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과 틀을 벗어나, 자유로운 영혼의 시각을 작품에 담다
형식과 틀을 벗어나, 자유로운 영혼의 시각을 작품에 담다
  • 임승민 기자
  • 승인 2020.07.17 1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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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화가 이경욱 작가
서양화가 이경욱 작가

끊임없는 혁신, 지금까지와는 다른 작품세계 추구
인간의 특징 중 하나는 생존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에도 예술 작품을 창작하고 그것을 향유한다는 점이다. 심지어 죽음에 임박한 순간에도 예술가들은 붓을 놓지 않는다. 그렇기에 예술은 변화이고, 혁신이며, 파격이다. 예술가의 삶 전체를 관통하는 결과물로서의 예술은 결국 그 작가가 느낀 감정의 흐름과 통찰을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한국화, 문인화, 수채화의 분위기를 접목하며 몽환적인 터치와 따스하고 은은한 색감의 작품으로 관객들로 하여금 안정감과 균형감을 느끼게 했던 서양화가 이경욱 작가의 도전은 바로 이러한 혁신에서 출발한다.
사실 이경욱 작가의 작품 세계는 그동안에도 끊임없이 변화해왔다. ‘나란 누구인가’라는 의문 속에 지난 1998년부터 10년간 ‘자아시리즈’를 화폭에 담아왔고, 이후 노랗고 빨간 꽃무리를 통해 강렬한 이끌림을 선사하는 ‘들꽃시리즈’를 선보이기도 했다. 또 어느 순간부터는 외부의 대상세계로 눈을 돌리며 ‘우리’라는 의미를 살피고, 이를 울퉁불퉁한 마티에르를 통해 화폭에 잡아내는 ‘이야기시리즈’로 우리에게 많은 이야기들을 전달해왔다.
이 작가는 “어릴 때부터 미술을 시작해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손에서 붓을 놓지 않았습니다. 그림을 그린다는 것, 제게 예술이란 것은 마음 속 욕심을 조금씩 내려놓는 연습과 마찬가지였고, 자연과 더불어 호흡하며 이를 저의 영혼으로 표현해내는 것이었습니다”라며, “초기에는 눈에 보이는 것을 재연해내는 구상 중심의 그림을 그렸다면, 이후론 점차 반구상에서 지금은 추상 미술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기법의 변화라기보다는 제 마음의 표현이며, 추상이라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이 작가가 최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자신의 작품이 관객들의 가슴에 얼마나 와 닿을지, 화폭에 표현해낸 감정들에 관객이 얼마만큼 동화될 수 있을 지다. 때문에 이전에는 가슴에 따스함을 줄 수 있는 색을 많이 사용했다면, 지금은 강한 이미지를 줄 수 있는 색을 많이 쓴다고 한다. 변화를 위한 변화가 아닌, 자신의 마음 그대로를 담아냈기에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변화. 그것이 앞으로 선보여질 이경욱 작가의 작품세계다.

“관객과 소통하고 이야기하는 작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예술이 작가의 자유로운 생각과 감정을 담아낼 수 있는 그릇이라면, 이 그릇을 만들기 위한 도구에도 제약과 편견, 정해진 틀이 없어야 함은 일견 자연스럽다. 이경욱 작가는 작품을 그려낼 때 다양한 재료를 사용한다. 흙이나 유리가루 등 흔히 건축재료로나 사용될 소재들을 가지고 긁고, 문지르고, 뿌리는 등 손에 닿는 것이면 무엇이든 그에겐 예술의 도구가 된다. 이 작가는 “예전에 군산 장미갤러리에서 첫 전시를 했던 것이 저도 모르게 갖고 있던 편견들을 깨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일본식 천장에 나무로 된 바닥,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하는 전시실 구조는 서구식 전시문화에 익숙했던 작가들에게 불편함을 느끼게도 했으나, 제겐 형식과 틀을 벗어나서도 얼마든지 작품활동이 가능하다는 생각을 하게 했거든요. 그렇게 시작된 파격은 지금의 활동, 그리고 앞으로 하고 싶은 것들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의 작품 경향에서 완전히 돌변해 추상 미술, 그리고 설치 미술까지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또한, 한민족을 대표하는 ‘한(恨)’이라는 정서를 천 소재를 이용한 설치미술로 표현해보고 싶다는 바람도 밝혔다. 이 작가는 “작가는 붓을 놓지 말고 끊임없이 자신의 내면세계를 그려나가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작가로서 항상 겸손하고, 노력하려 합니다. 욕심을 내려놓고 마음을 비움으로써 관객들과 하나 되어 이야기할 수 있는 작가가 되는 것이 앞으로의 바람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 그는 “군산시는 계속된 인구감소와 경기침체 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50만 국제관광기업도시’라는 포부 아래 변화를 꾀하고 있으나 정부와 지자체, 시민들의 합심된 노력 없이는 어려운 일입니다. 저희 작가들 또한 군산의 문화예술 진흥과 도약을 위해 노력하고자 합니다. 군산을 더 나은 도시, 모두가 행복한 도시로 만들어가는 데에 동행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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