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의 길에서 인생의 참된 지혜와 행복을 찾다
배움의 길에서 인생의 참된 지혜와 행복을 찾다
  • 정재헌 기자
  • 승인 2018.07.16 11: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성여자중고등학교·양원주부학교·양원초등학교 이선재 교장
일성여자중고등학교·양원주부학교·양원초등학교 이선재 교장

[서울=월간인터뷰] 정시준 기자 = 시대와 환경, 나이와 성별에 관계없이 언제나 통하는 인생의 가장 훌륭한 지혜는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공부를 계속하라”는 것이다. 일생 동안 배움의 자세를 잊지 않고 지속적으로 공부하는 사람은 영원한 젊은이다. 그러나 대다수의 현대인들은 ‘배움’을 ‘어떠한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만 치부하는 오류를 저지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의 삶은 수업의 연속이며, 끊임없이 배우려는 의지만이 자신을 현명하게 만들어 준다는 참된 가치를 지켜나가고 있는 이들이 있어 만나봤다.

평생교육의 최전선, ‘배움’의 진정한 가치를 전파하는데 앞장서
북유럽을 대표하는 나라 ‘스웨덴’은 한반도 면적의 2.4배에 달하는 국토를 보유하고 있지만, 그 중 숲이 69%를 차지하고 있고, 척박한 땅과 혹독한 겨울을 가진 북유럽의 불모지였다. 그러나 2018년 현재 스웨덴의 1인당 GDP는 5만 8345달러로 세계 11위에 올라있으며, 복지·의료·정치 등의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살기 좋은 나라’로 손꼽힌다. 이러한 결과를 낳을 수 있었던 요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체계적이고 전폭적인 교육지원정책을 통해 이룩한 국민 전체의 높은 교육·의식 수준이 큰 영향을 미쳤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 가운데서도 스웨덴은 ‘평생교육’의 요람이자 세계1위의 선진국으로 평가받는다.

일성여자중고등학교·양원주부학교·양원초등학교의 이선재 교장은 “스웨덴은 ‘교육’을 삶의 연장선으로 보는 특징을 지닙니다. 일반적인 국가들이 의무교육과 대학교육을 마치고 사회로 진출해 실무를 담당하는 교육제도를 갖고 있는 것과는 달리, 스웨덴에서는 성인이 되더라도 지속적인 평생교육의 기회를 통해 국민 개개인의 지적 경험을 완성해나가는 사회구조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즉, 정규의무교육이 개인을 한 명의 ‘사회구성원’으로 성장시키는 과정이라면, 그 이후의 ‘평생교육’을 통해 그들이 국가나 지역사회의 삶을 깊이 이해하고 참여하도록 만드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더욱이 이러한 평생교육 제도는 첨단기술의 발전과 함께 급변하는 사회에 보다 손쉽고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갈수록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선재 교장은 바로 이와 같은 ‘평생교육’의 가치와 중요성을 되새기고, 이를 우리 사회에 정착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저마다의 이유로 배움을 미처 다 채우지 못한 사람들이 뒤늦게나마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교육의 장을 마련한 것이다. 무려 55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배움을 찾는 이들을 위해 참교육을 실천해 온 이선재 교장은 1960년 야학을 연 이후, 1963년 일성고등공민학교와 인연을 맺고 지금까지 대한민국 평생교육의 최전선에서 헌신해왔다.

‘공부는 재미있게, 학교는 즐겁게, 인생은 행복하게’라는 슬로건 아래 2005년 1월 25일 최초로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학력인정 양원초등학교를 인가받았으며, 지금까지 그가 배출한 졸업생만 5만 6천여명에 달한다고 한다. 이 교장은 “일찍부터 성인 여성교육에 앞장 선 저희 학교는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교육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회 각 분야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지식정보화 기술에 발맞춘 교육으로 여성들이 이러한 흐름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조희연 교육감과 함께
조희연 교육감과 함께

즐겁고 행복한 학교, 꿈을 펼치기에 늦은 시간은 없다
오랫동안 교육 일선에 몸 담아온 이선재 교장이 가장 안타깝게 여기는 부분은 여전히 많은 이들이 교육에 대한 두려움으로, 혹은 이미 새롭게 배움을 받기엔 늦었다는 이유로 이를 회피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정보기술이 고도화 된 지금은 언제 어디서나 배움의 길을 찾을 수 있지만, 자신감과 용기가 결여되어 쉽사리 나서기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어린 시절, 가난한 살림 때문에 혹은 여자라는 이유 하나로 배움의 때를 놓친 여성들에게 저희는 55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참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부디 배움의 열차에 동승하셔서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답답함과 서러움을 훌훌 털어버리고 밝고 활기찬 기쁨을 누리시기를 바랍니다”라고 당부했다.

그가 많은 이들에게 ‘배움의 길’을 좇으라고 강조하는 이유는 학교 전반을 둘러싸고 있는 활기찬 분위기에서도 엿볼 수 있다. 학창시절 못 다 이룬 행복, 꿈에 그리던 학교생활을 누리고 있는 이들의 모습은 더없이 즐겁고 에너지가 넘친다. 일반학교와 같은 교육 커리큘럼 외에도 수업시간 외에 특별활동으로 시낭송반, 합창반, 국악반, 영어회화반, 영어연극반, 한자공부반, 글짓기반, 컴퓨터반, 하모니카반, 웃자동아리, 걷기동아리, 노래교실, 팝송교실 등 자신의 숨겨진 잠재력을 꽃피울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이 준비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양원주부학교에서는 학력인정 평생교육프로그램 이수를 통해 초등·중학과정의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으며, 검정고시를 통해 대학진학의 꿈을 이룰 수도 있다. 실제로 일성여자고등학교에서는 무려 12년째 졸업생 전원이 대학에 합격하는 꿈같은 성공스토리를 계속해 써내려가고 있다.

한편, 55년간 비문해자 및 제대로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헌신해온 이선재 교장은 올해부터 그가 운영 중인 양원초등학교 신입생을 받지 못하게 되었다. 평생교육법에 따라 재단법인·학교법인에만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 인가를 내주는데, 2007년 이전 설립된 시설은 설립자가 물러날 경우 학교 운영자가 반드시 법인으로 전환해야 한다. 즉, 학교를 계속 운영하기 위해서는 법인으로 전환을 해야 하지만 시설 마련 등 여러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법인 전환이 쉽지가 않은 상황인 것이다.

이에 교육부 산하 국회의원 10명은 지난 5월 3일 평생교육법인을 설립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여 평생교육기관의 전문성과 공공성 강화 및 학력 인정 평생교육시설의 설립주체를 평생 교육 법인으로 전환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평생교육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발의하였다.

이 교장은 “졸업생들이 감사 인사를 위해 찾아오고, 그들이 사회 각 분야에 진출해 활약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더할 나위 없는 큰 보람을 느낍니다. 앞으로도 힘닿는 데까지 더욱 많은 이들을 위해 가르치는 일을 계속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배움의 길에서 얻을 수 있는 행복을 사람들에게 전하고, 교육으로 한층 성숙된 사회를 만들어가는 일에 헌신하고 있는 그의 노력이 모쪼록 값진 열매를 맺을 수 있게 되길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