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땅에서 자란 밀, 첨가물 없이 발효만으로 만든 ‘건강한 빵’
우리 땅에서 자란 밀, 첨가물 없이 발효만으로 만든 ‘건강한 빵’
  • 임승민 기자
  • 승인 2020.07.17 10: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밀누룩꽃빵 신현호 대표
우리밀누룩꽃빵 신현호 대표

아픈 아내를 위해 제빵업계에 뛰어들다
‘이스트’는 빵을 만들기 위한 필수품이다. 밀가루로 만든 반죽을 부풀리는 역할을 하는 이스트는 빵의 식감과 풍미, 맛을 좌우하는 핵심요소다. 하지만 그간 국내 제빵업계에서는 이러한 이스트를 수입에 의존해왔다. 그 연구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많은 투자가 필요한 탓에 개발이 지체되어 왔던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이스트보다 더 뛰어난 식품이 우리나라에 이전부터 있어왔다면 어떨까. 바로 막걸리를 발효시킬 때 사용되는 ‘전통누룩’, 그리고 그 전통누룩을 사용해 만든 누룩꽃빵이 그것이다.
‘우리밀누룩꽃빵’은 이 이름 안에 모든 철학이 담겨 있다. 수입산 밀이 아닌 건강한 ‘우리 밀’만을 사용하겠다는 고집과 제대로된 누룩균이 마치 꽃이 핀 것처럼 떠오르는 ‘전통누룩’을 사용한 누룩꽃빵을 만드는 것이 바로 이곳의 정체성이다.
사실 우리밀누룩꽃빵의 신현호 대표는 빵을 만들던 사람이 아니었다고 한다. 농협을 다니다 퇴사를 한 뒤 사업을 하던 중 평소 빵을 좋아하던 아내를 위해 ‘설탕’이 들어가지 않은 빵을 만들어주고자 공부를 했던 것이 그 시작이었다. 신 대표는 “아무래도 혼자 책으로 배우고, 유튜브로 배우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학원을 다니며 자격증도 따고, 전문 클래스도 듣게 됐습니다. 그 와중 본래 하던 사업도 접게 됐고, 1년 간 전국 빵집을 돌아다니며 현장에서의 제빵 기술을 배우는 데 힘썼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결심에는 그가 제빵학원을 다니며 본 빵의 실체에 대한 충격도 한몫했다고 한다. 빵을 만드는 데에 들어가는 수많은 첨가제와 설탕 등을 직접 눈으로 목격하게 되니 이를 도저히 먹을 수 없겠다 느낀 것이다. ‘순수하게 발효만으로 만든 맛있는 빵을 만들 방법이 없을까’를 고민하던 그가 각지를 돌아다니며 얻게 된 결과물이 바로 지금의 ‘우리밀누룩꽃빵’이다.

“누구나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는 ‘건강한 빵’을 만들겠습니다”
신 대표가 가장 중점을 둔 것은 ‘발효’다. 발효만으로 이뤄진 빵은 아토피 등의 문제에도 영향이 없고, 건강한 식사의 재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문제는 존재했다. 미생물을 통해 발효되는 과정에는 미생물의 에너지원으로서 ‘당’이 필요하다는 점이었다. 신 대표가 이를 해결한 방법은 ‘재료 본연의 당’과 발효와 자연건조 과정을 거친 ‘쌀’을 밀가루에 브랜딩하는 것이었다. 그는 “혹자는 밀을 브랜딩한다는 개념에 대해 의아해하시곤 합니다. 하지만 지역마다 나오는 쌀이 다르듯, 밀 또한 지역마다 당분과 성질에 차이가 있습니다. 저희는 전주금강밀을 주력으로, 구례통밀, 진주토종앉은뱅이통밀 등 3종류의 밀에 발효된 쌀을 브랜딩해서 그 특색을 살릴 수 있는 빵을 만들고 있습니다. 때문에 미각이 섬세하신 분들은 오묘한 여러가지 맛이 다양하게 난다는 평가를 하곤 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덧붙여 그는 “많은 분들이 통밀빵에 대한 거부감을 갖고 계십니다. 거칠고 뻑뻑한 식감이 맛이 없다 느끼시죠. 이를 만회하기 위해 어떤 곳에선 설탕을 넣기도 하지만, 실제론 어떻게 발효를 하느냐에 따라 설탕 없이도 충분히 단 맛을 낼 수 있습니다. 이는 상당한 노력과 시간을 필요로 하지만 과정 자체는 간단합니다. 다만 그 간단함이 귀찮아하는 베이커리가 대다수일 뿐입니다”라고 지적했다. 
우리밀누룩꽃빵에서는 발효를 통해 순수한 자연재료의 맛과 풍미를 극대화하는 데 주력한다. 특히, 통밀빵을 선호하는 이들 중 몸이 아픈 이들이 많다는 점, 신 대표 스스로도 제빵업계에 뛰어들게 된 계기가 된 ‘첨가물 없이 건강한 빵’을 만들겠다는 목표가 바로 그 원동력이다. 그는 “가끔 고객들이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는 빵을 만들어주어 고맙다’는 말을 전할때 보람과 자부심을 느낍니다. 그리고 제가 왜 빵을 시작했는지, 어떤 빵을 만들고 싶은지에 대해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지게 됩니다”라며, “향후 기회가 된 다면 인근의 외각으로 나가 직접 밀 농사를 지어보고 싶습니다. 직접 지은 밀로 직접 만든 빵. 처음부터 끝까지 건강한 빵을 만들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