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미와 현대를 잇는 다리가 되다
조선의 미와 현대를 잇는 다리가 되다
  • 손인성
  • 승인 2021.05.14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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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여숙 화랑
박여숙 화랑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진 남산의 푸르름 속에 자리 잡은 모던한 흰 건축물은 미국의 세계적인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Frank Lloyd Wright)가 숲속에 지은 낙수장(Fallingwater)만큼이나 획기적인 작품이다. 일반적인 갤러리는 평지 위에 안착한 하얀 덩어리의 건물이지만, 박여숙화랑이 이태원으로 이전하며 설립된 이 건축물은 건폐율이 낮은 언덕 위에 투명한 유리 통창과 자연을 그대로 품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자연에 순화하는 조선시대 선조들의 미감을 계승하여 미술과 아우를 수 있는 가장 수수하고 덤덤한 공간을 마련하고자했던 박여숙 관장의 섬세한 배려로 탄생한 것이다. 
바로 이곳에서 사회에 이면에 있는 이들을 발굴해내고, 대중들에게 소개하는 것. 그리고 기존의 한국적인 것을 국내외로 알려 예술계에 이바지하는 것. 화랑의 순기능을 뚝심 있게 고수하고 있는 ‘박여숙 화랑’의 박여숙 관장을 만나 보았다.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 

박여숙화랑은 1983년 당시 문화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강남에 처음 자리를 잡았다. 
자신의 이름에 부끄럽지 않은 화랑이 되겠다는 뜻에서 당시로써는 파격적으로 관장 본인의 이름을 따서 화랑명을 지었다고 한다. 그 이후 30년이 넘도록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파리, 영국 등 한국 미술을 소개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가는 열정과 굳은 의지로 화랑을 운영하고 있다.   
박여숙 관장은 “당시 저는 국내에 팽배한 근현대 작가 위주의 화랑 경영에서 탈피하고 싶었습니다. 젊고 역량 있는 작가들의 발굴에 힘쓰는 화랑이 되고자, 미술품의 대중화를 위해서 미술품의 카드 할부 판매 등 당시로써는 선례가 없는 경영 방침을 내세워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저희 화랑은 2021년을 기점으로 개관 38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저희 화랑의 기획 전과 기획 초대전은 대중들과 평론가들에게 언제나 좋은 평가를 받고 있고, 한국 현대 미술 발전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한국적 정신을 간직하면서도 세련되고 깊이 있는 현대적인 작품들을 언제나 저희 박여숙 화랑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라는 말을 전했다. 
현재 메인 전시장에서는 권대섭, 박서보, 김창열, 전광영, 서세옥, 이진우, 박종필, 남춘모, 이용백, 김성호, 이승희, 이헌정 작가들의 작품들이 전시 중이며, 투명한 유리창을 통해 들어오는 따스한 봄 햇살이 조명의 역할을 대신해주는 2층에 위치한 “수수덤덤” 공예관에서는 이세용, 이택수, 이현배, 이경노, 이헌정, 이천수 작가들의 공예품들이 소개되고 있다. 조선의 미를 계승한 도예 작품과 더불어 한국의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들을 감상하고 싶은 이들이라면 언제든지 방문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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