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배우는 현대미술, 생각의 크기를 넓히다
영어로 배우는 현대미술, 생각의 크기를 넓히다
  • 정시준 기자
  • 승인 2020.09.24 1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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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아트앤스튜디오 김지선 원장
뉴욕아트앤스튜디오 김지선 원장

교육의 대상이 아닌, 재미있는 표현 수단으로서의 ‘미술’
아이들은 자신이 보고, 느끼고, 생각하고, 상상한 것 모두를 자신의 표현활동 속에 반영한다. 하지만 말이나 글로써 이를 온전히 담아내는 것은 아직 어린 아이들에게는 버거운 일 일 수밖에 없다. ‘뉴욕아트앤스튜디오’의 김지선 원장은 아이들의 독창적인 감성과 풍부한 잠재력, 그 무한한 상상의 세계를 ‘그림’을 통해 외부로 표출해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뉴욕아트앤스튜디오’는 5세에서 초등학생까지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영어로 진행되는 창의미술 수업을 펼치고 있는 곳이다. 특히, 틀에 박힌 입시미술 형태에 머물렀던 그간의 국내 미술교육 시스템에서 벗어나, 아이들이 재미있고 자유롭게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커리큘럼을 구성하는 것은 물론, 아트페어, 뮤지엄 기반의 수업을 통해 가장 최신의 현대미술 트렌드를 아이들이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할 수 있도록 이끌고 있다. 또한, 아이들 수준에 맞춘 영어로 수업을 진행함으로써 자연스러운 회화 능력도 체득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이에 대해 김지선 원장은 “저 또한 어렸을 때부터 미술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었고, 관련 전공으로 나아가고자 예술고등학교에 진학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제가 접한 미술교육은 어떤 그림을 어떤 방식으로 그려야 하는지, 어디에 명암을 넣고, 어떤 구도를 택해야 할지를 가르치며 모두에게 똑같은 그림만을 요구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품고 있던 작가의 꿈과는 멀어지고 있다는 생각에 미국으로의 유학을 결정했고, 그곳에서 ‘정해진 답을 두지 않고 제가 원하는 대로 그림을 그리는’ 교육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자신이 배웠던 것과는 전혀 다른 접근법을 마주한 김지선 원장은 우리나라 아이들이 이러한 교육을 아주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다면 생각의 크기를 넓혀나가는 데에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고, 이에 한국으로 돌아와 ‘뉴욕아트앤스튜디오’를 설립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가 아이들을 위한 교육에 뛰어들며 세운 방침은 크게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교육으로서의 미술이 아닌, 즐겁고 창의적인 활동으로서의 미술을 아이들이 접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것, 그리고 두 번째는 아이들 한 명 한 명의 잠재력과 개성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곁에서 돕는 것이다. 뉴욕아트앤스튜디오가 클래스 당 최대 4명의 소수정예로 진행되는 것과, 고전 명화 외에 현대미술까지도 수업의 소재로 삼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일환이다. 김 원장은 “많은 분들이 익히 알고 있는 것처럼 현대미술은 그 주제나 재료, 도구, 그리는 방식 등에서 기존의 고정관념을 탈피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우리 다음 세대를 살아갈 아이들이 배우는 미술이 오래 전 정해진 틀에만 얽매여 있다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에 저희 스튜디오에서는 아이들 한 명 한 명이 가진 저마다의 개성을 살리고, 이를 장점으로 승화시킬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미술의 재료가 연필과 물감 외에도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라고 말했다. 

“아이들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그 잠재력을 키워주는 공간을 만들어가겠습니다”
정해진 틀이나 형식 없이, 늘 자유로운 사고력과 표현력을 추구하는 뉴욕아트앤스튜디오의 수업 방식은 아이들 뿐 아니라 학부모에게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지난 6월에는 건물 소유주의 허락을 받아 건물 외벽에 아이들이 직접 벽화를 그리는 프로젝트를 진행, 뜨거운 호응을 받기도 했다. 김 원장은 “건물 외벽에 스프레이 등을 사용해 그림을 그리는 ‘그래피티’는 누군가에겐 거리의 낙서로 치부되기도, 또 다른 사람들에게는 예술로 존중받기도 합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그래피티 아티스트인 ‘뱅크시(Banksy)’의 작품에서 모티브를 얻어 진행한 이 프로젝트는 아이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이나 소망,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벽면에 페인트를 사용해 그리는 것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아이들은 물론 부모님들도 매우 만족하는 수업이었고, 추후 날씨가 좋아지면 2차 수업을 진행할 계획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라고 전했다.
이에 덧붙여 그는 “처음 스튜디오에 온 친구들은 마음대로 원하는 것을 그려보라는 이야기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고 어려워하기도 합니다. 이미 다른 학원들을 다니며 선생님이 지도하는 것, 내주는 과제를 수행하는 방식에 익숙해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 표현하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게 되고, 이전보다 훨씬 독특한 그림, 창의적인 생각들을 보여주며 저를 놀라게 하곤 합니다”라며, “저희가 흔히 사용하는 ‘학원’이라는 명칭 대신 ‘아트 스튜디오’를 표방하게 된 것은, 혹시 ‘교육’이라는 시스템이 아이들의 무한한 상상력과 잠재력을 제한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고민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매주 달라지는 커리큘럼과 매달 다른 테마 선정, 국가와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아티스트들을 아이들에게 소개하는 것도 이에 일환이며, 앞으로도 과학이나 수학에 미술을 접목하거나, 공공시설, 지하철역사 등의 이색적인 장소에서 전시회를 개최하는 등 아이들이 생각의 틀을 깨고 나아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계획입니다”라고 밝혔다. 아이들의 무한한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공간, 아이들과 학부모님 모두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뉴욕아트앤스튜디오를 만들어가겠다는 김지선 원장의 바람이 어떤 결실을 맺을 지 주목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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