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트’, 패턴의 답습보다 디자인을 도입하여 창작하는 개념이 더 중요
‘니트’, 패턴의 답습보다 디자인을 도입하여 창작하는 개념이 더 중요
  • 정재헌 기자
  • 승인 2020.09.24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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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터’보다는 니트 ‘아티스트’를 키울 강사 만드는 편물명장”
김기선 명장/㈜에스킴니트디자인 대표
김기선 명장/㈜에스킴니트디자인 대표

대한민국명장 제 337호(편물명장), 제7회 한국국가기능올림픽대회 수편물 금메달, 편물기사 1급자격 및 일본편물문화협회 기계니트지도자, 일본수예보급협회 손뜨개 사범이라는 화려한 경력의 니트마스터, 김기선 명장은 올해 5월 서울강동송파교육청에서 정식 교육학원사업을 인가받았다고 한다. 사업과 교육, 어느 분야도 소홀함이 없는 김 명장은 편물교육의 상징인 일본보그사의 교과서를 외국어로서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어로 번역하는 작업에 힘써 왔다. 그런 김 명장에게 앞으로 바람이 있다면 이 교육과정을 디자인과 접목시켜, 디자인을 모작하고 답습하는 대신 니트의 성향을 이해하고 자신만의 아트를 창조하는 ‘아티스트&디자이너’들을 기르는 일이다.

우수한 한국어교과서와 강사, 소재에 시너지를 더할 전문학원 재출범

한국 니트분야에서 잊을 수 없는 이름은 단연 3대 편물명장인 ‘김기선 명장’이다. 그는 일어를 아시는 어머니의 영향으로 일본 편물을 배우러 유학길에 올랐다. 
해외유학이 까다롭던 시절 일본보그사 회장으로부터 도움을 받아 공부를 마칠 수 있었으며 정상급 커리큘럼의 일본보그사와 일본수예보급협회의 한국어교과서 판권을 유일하게 따냈다. 정통 편물전문가이자 응용에도 관심이 많은 김 명장은, 2005년 시작한 사업체를 10년 후 ㈜에스킴니트디자인으로 재출범시켜 출판업, 통신판매업으로 확장, 올해 5월에는 교육학원으로 정식 인가받고 디자인 파트를 도입하려고 한다. 니트의 8할은 공방에서 얻는 좋은 패턴(도안)이라고 하지만, 김 명장은 국내 교육기관, 일본기업, 중국유한공사 임원을 거치면서 한국 니트 분야의 발전을 위해서는 기본기를 응용하는 니트 디자이너를 많이 배출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러기 위해 우선 니트를 보고 모사하는 것이 아닌, 응용에 필요한 이론, 구조, 속성을 익힐 수 있도록 본교과서 10권, 부교재 6권으로 구성된 총 16권의 일본원서를 3년에 걸쳐 번역하여 출간하였다. 또한 이렇게 잘 번역된 한국어교과서를 읽고 숙지하여,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창업과 강사 일을 할 수 있는 2년 6개월 정규자격과정을 운영 중이다. 입문과(6개월), 강사과(6개월), 지도원(1년), 준사범(6개월) 코스는 프로 ‘니터’를 만드는 데 부족함이 없다. 나아가 김 명장은 이렇게 니트를 배워 창업을 하거나 좋은 강사가 될 수 있으며, 니트 소재의 안목을 키운 후 창작을 하는 ‘니트 디자이너’, 응용을 하는 ‘니트 아티스트’로 발전해 갈 니트 전문학교를 지향한다고 전한다. 

니트 분야도 <프로젝트 런웨이> 콘셉트의 창조적 디자이너 키워야

㈜에스킴니트디자인에는 니트전문강사 강일순 선생의 딸이기도 한 부원장 김희정 선생, 행정학과를 전공한 안소연 선생, 통계학과를 졸업하고 유명 수학강사였던 이은정 선생, 불어불문학도이자 의류학과 석사인 김선미 선생, 그리고 혈액암 투병 중에도 부평에서 손뜨개교실을 운영하며 열성을 보이는 장희정 선생, 문예창작과를 전공한 조현숙 선생 등 서로 다른 분야에서 니트를 사랑하여 김 명장의 제자로 만나 니트 인생을 살기로 결심한 강사들이 많다. 김 명장은 제자를 강사로 기르는 작업은 현재진행중이며, 디자인전공자와 경력단절 여성 등 주로 40세 전후의 여성들이 찾아와 니트를 배운다고 한다.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이들의 열정에 보답하고자 김 명장은 교통편의가 좋은 2호선에 자리를 잡았고, 소수정예 프로교육보다는 열린교육, 평생교육을 추구하고 있으며 만학도인 이들에게 디자인 교육은 이들에게 좋은 옵션이 될 것이라고 한다. 김 명장은 니트에도 <프로젝트 런웨이> 같은, 콘셉트가 있는 창작 스타일을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한다. 
Woven(직물)은 만들어진 원단에서 디자인이 시작되지만, 니트는 Woven(직물)과 달리 원단을 만드는 과정에서 시작하게 된다. 그만큼 많은 것을 필요로 한다. 김 명장은 종횡으로 편물을 짜고, 패턴을 따라 작품을 만드는 ‘니터’도 니트 시장을 이끌어 가지만, 대중들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이를 뛰어넘을 창작과 디자인 옵션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그런 니터가 디자인을 배우거나, 혹은 타 분야 디자이너가 니트를 배우게 되면 콘셉트에 따라 옷이나 소품을 만드는 것을 넘어 응용을 할 줄 아는 니트 디자이너와 아티스트가 될 수 있다.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을 때에도, 3D업종이라 불릴 때도 있었지만 100시대, 코로나19로 변화할 미래세계에서는 지역사회 중심으로 재편되는 생활패턴에서 더욱 필요한 분야가 되리라 기대해 본다. 
김 명장은 한국어교과서와 교육기관을 갖춘 이유 역시 국가가 선정한 ‘편물명장’이 될 때부터 생각해둔 것이라며, 앞으로도 좋은 강사를 길러내는 것이 자신의 소명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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