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은 사람과 공간, 주변 환경과의 관계 맺음입니다”
“건축은 사람과 공간, 주변 환경과의 관계 맺음입니다”
  • 임승민 기자
  • 승인 2022.02.17 1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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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재건축사사무소 김은수 대표
소소재건축사사무소 김은수 대표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 건축업계는 사실상 ‘금녀(禁女)’의 구역으로 여겨졌다. 현장의 일이 중요한 건축의 특성상 여성이 접근하기 힘든 분야라는 인식이 그 이유 중 하나였다. 그러나 건축사 시험에서 여성의 비율이 매년 증가세를 유지하고, 실제 현장에서 보여주는 여성 건축사들의 세심함과 차분함, 여성 특유의 감각적인 면모, 클라이언트와의 소통에서 발휘되는 강점은 건축계에서의 여성의 위치를 다시 재고하게 만들었다.

근본이 맑은 집을 짓다, 소소재건축사사무소
경남 통영시 광도면 죽림해안로에 위치한 소소재건축사사무소(이하 소소재) 김은수 소장 또한 바로 이러한 강점을 보유한 여성 건축사 중 한명이다. 특히, 기본에 충실하면서 겉모습이 화려한 건축물 보다는 주변과 잘 어울리고 그 건물에서 직접 사용하는 사람이 만족하는 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골조공사, 단열재, 창호 기본자재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는 소소재건축사사무소의 사무실 명은 素(본디소)瀟(강이름소)齋(집재) 즉, ‘근본이 맑은 집’이란 뜻을 지니고 있다. 소소재를 이끌고 있는 김 소장은 “사무실 이름은 원래 경상대학교 건축설계연구실 당호였는데, 교수님이 정년하시면서 제가 사무실 이름으로 사용하게 되었어요. 사무실 명이 곧 사업운영 방향이기도 하고 앞으로 제가 건축주를 만났을 때 마음가짐 자세이기도 합니다”라고 설명했다. 
건축계획은 땅에서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하는 김은수 소장은 땅이 가진 물리적인 속성과 땅이 속한 주변 환경을 생각하여 설계 시 이러한 부분을 반영하려 노력하고 있다. 또한 건축물은 그 자리에 존재하게 된 순간부터 무수한 관계를 맺게 된다. 그 공간에서 생활하고 거주하는 인간과의 관계 건축물이 위치한 주변 환경과의 관계 건축물로 말미암아 파생되는 지역사회의 변화라는 관계까지. 김 소장은 “건축주에게 의뢰가 오면 사소한 내용이라도 가능한 많은 이야기를 나눕니다. 평생한번 짓는 집인데 건축주가 원하고 만족스러운 집을 지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조금 낯설어 하시기도 하지만 몇 번 통화를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많은 이야기를 해주십니다. 저는 이러한 소통을 통해 건축주가 원하는 건축, 만족하는 최상의 결과물을 제시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김 소장은 설계공모에 많이 참여하려 노력하고 있기도 하다. 설계공모에 참여하는 기준은 새로운 용도, 해보고 싶은 용도를 계획하는 것이다. 김 소장은 “개소 초기 신입건축사가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습니다. 가만히 앉아 있는데 고객이 와서 일을 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에 저는 사무소 개소 초기부터 여러 설계공모에 참여해왔습니다. 물론, 공모를 하면 체력적으로 부담이 됩니다. 직원도 없이 1인 사무실이 도전하기엔 벅찬 것도 사실이고, 마감 일주일 전부터는 집에도 들어가지 못한 채 사무실에서 쪽잠을 자며 작업을 하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무모해 보일 수 있지만, 저에겐 언제나 새로운 일을 하는 것이 즐겁습니다. 아직 당선작은 없지만 옆에서 묵묵히 응원해주는 가족들이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들이 제 바탕이 되고, 실력으로 쌓이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간 입상작은 하동 야생차 웰니스케어센터 신축공사 설계 공모, 남양산청소년문화의집 건립 건축 설계공모, 청도교육지원청 통합지원센터 증축공사 설계공모, 거제시 어린이교통공원 조성사업 설계용역, 거제시 산전항 어촌뉴딜사업 건축설계용역 설계공모가 있다. 

도전에 대한 열정으로, 항상 성장하는 자신을 꿈꾸다
건축주와의 소통을 강조하는 김은수 소장은 내·외부 마감재, 각종 자재들을 건축주와 같이 샘플링하며 의견을 조율한다. 코로나로 인해 직접적으로 만나 소통이 어려운 시기에 메신저를 적극 활용하여 건축주와의 소통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도 하나의 특징이다. 조율 이후에는 작업했던 도면을 3D이미지, 동영상으로 시각화시켜 재료나 물리적 공간의 형태들이 한눈에 보일 수 있도록 해 건축주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설계가 완성된 뒤에도 건축주와 비대면 상담을 진행한다. 집을 짓는다는 것은 곧 예산과의 싸움이며, 많은 돈이 들어가면 더 좋은 건물을 만들 수 있겠지만, 예산 범위 안에서의 설계를 해야 하기에 건축주와의 조율을 통해 타협점을 맞춰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
김 소장은 “어떤 건축주 분들은 제가 작업한 것을 보여줄 때가 된 것 같은데 연락이 없으면 서운해 하기도 하고 기다려진다고도 하십니다. 작업한 것을 보여드리고, 함께 결과물을 만들어가는 것이 너무 재미있고, 빨리 집을 짓고 싶어하시는 거죠. 하지만, 건축은 어디까지나 ‘예산’의 범위 안에서 움직여야 하고, 이는 집짓기의 즐거움에서 한 발 뒤로 물러나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시선으로 건축을 바라봐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소통을 많이 할수록 결과물이 좋아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는 제 집을 짓는다는 생각으로 고객과 많은 대화를 하려고 항상 노력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김은수 소장은 앞으로도 체력이 허락하는 한 설계공모에 계속 도전할 것이라 밝혔다. 그는 “스케쥴과 체력관리를 하는 것은 자신과의 싸움이기도 하고, 완주했을 때의 기분이 정말 짜릿한 일입니다. 계획이 안 잡힐 때에는 며칠씩 고민하며 괜히 했나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또 해결했을 때에는 가슴 가득 충족감이 차오릅니다. 아울러 새로운 프로젝트를 접할 때의 호기심 또한 저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기도 합니다”라며, “앞으로는 다양한 분야와의 협업을 많이 해보고 싶습니다. 건축은 혼자 하는 일이 아닙니다.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과 어울리며 다양한 생각들을 담아내는 건축물을 만들고 싶습니다. 제가 하고 싶어하던 일을 직업으로 삼았기에, 저는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금처럼 재미있게 일을 계속 해나가는 것이 제 인생의 가장 큰 목표입니다”라고 전했다. 하루하루 스스로를 성장시키는 데에서 오는 기쁨과 즐거움, 보람으로 고객과의 관계, 프로젝트 수행에서의 자세에서도 언제나 열정을 다하겠다는 김은수 소장. 그와 ‘소소재건축사사무소’의 성장세가 앞으로 어떤 결실을 맺게 될 지 그 귀추를 주목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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