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레와 품앗이 같은 사명감으로 지역사회 발전시키고 이웃사랑 앞장서다
두레와 품앗이 같은 사명감으로 지역사회 발전시키고 이웃사랑 앞장서다
  • 정재헌 기자
  • 승인 2021.09.16 14: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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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와 고령화 속에서도 정 많고 따뜻한 홍천 지역발전에 한 몸 바쳐”
홍천군의용소방대연합회 김상호 회장
홍천군의용소방대연합회 김상호 회장

의용소방대란 시군 단위로 있는 지역 소방서의 활동을 돕는 자원봉사단이다. 소방공무원이 위험을 무릅쓰고 화마로부터 시민을 지킨다면, 의용소방대는 봄과 가을이면 산불예방 캠페인을, 여름철은 태풍과 호우, 장마로 수해를 입은 주민들을 위한 청소봉사, 겨울에는 노약자의 산과 농지에서의 동사를 예방하는 순환야간순찰을 비롯해 생활 속 봉사로 지역을 수호하는 숨은 공신들이다. 물 좋고 공기 좋은 홍천군의 의용소방대원들이 모인 홍천군의용소방대연합회의 김상호 회장은 생업에 종사하는 하오안1리의 이장으로서 고향 홍천의 발전과 중흥을 위해 더 큰 꿈을 그려나간다. 그의 일상을 따라 베풂과 봉사정신이 어떤 것인지를 간접 체험해 보자. 

의용소방대 21년 차, 회장임명 첫 해를 홍천 안전지키미로 시작하다

요즘 전국 각지의 의용소방대들은 산불방지 활동 외에도 더욱 폭넓은 안전지키미와 봉사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민간인들의 안전과 건강을 수호하는 이들은 인구가 적은 농촌의 군 단위로 갈수록 오히려 할 일이 많아진다. 산과 강, 펜션으로 유명한 고장 홍천의 의용소방대는 대대로 뛰어난 소방기술과 지역재난구호활동으로 명성이 자자했는데, 지난 2021년 1월 남성의용소방대 제 10대 연합회 소속으로 회장에 추대된 김상호 회장은 홍천군의용소방대연합회를 매우 적극적으로 이끌고 있다. 홍천농고를 나와 타지에서 유통과 건설사업으로 승승장구하던 그는 법인회사의 부도로 사업실패를 경험하고 귀향했다. 당시 자신을 보듬어 준 고향에 은혜를 갚고자, 2000년 홍천읍의용소방대원을 시작한 김 회장은 홍천군민의 사랑을 듬뿍 받는 지역사회 발전의 주역으로 우뚝 섰다. 

회장 1년 차인 그의 하루는 배달담당 2명, 사무담당 1명으로 이뤄진 그의 생업인 설악음료 홍천대리점 대표일로 시작된다. 대리점 영업 일에도 자신 있는 그의 ‘마당발’이 더욱 진솔하게 보이는 이유는, 바쁜 일정을 쪼개 이장으로서 동네의 대소사를 두 팔 걷어 부치고 적극적으로 해결하러 다니기 때문이다. 농사철 가가호호 어르신들을 찾아뵙고 안부를 묻는 일도 아주 어릴 적, 땔나무 모으기와 경운기 모는 법을 배울 때부터 익숙한 일이었다. 야무지고 싹싹하던 젊은이는 이제 중년이 되었지만, 어르신들은 한결같은 김 회장을 기특하게 여기며 그 어렵다는 이장직도 2년 째 맡겨 주셨다고 한다. 그리고 홍천군의용소방대의 회장으로서, 화재예방캠페인과 소방안전교육도 중요한 업무이다. 불이 나면 진압하며 각종 재난재해에는 복구 지원을 나서는 그는, 지역발전의 가교가 될 용문과 홍천을 잇는 철도유치를 바라는 군민들의 희망도 널리 전하고 있다. 

코로나의 역습과 고령화로 시름에 젖어도 군민들의 사랑은 따뜻하더라

홍천군의 10개 읍면 지역대장 24명을 총감독하고, 홍천읍 대원 90명을 비롯해 남녀 의용소방대원 670여 명을 이끄는 김 회장은 홍천군 코로나19예방접종센터가 개소하면서, 홍천군보건소, 홍천소방서와 함께 지난해부터 코로나19 관련 공공장소방역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홍천은 80-90대 고령화지역이라 어르신들의 건강 유지가 중요하다. 그래서 2인 1조로 구성된 의용소방대원들이 4시간 씩 번갈아 예방접종센터를 방문해, 안내와 거동불편자 검사이동지원, 접종 후 모니터링 등 보조봉사를 한다. 또 사계절 방역활동에 힘쓰는 방역대원과 의료진을 위한 간식을 보내는데, 최근에는 요즘 유행하는 수제파이처럼 센스 있는 간식선물 120명분을 보내 호응이 좋았다고 한다. 한편, 김 회장은 지역의 고령화로 점점 낙후되는 고향이 안타까워, 2016년 한울공동체를 조직한 이래 홍천의 공동체 의식을 일깨우는데도 힘쓰고 있다. 

홍천지역의 자영업자들을 모아 봉사활동을 제의한 그의 뜻에 공감한 이들이 공동체처럼 모여 집수리 봉사, 겨울철 연탄배달기부, 가수 초청 요양병원 위문공연 같은 지역 맞춤형 봉사를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그동안 김 회장이 개인 사업으로 번 돈도 적지 않게 이러한 봉사와 기부활동에 쓰였는데, 그의 오랜 헌신을 알게 된 독지가와 군민 이웃들이 요즘 코로나로 더욱 취약해진 독거노인과 지체장애인 후원, 저소득 한부모가정, 다문화가정들을 위해 성금을 약속하는 등 십시일반 후원을 자청하고 있다. 그래서 그는 하고 싶은 봉사는 많지만 빠듯해져 가는 예산에 고민하면서도, 점점 커져 가는 홍천의 따뜻한 민심에 감사하는 마음이 커진다고 전한다. 

봉사활동만큼 홍천 지역발전 바탕 될 준비물, 지역일꾼 출사표 앞두어

영월군청 산림직 공무원으로 일했던 그는 군 단위로 협력하여 일하는 작업에 익숙하다. “이장 일도 2년 차에 접어드니 코로나 이후 지역경제 위축을 피부로 느낀다”는 그는 홍천의 취약계층과 학생들이 일자리부족으로 떠나는 현상을 줄이고자 노력하는 중이다. 홍천의 어린이들은 거의 다문화 가정에서 태어난다. 그래서 김 회장은 귀농이든, 6차산업 관련 기술이든 젊은 군민들이 정착하고 취업할 수 있는 여건을 빨리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어르신들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아 농사기술을 배울 시간도 촉박한데다, 지역의 특산물과 연계하고 관광산업으로 이끈다면 좋겠지만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을 많이 모을 수 없는 점도 안타까운 일이다. 그런 와중에 이번 도쿄올림픽 펜싱국가대표들이 전해 온 낭보는 홍천군펜싱협회 부회장인 그를 기쁘게 한다. 

본래 홍천군의용소방대도 체육행사로 유명했지만, 정년퇴임이 63세라 소방대원 수가 점점 줄고 있어 체육행사의 범위도 좁아졌다고. 그렇지만 지난달부터 전국적으로 펜싱의 인기가 상승했고, 영입된 고교 펜싱부 학생들의 실력도 점점 늘고 있는 요즘 김 회장은 신명이 난다고 한다. 이렇게 활기찬 마음을 지역사랑으로 이어가고자, 김 회장은 홍천군의용소방대연합회장 활동 외에도 홍천을 위한 미래 목표를 하나 더 세웠다고 전한다. 김 회장은 지역발전을 위해, 군 단위의 의원부터 시작해서 지역 부흥과 사업 유치 등 보다 적극적인 활동을 계획 중이다. “모든 완장에는 막중한 무게감이 따른다”고 말하는 김 회장은 “앞으로도 많이 배우고 노력하여 취약지구 순찰 일과 불우이웃돕기, 코로나방역과 자원봉사 외에도 할 일을 찾아 보다 적극적인 지역 일꾼으로 거듭날 것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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