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과 함께 하는 아이들의 행복한 교육의 장
숲과 함께 하는 아이들의 행복한 교육의 장
  • 임승민 기자
  • 승인 2022.05.13 14: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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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숲어린이집 조경숙 원장
이정숲어린이집 조경숙 원장

아이들이 행복한 교육, 숲에서 해법을 찾다
유아는 선천적으로 몸을 움직이며 놀이하는 것을 좋아한다. 능동적으로 몸을 움직이는 동안 주변 사물과 환경에 대해 배우며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자신감을 가지게 되고 충분한 움직임을 통해 감각의 발달을 키우며 기쁨과 만족감 등의 긍정적인 정서를 느끼며 성장한다. 
하지만 2012년 도입된 누리과정은 과다한 연령별 교육 내용과 현장 적용의 획일성 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2019년 연령별로 과도한 내용을 줄이고 유아가 중심이 되고 즐거운 배움으로서 놀이를 강조한 ‘놀이·유아중심의 교육과정으로 개편했다. 학습자로서 유아를 새롭게 이해하고, 유아들이 주도해 가는 놀이를 더 존중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 
“유아는 틀에 박힌 교육보다는 매일 자연에서 자유롭게 놀게 해주는 것이 가장 좋은 교육”이라 말하는 이정숲어린이집 조경숙 원장은 일찍부터 유아의 놀이교육에 집중해 왔다. 정부의 놀이‧유아중심의 누리과정이 시행되기 훨씬 전부터 숲교육에 대한 혜안을 가졌고, 이러한 시스템을 현장에 도입하며 ‘아이들이 행복한 교육’을 해왔다. 1950년대 덴마크에서 시작된 숲교육은 독일과 스위스, 오스트리아, 영국 등 유럽 각국으로 퍼져 나갔으며, 미국과 일본을 거쳐 한국에서도 각광받고 있다. 
조정숙 원장은 “숲교육은 기존 학습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숲과 자연에서 찾아낸 대안교육으로서 세계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자연 속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은 창의성과 사회성 발달은 물론 언어와 감성 발달에도 차이를 보입니다. 또한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자연과의 공존, 생명을 존중하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배울 수도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조 원장은 그렇게 2011년 3월부터 매일 숲에서 생활하는 ‘숲반’을 운영하기 시작, 한국형 숲교육의 모델이 되었다. 

자연이 가장 좋은 교재이자 놀잇감
이정숲어린이집에서는 숲과 바로 연결되어 있는 지리적 이점에 기반을 뒀다. 매일 숲과 개울가를 찾아가 하루 2~3시간의 교육활동이 이뤄진다. 아이들이 직접 이름을 지어 준 ‘겨울숲’‘도깨비숲’, ‘나무타기 숲’, ‘진달래 숲’, ‘호두나무 숲’에서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날씨와 동식물들은 오감을 자극하는 재미를 아이들에게 선사한다.
“놀이교육은 비, 눈, 바람이 문제가 되진 않습니다. 비가 오면 오는 대로, 눈이 내리면 내리는 대로 자연 그대로 받아들이고 체험하면서 자연을 벗 삼아 성장해 가는 것입니다. 자연이 교재인 거죠. 나쁜 날씨는 없어요. 나쁜 복장만 있을 뿐이죠.”
‘놀이도 교육이다’라고 말하는 이정숙 원장은 놀이 교육을 하는 데 있어 꼭 숲이 아니어도 된다고 말한다. 놀이 환경은 자연이어도 되고, 교실이어도 된다는 것. 상황에 맞춰 아이들이 행복한 놀이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정숲어린이집은 아이들이 행복할 수 있는 진짜 놀이를 한다. 그래서 인지 이정숲어린이집 아이들은 행복한 추억을 가득 담고 졸업한다. 

아이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행복한 교육을 해나갈 터
“아이들이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라고 말하는 조 원장이 부모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게 바로 놀이의 중요성이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고 말하는 그는 아이들하고 눈 맞추고 행복하게 놀이하는 것이 아이들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밑거름이 된다고 강조한다. 
조 원장은 아이와 숲의 행복한 만남을 위해선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첫째, 교사는 가르치는 숲보다 아이들이 스스로 발견하고 배우는 숲으로 이끌어야 한다. 둘째, 교실에서 볼 수 없던 것들을 아이들이 직접 발견하고 탐구하며 진정한 지식을 체득할 수 있어야 한다. 넷째, 아이들이 숲을 마음껏 즐기는 과정 자체를 소중히 여길 수 있어야 한다. 다섯째, 숲이 아이들에게 일상의 생활공간이 될 수 있도록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공존하고 상생하는 숲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다섯까지의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 가장 좋은 숲교육이 실현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인간에게는 자연과 함께 할 때 행복감을 느끼는 유전자가 있다고 해요. 딱딱한 아스팔트가 아닌 대지를 밟고, 비오는 감촉을 느끼며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때, 아이들은 자연스레 온몸으로 자연을 배우게 되죠.”
또한 조 원장은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즐겁고 행복한 교육을 만끽할 수 있으면서도,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통합적이고 균형 있는 유아교육의 시스템을 위해 누리교육과정 5개 영역을 모두 충족시키는 교육을 구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조 원장의 숲교육 철학은 지역사회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2016 청주시 우수프로그램 공모전’에서 우수상과 장려상을 동시 수상했으며, 2015년·2017년.2018년 ‘유아숲유치원사례 공모전’ 수상, ‘2016년 녹색 어린이집 환경부장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2017년에는 충북 ‘제1회 보육나누기 체험수기 공모전’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자신의 교육철학대로 아이들을 교육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하는 조 원장. “우리 아이들이 행복한 숲교육을 통해 행복한 아이로 자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금처럼만 아이들이 행복하다면 더 바랄 게 없어요. 앞으로도 아이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교육자로서 행복한 교육을 해나갈 것입니다.”
‘아이들이 행복한 교육’을 실천하고 있는 이정숲어린이집의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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