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을 통해 세상을 만나는 아이들
미술을 통해 세상을 만나는 아이들
  • 임승민 기자
  • 승인 2020.07.17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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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그림마을미술학원 배지선 원장
책속그림마을미술학원 배지선 원장

모든 창의적 활동의 기초로서 ‘미술’을 아이들에게 알려주다
지난 2월, 세계적 권위의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석권한 봉준호 감독의 쾌거와 함께 널리 회자된 것이 있다면 바로 그의 수상소감이었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라는 그 말은 다른 무엇과의 비교가 아닌, 우리 내면 깊숙한 곳에서 흘러나오는 심상에 집중하고 그 빛을 밝혀내는 것이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창의성’의 핵심이라 이야기한다.
그런 봉준호 감독이 대학 때 만화를 연재하거나, 자신의 작품 콘셉트를 그림으로 세세하게 그려내곤 했다는 것은 익히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가 직접 그린 스토리보드는 배우와 스텝들이 영화에 몰입하는 데에 도움을 줬으며, 상상하고 생각한 것을 그림으로 표현하길 즐기는 봉준호 감독을 주변인들은 ‘굉장한 비주얼리스트’라고 소개한다. 봉준호 감독이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영화감독이 되는 데에 ‘미술’이라는 도구가 주요한 역할을 했음을 짐작케 하는 일례다.
‘책속그림마을미술학원’의 배지선 원장이 추구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미술이다. 단순한 ‘그리기’가 아닌, 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창의적 생각’의 기초가 되는 넓은 의미의 미술을 아이들에게 알려줌으로써, 아이들 스스로가 생각의 크기를 무한대로 확장해나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그는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미술을 전공한 뒤엔 그저 직업작가가 되는 걸로만 알고 있었어요. 하지만 대학을 가보니 정말 다양한 분야에 미술이 사용되고 있었고, 저 또한 자동차디자이너가 되거나, 뮤직비디오 감독이 되길 꿈꾸기도 했죠”라고 설명했다. 그러던 중 대구 교육원에서 초등~고등부 학생들과 영상을 제작하는 작업을 1년 간 수행한 배 원장은 보다 많은 아이들에게 ‘미술이 쓰이는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게 해주고 싶었고,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 학원을 개원하기에 이르렀다고 한다.

“아이들만의 자유로운 상상력과 창의력에 힘을 더해주고 싶어요”
동네에 흔히 있는 평범한 미술학원들과는 다른 교육을 펼치고 싶었던 배지선 원장의 바람은 ‘책속그림마을미술학원’만의 독특한 교육 프로그램에서 잘 드러난다. 아이들이 직접 그린 그림과 글로 책을 만드는 ‘책 만드는 아이들’, 이를 영상으로 제작하는 ‘영화 만드는 아이들’과 같은 프로그램이 바로 그것이다. 배 원장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11살 때 자신이 만든 영화를 동네에서 상영했다고 해요. 저도 아이들에게 그런 기회를 줄 수 있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 책과 영상을 만들게 되었죠. 물론 이러한 작업에는 전문성이 필요하기에 저 혼자 감당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요. 하지만 완성된 결과물의 퀄리티보다 중요한 건, 아이들이 자기 생각을 막힘없이 자유롭게 펼쳐내는 것, 그리고 이를 통해 무언가 만들어나간다는 경험이라는 생각에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노력은 실제 아이들의 대회 입상과 같은 성과로도 드러나고 있다. 전국구 미술대회에서의 대상 수상은 물론, 경남권 예술고등학교의 미술대회 입상도 꾸준히 달성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정기적인 전시회를 통해 그림, 영상 등을 선보이는 것은 아이들의 자신감과 자존감을 북돋아주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 배 원장은 “아이들과 함께 책이나 영상을 만들다보면, 그 생각의 깊이나 자유로움에 감탄하곤 해요. 흔히 볼 수 없는 컨셉이나, 너무도 재미있는 스토리들이 아이들의 상상력을 통해 발휘되죠.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어른들의 세상이 가진 여러가지 제약이나 틀, 편견, 고정관념으로부터 벗어난 아이들만의 자유로운 상상력과 창의력이 더욱 큰 힘을 갖고, 높이 날아오를 날개를 펼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거라 생각해요. 그래서 먼 훗날, 저희 학원을 거쳐 간 아이들 중 봉준호 감독처럼 멋진 멀티플레이어가 나와 주었으면 하는 소망을 갖고 있어요”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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