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꿈으로 담벼락 위에 피어난 곱디고운 꽃망울
아이들의 꿈으로 담벼락 위에 피어난 곱디고운 꽃망울
  • 정재헌 기자
  • 승인 2020.08.19 13: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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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 화가이자 아동‧청소년 미술문화의 장을 열어주는 선생님"
서양화가 윤수정/물듦공동체, 윤스갤러리 대표
서양화가 윤수정/물듦공동체, 윤스갤러리 대표

올해 11년 차 윤스갤러리를 이끄는 서양화가 윤수정 작가는 4년 전 포천 소흘읍에 오면서 두 가지 터닝 포인트를 맞이했다고 한다. 한 가지는 경기도교육청 꿈의학교 중 하나인 ‘드림스케치’ 프로그램을 진행한 것이고, 또 한 가지는 자신의 마음을 반영한 해바라기 그림을 본격적으로 그리기 시작한 것이다. 윤 작가는 호주 교환학생으로 유학해 스트리트 그래피티 벽화에서 깊은 인상을 받아, 한국에서 벽화동아리 ‘예쁘담’을 만들어 포천 신북작은도서관 담벽을 어여쁜 동산으로 칠했고, ‘드림스케치’로 아이들에게 새로운 융합미술을 알려주고 있다. 이렇게 자유로운 영혼의 미술교육에 앞장서고 있는 윤 작가는, 점점 더 몰두하고 있는 해바라기 그림과 함께 사람들에게 강렬한 인상과 좋은 기운을 전해주는 해바라기 전문화가로 기억될 자신의 멋진 미래를 마음속에 그려 본다.

봉사와 수업으로 교육효과와 아이들의 정서함양 효과

경기도교육청 대안교육사업인 꿈의학교 중, 4년 째 맡고 있는 ‘드림스케치’와 2년 째 접어든 ‘퍼포먼스 페인터즈’를 운영하는 윤 작가는 아이들에게 미술과 공예, 미술과 공연 등 융‧복합예술을 풍부하게 접해 볼 기회를 열어주어 아이들은 물론, 학부모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활동 중 2019년 ‘드림스케치 꿈의학교’에서 학생들과 같이 배경 제작한 동화책 포천창작지질동화 ‘한탄강에서 소곤소곤’이 한탄강지질공원센터의 교육교재로 채택되는 큰 기쁨을 아이들과 같이 맛보았다. 올해는 업싸이클링과 정크아트라는 주제를 두어, 폐타이어로 화분과 마차 같은 놀이기구를 만드는 등, 재활용이 아닌 ‘새활용’에 미술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가를 아이들과 함께 실천하고 있다. 일종의 공연미술인 ‘퍼포먼스 페인터즈’까지 운영하면서 아이들에게 일반학교에서 체험하기 어려운 잭슨 폴록의 역동적인 자유페인팅과 그래피티, 무대 위에서 펼치는 페인팅을 가르치면서, 작가 자신의 어린 시절 꿈꾸었던 작업들을 아이들과 같이 이어가는 중이다. 이처럼 윤 작가는 스케치북에 그리는 그림만이 미술이 아니라는 것을 아이들에게 경험시켜주려고 항상 노력한다고 말한다. 또한 꿈의학교를 함께 하며 ‘아이들이 행복한 교육’, ‘아이들의 숨 쉴 자유로운 공간’, ‘꿈을 향해 디딛는 첫 발의 디딤돌이 되어 주는 어른’이라는 같은 뜻을 가진 선생님들과 비영리단체 ‘물듦공동체’를 만들어 앞으로도 좋은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한다.

한편, 지역 평생학습센터에서 벽화동아리 ‘예쁘담’을 조직해 올해 5월 포천시 신북작은도서관 벽화로 어두운 분위기였던 도서관을 원예 및 캘리그라피 동호회와 손잡고 환한 정원처럼 꾸며, 지역 환경미화의 큰 획을 그었다. 
윤 작가는 벽화그리기가 지역민들의 환경을 바꾸는 디자인 예술로 각광받는다고 하며, 경기도학생교육원 포천학생야영장의 외벽도 화사하게 바꾸어 놓았다고 한다. 아이들도 처음 벽화에 참여할 때에는 봉사점수를 따기 위해서였지만, 벽에 색을 입히면서 점점 표정도 벽처럼 화사하게 변하였다. 이런 작은 변화들이 벽화봉사를 이어가는 힘이 된다고 말한다.

나를 닮은 꽃, 해바라기의 다양한 표정에 작가정신 반영

윤 작가는 미술 재능기부와 꿈의학교 활동 외에도 3년 째 코엑스 조형아트서울에 <해바라기> 시리즈로 참여하고 있는데, 올해는 큰 전시에 목말랐던 작가들과 관객들의 열정을 더욱 생생히 느꼈다는 소감을 남긴다. 윤 작가는 해바라기를 소재로 삼은 것에 대해, 10년 전에는 정물과 풍경으로 그리던 해바라기가 언제부터인가 달리 보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가장 애착을 갖는 그림인 <교감을 나누다>의 모티브가 된 것도, 4년 전 6살 딸이 어린 시절의 자신처럼 해바라기에게 마치 친구 대하듯 다정히 말을 건넨 모습이었다. 깊은 인상을 받은 윤 작가는 이 아름다운 장면을 그린 뒤 소중히 간직하고, 인간의 마음을 지닌 해바라기를 그리기 시작한다.

 또 윤 작가는 해바라기 그림을 그리는 작가는 많아도 해바라기만을 전문으로 그리는 유명한 작가는 거의 없다는 주변의 조언을 받아들여, 앞으로 해바라기 전문화가가 되겠다고 마음을 정한다. 심경의 변화도 그림에 영향을 주었다. 대체로 원색을 썼던 배경이 부친상이라는 개인사로 인해 아예 검정색으로 바탕을 깔고, 해바라기의 노랑을 입혀가며 점점 밝아지는 그림과정에서 슬픔이 아물어 가며 치유가 되고 있다는 것을 느낀 그는, 자신처럼 자신의 해바라기를 보는 사람들에게도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주로 한 송이 해바라기를 자신의 모습과 심리를 반영하여 그리고, 여러 송이의 해바라기를 그릴 때에는 그 중 한 송이를 골라 작가 자신의 존재를 나타내기도 한다는 윤 작가는 올해부터 꽃모양에 더 풍부한 표정변화를 입히는 시도도 할 것이라고 한다. 

윤 작가는 자신의 해바라기 그림에서 강렬함에 놀라거나 공감하여 눈물 짓고, 때로는 힐링이 된다는 감상자들의 반응이 붓을 쥘 에너지를 준다고 하며, 이러한 창작을 퍼포먼스 미술과 연계해 새로운 융합미술로 이어갈 생각도 있다고 한다. 비록 아쉽게도 코로나 사태로 많은 전시들이 미뤄지고 취소되었지만, 윤 작가는 이를 새로운 해바라기 창작을 위해 준비된 시간이라고도 생각한다. 그리고 뜻을 함께 하는 좋은 사람들과 활동을 하면 할수록 여러 아이디어가 떠오르기에, 물듦공동체 대표로서 지역예술문화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한다. 다양한 재능기부와 교육으로 지역 아이들과 부모들에게 문화의 결실을 전해 줄 윤 작가의 해바라기는, 진짜 해바라기처럼 올 여름 활짝 피어나 가을 즈음이면 알찬 씨앗을 맺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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