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소비자가 시골생산자를 만날 수 있는 곳간, ‘도시곳간’
도시소비자가 시골생산자를 만날 수 있는 곳간, ‘도시곳간’
  • 정재헌 기자
  • 승인 2020.08.19 13: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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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곳간 민요한 대표
도시곳간 민요한 대표

우리 식탁에서 ‘손맛’을 찾아보기 힘들어진 건 언제부터일까. 하루하루 숨 가쁜 일과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상당한 노동 강도가 필요한 ‘요리’를 요구하는 것은 어쩌면 무리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손맛을 그리워한다. 냉동이나 인스턴트, 레토르트 식품으로는 느낄 수 없는 그 ‘맛의 차이’. 최근 크게 입소문을 타며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프리미엄 반찬 편집숍 ‘도시곳간’에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미슐랭 셰프가 만드는 건강하고 맛있는 먹거리

광진구 자양동의 뚝섬유원지역을 나와 100미터가량 걷다보면 상가건물의 지하 1층에서 카페인지 베이커리인지 모를 가게를 만나볼 수 있다. 깔끔하고 세련된 인테리어와 80여 평에 달하는 넓은 공간, 곳곳에 놓인 테이블과 인테리어 소품은 물론, 벽면을 가득채운 장식장까지 그 정체를 궁금하게 만드는 곳. 자양시장 1호점에 이어, 불과 오픈 1주일여 만에 광진구 최고의 핫 플레이스로 자리매김한 ‘도시곳간’ 2호점이다.

도시곳간은 ‘프리미엄 반찬 편집숍’을 표방하며 약 1년 전 자양시장에서 그 첫 문을 열었다. 이미 현대인들의 삶의 일부가 되어버린 ‘완성품 반찬 요리’ 시장에서 지금까지보다 수준 있으며, 누구나 믿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반찬을 만들어보자는 것이 창업의 포부였다. 다품종 소량생산의 트렌드를 상징하는 ‘편집숍’의 개념을 가져온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도시곳간의 민요한 대표는 “기존의 브랜드 반찬가게들은 취급하는 품목이 한정되어 있는 탓에 소비자들이 한 곳에서 필요한 제품을 모두 구매하지 못하고 여러 곳을 돌아다녀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대형마트라면 이를 충족시켜줄 수 있을지 모르나, 그 작업과정이나 사용된 식재료에 대한 불신, 또는 대량생산에서 오는 맛의 저하와 획일화 등으로 이를 꺼려하는 분들도 많았습니다”라며, “저는 엄선되고 숙련된 셰프들이 직접 만든 반찬, 산지의 농민들로부터 직접 공수한 건강하고 신선한 식재료, 하나하나 정성이 가득 들어간 다양한 친환경·유기농 공산품들을 제공함으로써 이러한 고객들의 니즈를 100% 이상 충족시켜드릴 수 있으리라 생각했고, 그 결과물로써 ‘도시곳간’이라는 브랜드를 선보이게 되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그 스스로도 세계 최고라 손꼽히는 미국 ‘CIA 요리학교’에서 공부했고, 이후 미쉐린가이드에 소개되기도 한 샌프란시스코의 유명 레스토랑에서 셰프로 근무한 바 있는 민요한 대표는 각기 최고 수준의 경력과 실력을 갖춘 셰프들을 초빙, 도시곳간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반찬 상품들을 직접 만들고 있다. 또한, 유통기한과 재고처리의 문제로 조리식품류의 가격이 높게 책정되곤 하는 문제를 하루 전 사전주문과 일일 판매량 예측, 소량을 수시로 생산하는 방법으로 해결해 2000~3000원 대의 시중 대비 훨씬 저렴한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가성비와 가심비를 모두 사로잡은 프리미엄 반찬이 바로 도시곳간의 성장 비결 중 하나인 것이다.

“농민과 소비자를 잇는 다리가 되고 싶습니다”

현재 도시곳간에서 판매되고 있는 반찬은 약 150여 종, 공산품류는 250여 종 이상이다.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인 샐러드류는 직장인들의 아침식사 대용으로 오픈 직후 300~500개의 물량이 대부분 소진될 정도이고, 건새우볶음이나 멸치볶음, 오징어젓갈, 각종 장조림 등은 스테디셀러로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이에 더해 민 대표는 매출의 5%를 신메뉴 개발에 투자, 찾아오는 고객들이 방문 시 마다 새로운 반찬들을 만나볼 수 있도록 힘쓰고 있으며, 산지 직접 공수의 이점을 살려 제철 반찬이나 스페셜 메뉴 등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민 대표는 “고객들이 평소 애용하던 반찬가게를 바꾸게 되는 이유의 70% 이상은 ‘항상 같은 메뉴에 질려서’입니다. 저희 도시곳간은 전문 셰프님들이 직접 요리를 담당하시기 때문에 다룰 수 있는 메뉴의 폭도 넓고,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는 것도 훨씬 수월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직접 생산의 강점은 이 뿐만이 아니다. 회원 제도도 함께 운영하고 있는 이들은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커스터마이징 해 공급하기도 한다. 회원으로 등록되어 있는 고객은 도시곳간에 방문해 회원 전용으로 개발된 한정판매 품목을 구매할 수도 있으며, 집들이나 회갑연, 파티 등에 사용될 특정한 컨셉의 음식을 별도로 주문하는 것도 가능하다.

1호점에 이어, 2호점까지도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시킨 도시곳간은 최근 온라인 판매로의 영역도 넓혀가고 있다. 현재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를 통해 제품을 주문하는 것이 가능하며, 전국 단위에서는 택배 배송, 인근 지역에서는 당일 배달 시스템을 이용해 상품을 받아볼 수 있다. 민 대표는 “이미 수차례 프랜차이즈 문의를 받았지만, 아직까지는 내실을 다져나가는 기간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조금 더 시스템을 확고히 다지고, 운영에 대한 확신과 노하우가 축적된 이후에 프랜차이즈에 도전할 생각입니다”라며, “올해 말까지 송파 혹은 강남 지역에 3호점 오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조금씩 역량을 늘려나가는 것이 고객 분들에게는 더 나은 서비스를, 저희와 함께하고 있는 농민 분들에게는 소비자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창구를 열어드리는 일이라 생각합니다”라고 밝혔다. 건강하고 신선한 식재료로 정성껏 조리한 맛있는 먹거리. 농민과 소비자를 잇는 다리가 되고 싶다는 그의 바람이 값진 열매로 되돌아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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