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품종 소량생산의 시대, 기술로 미래를 열다 ‘㈜케이테크로버’
다품종 소량생산의 시대, 기술로 미래를 열다 ‘㈜케이테크로버’
  • 정시준 기자
  • 승인 2021.09.16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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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테크로버 강대희 대표
㈜케이테크로버 강대희 대표

머릿속에서만 혹은 이론으로만 존재했던 아이디어가 비로소 현실로 구현되는 순간, 바로 시제품 제작의 순간이다. 시제품을 제작함으로써 제품은 물론 사업의 개념을 보다 구체적으로 정립할 수 있게 되고, 이를 통해 내부 구성원 및 외부 이해관계인과의 소통과 협력도 더 효과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다. 시제품 제작을 통해 수많은 오류와 실패를 사전에 테스트하고 완성도를 높여갈 수 있으며, 제품의 기능과 구성이 실제로 얼마나 기대만큼 작동하는 지를 확인하며 본격적인 제품 양산에 뛰어들 수도 있게 된다. 이번호 <월간 인터뷰>에서는 다년간의 기술 축적과 산·학·연 협력을 통한 기술 고도화에 기반해 시제품 제작 및 다품종 소량생산 부문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강소기업, ㈜케이테크로버의 강대희 대표를 만나봤다.

진공주형 분야 최고 수준의 기술력 입증, 꾸준한 성장세로 이목 끌어
시제품 제작을 위해서는 여러 기술적 고려사항이 필요하다. 다양한 제작 방식 중 어떤 것을 선택하는 것이 이후의 제품 완성도를 높이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가를 판단해야 하는 것은 물론, 이 과정에서 제품의 기계적 기능이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지, 후가공 표면처리를 하기에 물성은 적합한지 등을 판별하기 위해서라도 시제품의 높은 품질이 담보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케이테크로버는 진공주형 기술을 주력으로 CNC 목업, 3D 프린터 등을 활용한 시제품 제작과 역설계, 표면처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07년 공주대학교 천안캠퍼스에서 ‘케이텍’이라는 이름으로 출발한 이래, 공주대 산학협력단 제품개발센터,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로봇종합지원센터, 호서대 산학협력단 시제품개발센터 등과 협력 사업을 펼치며 성장의 기반을 닦았다. 2009년에는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안산POST-BI센터에 입주했으며, 같은 해 11월 지금의 ‘㈜케이테크로버’로 법인전환 한 뒤에는 다수의 전시회 및 박람회 등에 참가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아왔다. 특히, 2013년 ‘자랑스런 기업인상’ 수상, 2015년 ‘중소기업청장 우수기업인 표창’ 등을 수상하기도 한 강대희 대표는 관련 업계에서 20년 이상 종사했던 인물로, 케이테크로버 창업 후 ‘진공주형 부문’의 1세대 엔지니어로서 국내에 진공주형 기술을 전파하고 알리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해오고 있다.
강 대표는 “국내에 진공주형 시장이 형성된 것은 80년대 초중반 무렵으로, 주요 대기업의 시제품 제작 의뢰를 수행하고자 일부 업체들이 일본이나 유럽 등에서 기술을 도입했던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하지만 관련 장비가 상당한 고가이기에 일반적인 업체들로서는 설비 구축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고, 최근까지도 일부 가공업체에서 3D프린터와 함께 구색용으로 운영하고 있던 정도가 현실이었습니다. 이에 저희는 아직 국내 진공주형 시장이 널리 확산되지 않은 상황에서 확고한 전문성을 갖춘다면 기업 성장의 비전이 있으리라 생각하고 대학 연구실에서 보유한 장비를 위탁 운용하는 방식으로 사업 기반을 꾸렸습니다. 이후 2009년 법인 설립까지 주변의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으며, 무엇보다 대학, 연구소 등과의 활발한 협업을 통해 고도화 된 기술력을 축적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자부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케이테크로버’는 세계 시장과 견주어도 전혀 뒤쳐지지 않는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외 전시회에 자신들의 이름을 알려왔다. 특히, 최근에는 스마트 경영혁신을 통해 디자인부터 설계, 프로세스 제의에 이르는 원스톱 서비스 체계를 구축했다. 이를 발판 삼아 대기업 1차밴더 업체를 통해 120대 가량의 자율형 카트 전기차의 내·외장 부품을 제작·공급했으며, 최근에는 오랫동안 연구·개발을 함께해오던 경기도 수원의 ㈜마노코리아와 협력해 커피드립머신기 시장에도 진출했다. 부품의 디자인 요소와 함께 기구물의 특유한 강도와 열 안정성 때문에 고도의 기술력을 요하는 어려운 시장이었지만, 우수한 기술 역량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금까지 주목할 만한 성과를 일궈내고 있다.

다양한 장점 가진 진공주형 기술
‘진공주형’ 기술이란 액상소재와 경화제를 혼합한 유동성 재질을 진공상태로 만들어 실리콘 재질의 형틀에 주입해 굳혀 고체화 시켜 제품을 제작하는 방식을 말한다. 사용하는 형틀의 재질명을 따라 실리콘주형법이라고도 부르는 이 기술은 대량생산에 사용하는 열가소성수지가 아닌 열경화성 수지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며, 몰드가 실리콘으로 되어 있고, 기압차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다양한 사출성형 방식 중에서도 간이금형에 속한다. 때문에 여타 사출 방식에 비해 금형의 제작 속도가 최소 10배 이상 빠르며, 금액 또한 저렴해서 디자인 수정이나 재질의 변동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이에 대해 강대희 대표는 “진공주형 기술은 신속하고, 정밀도 있는 시제품을 제작할 수 있으며, 시제품 제작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활용 분야에 따라 적합한 재료를 공급할 수 있어 시제품 제작에 매우 유용하며, 제품개발의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시스템이라 꼽힙니다. 뿐만 아니라 사출성형보다 두께가 얇은 제품을 만들 수 있으며, 거푸집이 수형 또는 암형 만으로 충분하기에 값싸고 쉽게 만들 수 있다는 것도 특징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진공주형 기술의 장점은 이 뿐이 아니다. 실리콘의 특성상 변형 및 수축이 매우 적어 원형 모델과 동일한 형상의 제품 정밀도를 얻을 수 있으며, 마스터모델로 얻어진 실리콘 몰드로 단시간 내에 단품이 아닌 소량의 제품을 확보할 수 있다. 일체형 제품의 생산이 가능하며, 3D프린터의 적층방식은 내구성이 부족한 것과 대비해 상당히 견고한 강도의 제품을 제작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아울러 진공상태에서 주형하기 때문에 액상수지 내에 있을 수도 있는 기포를 최소화할 수 있으며, 주형 시 나사 같은 기타 구조물의 인서트가 매우 용이하다. 요구 색상에 대한 제품 제작도 가능하며, 주형 제작 후 착색, 도장 및 인쇄 등의 후공정 처리가 용이하기에 추후 양산될 제품의 디자인을 확인하기에도 효과적이다.

모두와 함께하는 성장, 작지만 강한 기업을 목표로
강 대표는 “진공주형은 산업 전 분야에 다 활용할 수 있는 멀티 기술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는 자동차 시장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자동차 시장은 진공주형이 도입되던 초기부터 시제품 제작에 활발하게 활용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단순한 시제품 제작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뛰어난 강성과 내구성을 바탕으로 진공주형 기술이 실제 제품 제작에도 폭넓게 활용될 수 있으리라 판단했으며, 2000년대 후반 국내 첫 양산형 수제 자동차인 ‘S사’에 내·외장 부품 150~200가지를 공급하며 나름의 시장 가능성을 확인하고 자신감 또한 얻을 수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의료기기 시장과의 협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의료기기의 경우 사용처가 제한되어 있고, 대량으로 생산하지 않는 까닭에 저희 기술과의 매칭이 잘 이뤄지고 있으며, 이밖에도 부품의 복원이나 복제 등에도 저희 기술이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덧붙여 그는 “4차 산업혁명 시기에 접어들며 제조업 트렌드는 과거의 소품종 대량생산이 아닌,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의 안목이 높아지고, 일률적인 디자인보다는 특색 있고 희소성 있는 디자인을 선호하기에 저희가 보유한 진공주형 기술이 새로운 틈새시장을 창출할 수 있으리라 전망하고 있습니다”라며, “국내에서는 아직까지도 제조업에 대한 인식이 그리 좋지 못하고, 특히 ‘진공주형’을 ‘기술(Technology)’로 대우하지 않는 경향도 지배적입니다. 제가 논문을 발표하고,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등 연구 분야에 꾸준히 힘을 쏟고 있는 까닭은 바로 이러한 인식을 바꾸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더 많은 기업들이 성장하고, 우수한 인재들이 배출되어 ‘진공주형’이 당당한 하나의 기술로서 인정받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저희는 앞으로도 세계에서 주목받는 기술, 한국의 힘을 세계로 알리는 데에 일조하는 강소기업을 만들어가는 데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새로운 가치와 시장을 발굴함으로써 모두와 함께하는 성장을 만들어내고자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는 이들의 열정이, 앞으로 어떤 결실을 맺게 될 지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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