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과 선이 모여 만들어내는 건축, 새로운 건축문화 창출을 꿈꾸다
선과 선이 모여 만들어내는 건축, 새로운 건축문화 창출을 꿈꾸다
  • 임승민 기자
  • 승인 2021.10.12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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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사사무소 씨마(CYMA) 예정우 대표
건축사사무소 씨마(CYMA) 예정우 대표

건축이란 ‘공간(空間)을 만드는 일’이다. 대지가 품고있는 가능성을 최대한 이끌어내어, 구획을 정하고, 구조체를 올리며, 그 안에 각각의 용도에 적합한 시설을 채워 넣는 일을 거치고 나면, 우리가 생활하는 -주거와 업무, 교육과 상업 등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지는- ‘공간(空間)’이 완성된다. 그때부터 건축이 탄생시킨 공간은 다시 우리를 만든다. 그 공간이 갖고 있는 규칙과 기능이 우리의 삶 곳곳에 영향을 미치고, 종래에는 우리 삶을 이전과는 다른 형태로 변모시키는 것이다. 건축을 통해 삶이 변화할 수 있다고 믿는 것, 그리고 그 변화된 삶들이 모여 하나의 문화를 이루는 것. 현대 건축이 나아가야 할 다음 방향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는 ‘건축사사무소 씨마’의 예정우 대표를 만나봤다.

건축을 통해 문화를 창출하다
대구광역시 수성구 달구벌대로에 위치한 ‘건축사사무소 씨마(CYMA)’는 2014년 설립된 이래, ‘설계·감리, 인테리어, 리모델링, 도시재생’ 사업을 중점적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해왔다. 일반 단독주택과 상가건물, 주상복합, 오피스 등의 민간 부문부터 청사, 도서관, 소방서, 우체국 등 공공 부문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특히, 각 지자체에서 주관하는 굵직한 대형 프로젝트의 참여 경험 또한 풍부하며, 매년 2~3건의 현상공모를 꾸준히 수주할 만큼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기도 하다.
지금껏 이들이 수행한 프로젝트만 해도 대구 달서영어도서관 최우수작(당선), 분동복합청사 건립 현상설계(당선), 헬싱키 중앙도서관 건립 국제 설계경기 등 다수의 공공건축 수행 이력을 가지고 있으며, Pointed House, 고산요 도자기 전시장, 대구 서구 영어도서관, 버드시아(어린이 용품) 공장, 하다텍 본사 등의 설계 및 감리 업무를 수행한 바 있다. 그 중 ‘Pointed House’은 예술전문잡지 「대구예술」 2019년 여름호에, ‘고산요’는 2017년 「건축리뷰」에 소개된 바 있다.
건축사사무소 씨마의 모토는 ‘건축으로서 문화를 창출한다’이다. 선이 모여서 집이 되고, 마을이 모여서 문화가 된다는 것. 건축이 단순히 차가운 콘크리트 덩어리를 쌓아올린, 물리적인 건축물을 구축하는 것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사람과 어우러짐으로써 새로운 삶의 형태를 제안할 수 있어야만 하며, 이것이 건축을 통한 문화 창출의 길이라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삶에 대한 이해가 건축의 완성도를 높인다
건축사사무소 씨마(CYMA) 예정우 대표는 영남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오사카대학에서 건축공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인물이다. 귀국 후 건축사사무소 씨마·하우스메이커 씨마를 설립했으며, 2016년 대구경북 젊은건축가상 수상 작가이기도 하다. 현재는 영남대학교 건축학과의 겸임교수로서 후학양성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지역사회 봉사의 일환으로서 어린이 건축학교 행사를 통해 아이들이 알기 쉽고 흥미를 가질 수 있는 건축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기도 하며, 건축박람회에서 무료건축법률 상담도 수행하고 있다.
그는 “근대 건축의 첫 장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루이스 설리번((Louis H. Sullivan, 1856~1924)은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Form follows function)’이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이후 후대 건축가들에 의해 다양한 변주가 반박이 이뤄지기도 했으나, 저희는 건축에서의 형태와 기능이 갖는 그의 시각을 좇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낭비와도 같은 겉치레는 지양하고, 그 공간이 필요로 하는 형태를 세운 뒤, 이를 다듬어서 예술로 승화시킨다는 것을 저희 씨마 건축의 중심축으로 삼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군더더기를 배제하고 본연의 가치를 극대화한 건축에 주력하고 있다는 이들 건축의 특성은 건축물을 본 클라이언트로 하여금 ‘쓸모없는 부분 하나도 없이 정말 알뜰하게 설계했다’라는 평가를 이끌어내고 있다고 한다. 물론, 그 작업의 과정이 무척이나 고되고 힘들지만, ‘투자한 만큼의 가치’를 구현해내고 있다는 점에서 클라이언트의 높은 만족도는 물론 스스로의 보람도 무척이나 크다고 한다.
건축사사무소 씨마(CYMA)가 건축의뢰를 수행함에 있어 무엇보다 우선하는 것은 고객과의 깊이있는 소통이다. 예 대표는 “첫 상담부터 클라이언트 분들에게 정말 지극히 개인적인 것을 제외하곤 모든 걸 다 말해달라고 합니다. 그 사람에 대해서, 그 사람의 생활에 대해서 전부 이해하지 못한다면, 이후 그 사람이 생활하기 위한 공간의 설계에 있어서 ‘최적화된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했다. 

“최고를 원한다면, 최고가 될 만큼 부단히 노력해야”
건축사사무소 씨마의 또 다른 특징은 대중들에 대한 브랜드 노출에 힘을 쏟는 대신, 자신들을 찾아온 고객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에 더욱 집중한다는 점이다. 과도한 사업 확장보다는 내실 있는 결과물을 쌓아나가는 데에 주력하는 특징 탓에, 찾아오는 고객들의 대부분은 주변 지인의 소개나 알음알음 입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고.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무수한 대형 프로젝트 수행과 화려한 수상경력 등으로 인해 이미 업계에서는 숨은 강자로서의 실력을 높이 인정받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예정우 대표는 “기능적인 완성도 그 자체로 하나의 미학이 되는 형식의 건축 외에도, 굉장히 과감하거나 실험적인 도전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저희 사옥의 경우 면적은 40평 밖에 되지 않지만, 그 이상의 공간 창출이나 활용성, 디자인적 가치를 품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제한된 면적 안에서도 이 정도 수준의 건축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클라이언트 분들에게 보여드리기 위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매년 현상공모에 꾸준히 도전하는 것도 ‘스스로의 증명’을 위한 일환이기도 하다. 끊임없는 도전을 통해 자신들의 실력이 현 건축의 흐름과 비교해 결코 도태되어 있지 않으며, 나름의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는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예정우 대표는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쉬운 말입니다. 진정으로 최고를 원한다면 최고가 될 만큼 노력해야만 합니다”라며, “대학에서 학생들과 만나며 안타까움을 느끼는 부분이 많습니다. 저마다 큰 꿈을 갖고 있지만, 그 꿈을 실현시키기 위한 노력은 등한시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지금부터 10년 뒤, 20년 뒤의 자신의 모습을 떠올려보고, 그 자리에 이르기까지 내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할 것인가를 길게 보고 부단히 정진하길 바랍니다”라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예정우 대표는 “대구에는 우수한 건축가들이 다수 활동하고 있고, 점차 서울과도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좋은 작품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대구시에서 건축문화 발전을 위해 조금만 더 힘을 실어준다면 좋은 토대 위에서 정말 좋은 작품들이 곳곳에서 태어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라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자신이 설계한 작품이 천년, 만년을 이어지기보다는, 언젠가 훗날 그 자리에 다음세대의 건축가들에 의해 더 멋진 건축물로서 재탄생되길 바란다는 예정우 대표. 시대와 함께 숨 쉬며 살아가는 건축문화를 꿈꾸는 그의 바람과 열정이 그 값진 결실을 맺을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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