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혜의 아름다움을 품은 천년 고찰
천혜의 아름다움을 품은 천년 고찰
  • 임세정 기자
  • 승인 2020.08.19 1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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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방사 주지 법초 스님
정방사 주지 법초 스님

계절마다 각기 다른 매력으로 탐방객 발길 이어져

충청북도 제천시 수산면 능강리에 위치한 정방사(淨芳寺)는 신라 문무왕 때인 662년에 의상(義湘)대사의 제자인 정원(淨圓) 스님이 제행무상(諸行無常)을 깨닫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널리 펼치고자 창건한 사찰로 알려져 있다. 아찔한 암벽 위에 자리 잡은 정방사는 뒤로는 금수산(錦繡山)을 병풍처럼 두르고 앞으로는 청풍호와 월악산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조망으로 유명하다. 청풍호의 시원한 물길과 그 너머로 굽이치는 월악산 능선의 보기 드문 비경(祕境)은 정방사를 찾는 이들의 감탄과 탄성을 자아낸다. 특히나 금수산 거대 바위에 안긴 듯한 사찰의 모습은 화창한 봄에는 흐드러진 꽃, 녹음이 짙은 여름에는 울창한 산새, 가을에는 울긋불긋한 오색 단풍, 겨울에는 소담하게 쌓인 설경과 묘한 어우러짐을 보이며 직접 보지 않고서는 가히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절경이라 평가받는다.
정방사 주지 법초 스님은 “정방사의 염화실을 유운당(留雲堂)이라 칭합니다. ‘구름이 머무르는 곳’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새벽녘 사찰 아래로 안개가 자욱이 깔린 모습이 마치 구름위에 있는 듯해, 바라본 이가 선인이 된듯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라고 소개하며 사찰의 신비하고 경이로운 풍광을 설명했다.
정방사를 찾는 이들은 다양하다. 불자를 비롯해 타 지역에서 성지순례로 찾는 이들도 많지만 타 종교인·비종교인의 방문으로도 문전성시를 이룬다. 자연의 아름다움도 느끼고 정방사 특유의 청아한 느낌과 관세음보살을 모시고 있는 기도 도량의 신비함을 얻고자 방문하는 이들이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때문에 정방사에서는 현재 ‘코로나 19’를 경계하며 사찰 내 방역에 힘쓰고 있다. 매일 수시로 사람들의 발길이 많이 머무는 곳, 손을 많이 타는 곳에 소독을 하고 있으며 사찰을 찾아오는 이들의 건강에 유의하고 있다.
 
원하는 바를 이루는 기도 도량
정방사의 원통보전(圓通寶殿) 옆 유구필응(有求必應)이 적힌 편액은 은초 정명수(隱樵 鄭命壽) 선생의 글씨다. 이에 대해 주지 법초 스님은 “원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응답을 얻는다는 뜻입니다. 정방사는 발원이 이루어지는 관세음보살 도량이며 또한 나한 도량입니다. 그만큼 좋은 기운을 품은 사찰로서 오시는 분들이 소원 성취를 위한 간절한 기도를 통해 바라시는 모든 일을 이루어가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정방사에는 기도를 하기 위해 찾아오는 이들이 많다. 사찰에서 불교문화와 생활을 체험하는 템플스테이와는 사뭇 다른 방식이다. 법초 스님은 “진심으로 기도하길 원하시는 분에 한해서만 방사를 그냥 내어드리고 있습니다. 험준한 곳에 위치한 산사의 특성상 편의시설이 완벽하게 갖춰지지 못한 터라 특별히 연료가 들어갈 일도 없고, 밥상에 숟가락과 젓가락만 더하면 되는 일이라 별도의 비용은 필요하지 않습니다”라고 전했다. 그래서 기도를 중점적으로 하고자 하는 사람이 아닌 이의 신청은 받고 있지 않다고 법초 스님은 덧붙였다. 정작 필요한 사람들이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을 방지하고자 함이다.
또 법초 스님은 많은 고민을 안고 정방사를 찾는 사람들이 사찰의 풍경과 좋은 기운으로 시름의 반이라도 놓고 돌아간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거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마음의 응어리를 털어놓고 싶고 이야기가 하고 싶다면 언제든지 주지 스님과의 접견을 요청해도 좋다고 강조했다. 법초 스님은 “각자가 가진 고민의 크기는 모두 다르지만, 그것을 누군가에게 털어놓기까지 수없이 망설인다는 것은 동일합니다. 오히려 가까운 가족과 친구들에게 말하지 못하는 부분을 전혀 몰랐던 타인에게 털어놓을 때 편안함을 느끼기도 하지요. 수행자인 스님들이 하는 일이 그것입니다. 중생의 마음을 들어주고 보듬어 주는 것. 종교를 떠나 현대인들은 뚜렷한 해결책보다 누군가 내 이야기에 귀 기울여 줬으면 하고 바라는데, 그럴 때 언제든지 사찰을 방문해서 상담을 요청해주셔도 좋습니다”라며 정방사의 문은 항상 열려있다고 전했다.
어렵고 각박한 현대사회 속 근심과 걱정을 털어버리고, 정방사를 찾아 잠시나마 마음을 내려놓는 것으로 삶의 자유를 느껴보는 건 어떨까. 제천의 손꼽히는 기도 도량으로 경이로운 자연과 고즈넉함이 어우러진 금수산 정방사가 주는 위안은 지친 현대인에게 가장 큰 위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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