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기부터 시작하는 재정교육, 아이들이 돈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어
유아기부터 시작하는 재정교육, 아이들이 돈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어
  • 정재헌 기자
  • 승인 2020.07.17 0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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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투맨키즈 성지윤 이사/프로젝트재정 대표/재정교육전문가
맨투맨키즈 성지윤 이사/프로젝트재정 대표/재정교육전문가

‘세살 버릇 여든까지’는 돈 관리방법에서도 통한다. 씀씀이와 장래 희망을 위해서 저축하고 자산을 늘리는 방법을 어릴 때부터 배우는 것은 중요하다. 잘못된 소비패턴은 개인파산의 원인이며, 인격이 그릇되게 형성된 후 돈 굴리는 법을 배우면 투기나 범죄도 개의치 않는 습관이 들기 때문이다. 혹은 바람직하게 번다해도 한계에 갇혀 저축액수가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는 일도 허다하다. 따라서 이제는 ‘부자 부모’ 대신, ‘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때다. 자기주도적 자산관리의 장점과 이를 쉽고 재미있게 배우는 방법에 대해, 재정교육전문가로 활약하는 맨투맨키즈/프로젝트재정의 성지윤 대표가 자세히 소개한다.

Q. 유아 아동 재정교육은 어떤 개념이며, 왜 필요한가?

자유경쟁 자본주의 시대엔 아이를 키울 때 인성만큼 재정교육도 해 주어야 한다. 배우는 것을 공부보다 놀이로 인식할 나이부터, 더 나은 재정 상태로 살도록 돈과 친하게 해주는 것이다. 앞으로도 미래는 머니게임의 시대가 될 것이다. 재정교육을 유·초등 때 시작하는 것과 중고교, 대학 이후 배우는 결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출발점 뿐 아니라 돈에 대한 생각도 다르기 때문이다. 어린애들은 돈이라면 ‘세뱃돈’처럼 친숙하게 여기지만, 월세와 생활비, 공과금을 걱정하는 어른들의 영향을 받으며 나이가 들수록 돈을 두려워하거나 굴려서 불리는 시도를 못하게 된다. 그래서 한국 아이들이 인생에서 돈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고 믿는 동안, 반대로 세계 어린이들은 동요로 돈을 배워 시드머니를 모으고 있다는 차이점이 너무 안타까웠다. 

Q. 유아 아동 재정교육의 순서와 부모의 역할은?

일종의 ‘금융지능 키워주기’다. 유아기에는 돈을 긍정적으로 느끼도록 돈을 가운데에 그려놓고, 느낌과 생각을 마인드맵처럼 그리게 한다. 다음 단계가 돈으로 하는 놀이다. 한국에서는 소비, 저축만 가르치는데, 나는 6-7세 정도에 돈을 소비·저축·기부·투자 4가지로 나누어 가르친다. 보드게임과 선물받기계획 짜기 놀이가 효과적이다. 초등학교 입학시기부터는 용돈교육을 시작한다. 이 프로그램은 시카고 재무부의 금융교육 프로그램 ‘머니세이비 제너레이션’에서 착안했다. 구멍이 4개 뚫린 저금통을 받는 시카고 아이들처럼, 우리 아이들도 1주일 단위로 용돈기입장에 4가지 돈의 쓰임을 적으며 돈을 배우는 것이다. 그런데 하루에 1천 원을 쓴다고 매주 7천 원만 주면 소비패턴교육일 뿐이다. 그래서 조금 더 주어 돈 앞에서 쓰임새를 생각하고, 소소한 ‘가욋돈’을 저축할지, 아니면 기부나 투자를 할지 고민하는 아이로 이끄는 것이 좋다. 그렇게 쓰임 패턴이 잡히면 부모와 의논해서 주 단위 용돈을 정하게 된다. 만약 사치를 하면 부모와 토론으로 개선점을 찾기에, 액수라는 틀에 끼워져 전전긍긍하지 않게 된다. 

Q. 어린이와 부모들이 재정교육으로 어떤 변화를 기대할 수 있는가?

가장 달라지는 것은 돈에 대한 마음가짐으로, 돈 관리법에서 인생과 진로까지 생각하게 된다. 맨투맨키즈에는 초등학교 고학년에 시드머니를 모아 중고교 때부터 주식을 공부하는 아이들도 있다. 이런 아이들을 보면서 부모들도 달라진다. 그래서 밥상머리 금융교육에 도움이 되고자 3개월에 한 번 세미나를 열고, 부모들 간의 재정동호회가 생기면 과제를 드리고 끝나면 점검해 드린다. 참여한 분들은 아이들에게 용돈교육을 시키기 쉬워졌을 뿐 아니라, 자신의 사업이나 투잡에 대한 목표를 세우거나 직접 재정적인 구상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좋아하신다. 

Q. 전문가의 재정교육이 꼭 필요한 이유는?

부모, 교사들 중 재정교육을 받은 분이 많진 않다. 때로는 용돈을 끊고 깎거나, 집안일을 해야 액수별로 용돈을 더 주는 교육을 하시기도 하는데, 그러면 아이들은 돈을 보상과 벌점으로만 인식하게 된다. 특히 집안일을 도와 용돈을 받으면, 알바로 돈을 벌 때 가족 구성원으로서 해야 할 집안일 거부로 이어질 수도 있다. 성적순으로 돈과 문화상품권을 주면 돈을 통한 승자독식에 관대해진다. 사행성도박이나 불법템거래, 중고거래사기라든지, 성적우수장학금을 받으면 가정형편에 따라 주는 장학금제도의 필요성을 이해 못한다든지, 조별과제를 빠지거나 나중에 취업해도 인센티브가 없으면 일 자체를 안 하려 든다든지, 나중에 뭔가 문제를 만드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돈은 곧 관리이다. 벌고 모으는 만큼 불리고 잘 쓰는 것도 중요하다. 

전문가교육이 어려울 때 부모에게 권하는 기초 재정교육은

세상에는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시간여유가 없는 부모도 많다. 세 아이의 엄마 입장에서 조언하자면, 요즘은 1만 원대로 책 한 권을 사거나 그마저도 힘들면 도서관에서 빌릴 수 있으니 우선 책을 접해 달라. 추천도서는 독일의 경영 컨설턴트 보도 셰퍼의 <돈>이다. 돈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을 잡아 주고, 돈에 대한 철학과 벌고 관리하고 불리는 감을 잡게 해준다. 나 자신도 이 책을 처음 접한 뒤 여기까지 왔기에 자신 있게 추천한다. 셰퍼의 <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도 있다. 식탁에서 이자 때문에 한숨을 쉬는 에피소드 등, 공감 가는 상황들을 동화로 쓴 내용이라 돈의 4가지 유형과 투자를 재미있게 배우는 입문서이다. 공부방 교사로 아이 눈높이 재정교육을 하다 학원을 만들고, 함께 성장한 분들이 법인을 도와주셔서 자기주도와 재정교육학원인 맨투맨키즈를 만든 계기도 모두 책으로 처음 재정교육을 접한 덕분이었다. 

* 성지윤 대표는
작은 방문교육 공부방으로 시작해 전국 프랜차이즈 교육기관 맨투맨키즈와 비영리법인 프로젝트재정을 이끌고 있는 재정교육전문가이다. 스스로 시간 맞춰 책상에 앉는 공부근육 유지비법으로 유명한 자기주도학습 유도 학습법을 개발하고, 프로젝트가배 중심의 자기주도 및 수학교육, 이러한 수리와 숫자놀이를 금융지식으로 연결하는 맨투맨키즈 프로그램을 고안하였다. 맨투맨키즈를 통해 어린이들과 학부모들에게 도움이 될 금전 가치관을 심어 주고자, 교육 프로그램 외에도 다양한 동호회와 세미나를 운영하고 있다. 프로젝트재정에서는 재정교육을 담당하는 어린이·청소년 재정지도사 민간자격증 프로그램을 설립했으며, 미국과 독일 및 유태인 가정에서의 금융교육을 한국화 시킨 생애주기별 재정교육을 고안하여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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