나이를 먹어가며, 일식의 정신을 이해하는 창의적이고 신선한 레시피로 오래 기억되기를 바란다. 일본 현지를 재현한 인테리어로 언젠가는 산속 깊은 골짜기에 작은 일식 카이세끼점을 열고자 했던 그는, 팔순 노인이 되어서도 지금과 같은 맛의 긍지와 진심을 잊지 않을 것이며 단골들을 위해 매일 최선을 다해 주방에 들어갈 자신의 나이 든 모습이 가장 기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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