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미술문화 발전의 요람 될 닥터오갤러리 개관
시니어미술문화 발전의 요람 될 닥터오갤러리 개관
  • 오상헌 기자
  • 승인 2020.08.19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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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오갤러리 오용환 교수/화가
닥터오갤러리 오용환 교수/화가

12지 띠동물 시리즈로 글로벌 초대전에서 큰 인기를 누린 화가 오용환 교수는 어린이 미술교육과 학원 개념이 드물던 40년 전부터 이론과 실기 교육기관 ‘푸른미술연구소’를 만들어 미술교육 대중화에 기여했다. 그런 오 교수가 정년퇴임 후 어린이미술교육의 요람으로 삼았던 경기 광주 퇴촌에 지난 7월 시니어미술문화 발전을 위한 둥지를 틀었다. 시니어미술교육과 후학양성, 미술을 통한 재능기부 및 봉사에 이어, 오 교수는 소장한 미술품 전시까지 할 수 있는 닥터오갤러리라는 평생의 숙원을 푼 기쁨이 크다고 한다. 앞으로 전시장과 미술교육장으로 활용될 닥터오갤러리의 오픈 소식과 함께 오 교수의 근황을 소개한다. 

구상과 추상에서 실력 다진 화가 겸 교육자, 12지 동물의 매력 담아
70-80년대의 한국 구상미술에서 극사실적인 정물화로 목우회의 단골 입상자였던 화가 오용환 교수는, 90년대 들어 창작미협에서 추상화로 다시 특선과 입선으로 존재감을 알리면서 서양화 분야에서 입지가 높은 예술가다. 30대 초반에 1회 개인전도 90년대 화가 간 경쟁이 치열했던 예술의 전당에서 개최했을 만큼, 정통과 실험정신이 조화된 오 교수의 작품들은 주로 유화이며 나이가 들수록 건조가 빠른 아크릴 작업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의 최근 작품들은 12지 띠를 상징하는 동물들로, 민화처럼 따뜻한 톤으로 휘영청 뜬 달과 밝은 해를 중앙에 배치하고 산과 소나무가 푸근하게 어우러진 배경 안에 동물들을 그린다. 조선일보미술관 초대전에 이어 한 달 일정으로 말레이시아 관광청 초청전시에 12지에 해당하는 12개를 비롯해 총 60개 작품을 소개하기도 한 오 교수는, 그 외에도 총 11회의 개인전은 물론 각국 대사관과 관광청 초청전을 많이 다녀왔다고 한다. 또한 유년기의 언덕과 나무, 그리고 생년에 맞게 상징하는 동물의 기질과 인간관계를 통해 인류는 장수와 행복을 찾는다는 메시지에, 관객들은 인종과 종교를 초월한 공감대를 보여주었다고 전한다. 다작 덕분에 연 평균 그룹전만 10여 회 참여하는 오 교수는 스스로를 새벽에 태어난 범띠라고 하지만, 요즘 12지 중 가장 마음이 가는 동물인 소의 한 길만 걷는 우직함과 인간에게 머리부터 꼬리까지 다 주는 삶이 좋아 올해는 소 그림을 많이 그리고 있다. 또한 40년 전부터 미술연구소를 열어 아동미술교육에 헌신하며 오감미술교육을 발전시키기도 한 그는 정년퇴임 후에도 덕성여대 학점은행제 교수로 <현대미술의 이해>들을 강의하던 중, 시니어를 위한 미술문화교육 공간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고 한다.

7월 18일 퇴촌에서 시니어조형미술학원 겸한 닥터오갤러리 개관
은퇴 전부터 기독실업인모임(CBMC)소속으로 15년 간 CEO 공부를 한 그가, 경기도교육청의 인가를 받은 최초의 시니어조형미술학원을 열게 된 계기는 5년 전 180여 평의 땅에 건물을 지으면서부터였다. 투석을 받는 투병생활 중에서도 꽃나무가 영근 ‘힐링농장’ 4백 평을 가꾸며 명상하고 그림을 그리면서 오 교수는 삶의 낙을 찾을 수 있었다고 한다. 한편, 나누는 삶을 생각하는 오 교수의 꿈에 주님이 나타나 “지금이 반드시 전시장과 교육장을 만들어야 할 때”라는 조언을 하셨고, 코로나 사태로 좀 늦어졌지만 오 교수는 마침내 5년 전 주님과의 약속을 이룰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유아교육과 보육교사 자격 및 경기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중고교교사 자격을 취득하고 신갈고, 한양대 사회교육원, 동우대학교, 경기대 사회교육원 및 인문예술학부에서 강의를 해 온 오 교수는 아동미술교육을 생각했지만, 그보다 퇴촌에서 요양치료 외에도 시니어들의 마음을 윤택하게 하고 그림을 배울 문화공간을 더 바라게 됐다. 그리고 농협부설기관인 실버대학 회원 1백 명 입학식과 시니어미술교육을 한 계기로, 앞으로 실버미술분야에서 열심히 일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따라서 오 교수는 닥터오갤러리에도 시니어교육공간을 만들게 된다. 지난 7월 18일, 건평 130평에 각 60평 규모의 1,2층으로 세운 퇴촌 닥터오갤러리 개관기념식에는 경기광주시장, 소병훈·임종성 국회의원, 퇴촌농협조합장과 면장, 파출소장과 보건소장 등 지금까지 오 교수에게 각별한 관심을 보여 온 수많은 지역 인사들이 참여해 축하메시지를 전해오기도 했다. 건물 2층을 전시장으로 만든 닥터오갤러리에는 오 교수가 개인소장 한 김창복 화가를 비롯해, 김종상·김기창·박수용·이영희 작가 등 국내의 걸출한 예술가들의 작품도 감상할 수 있으며, 갤러리의 시니어조형미술학원에서는 시니어 수강생 10여 명이 둥지를 튼 오 교수를 찾아와 그림을 배우고 있다. 

아동미술교육만큼 시니어 멘탈 돕는 미술교육도 필요, 봉사활동과 병행
현재 서울은행에서 소장 중인 6백 호 그림을 완성하는 등 청년기부터 배포가 남다른 화가였던 오 교수는, 재직시절부터 좋은 작품을 발굴할 미술관과 작품수집에 상당한 사재를 들였다고 한다. “그림이 없었다면 지금쯤 살아있지 않았을 것”이라는 오 교수는 갤러리 개관이 돈보다는 은퇴 후의 문화사업 목적이라고 한다. 청정지역 퇴촌이 금전적으로 어려운 미술가들에게는 저렴한 비용으로 개인전을 개최하기 적절한 장소이기도 하지만, 미술에 관심 있는 지역 실버세대들이 갈 곳도 드물어 100세 시대에 적합한 시니어교육공간을 제공해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동미술 전문교수이자, 세계예능미술교류협회에서 15년 간 심사위원장으로 활동했고, 우정사업본부, 결핵협회, 마라톤대회, 전국학원연합회소속 홍익미술연구소 심사위원으로 활동한 오 교수는 미술치료를 오감교육에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한다. 이를 통해 만학도 화가가 될 수도 있지만, 보고 생각하고 손을 움직이는 오감발달로 약물치료보다 치매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오 교수는 믿는다. 아플 때에도 광주장애인협회 및 후배의 공익단체에도 매달 기부하고, 광주YMCA 운영위원과 퇴촌 주민자치위원을 3년 간 역임한 오 교수는 봉사하는 마음으로 독거노인의 식사를 배달하는 빨간밥차에도 참여해 왔다. 앞으로도 기부와 재능기부 봉사로 시니어를 돕고, 명예를 소중히 여기는 예술가들의 창작을 지원하는데 앞장서겠다는 오 교수는 “몽골과 베트남 초대전에 갔을 때 나라에서 작가들에게 개인 작업실을 지원하는 점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앞으로 한국에서도 전시를 희망하는 작가들을 많이 돕는 정책을 펼치길 바란다”는 의견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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