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 위기에 놓인 가정, 피해자들의 ‘든든한 조력자’를 자처하다
해체 위기에 놓인 가정, 피해자들의 ‘든든한 조력자’를 자처하다
  • 임승민 기자
  • 승인 2020.06.15 1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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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 한가족상담센터 김혜경 센터장
송광 한가족상담센터 김혜경 센터장

가정폭력 상담 및 교정, 교육 전문기관
‘폭력’이란 어느 때고 인간이 선택하는 가장 최악의 행위 중 하나이지만, 그 중에서도 ‘가정폭력’은 정신적, 육체적으로 상당한 피해를 입힐 뿐 아니라, 많은 이들이 그러한 피해로부터 좀처럼 벗어나기 어려워한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 더욱이 ‘가족’이라는 관계에 대한 종속적인 인식이 뚜렷한 한국사회에서 가정폭력은 ‘인권’에 대한 인식이 크게 높아진 오늘날까지도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는 문제다.
‘송광 한가족상담센터’는 이와 같은 가정폭력 피해자와 가족들의 정신적·육체적 치유를 위한 활동과 가해자 대상의 교정치료프로그램(상담, 법률지원, 의료지원, 교육, 홍보 등)을 수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정폭력에 대한 처벌법이 시행되고, 전국 각지에 상담센터가 설립되던 1999년 2월에 설립, 현재 6명의 상담원이 소속되어 있으며, 가정폭력 외에도 이혼 문제, 한부모가족 문제에 대한 상담과 학교 폭력에 대한 지도 및 강의, 북한이탈여성을 위한 상담도 진행하고 있다. 
송광 한가족상담센터를 이끌고 있는 김혜경 센터장은 “최근 상담을 진행하거나, 강의를 위해 현장을 방문하다보면 이혼가정이 상당히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으나, 그 중 가정폭력 또한 여전히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가정폭력을 경험한 분들의 대다수는 결혼 전에는 자신의 배우자가 이러한 성향을 가지고 있는지 알지 못했고, 발생 초기에는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못하곤 합니다. 자신의 저항으로 인해 가정이 해체될 수 있다는 두려움도 있고, 반복되는 폭력에 저항할 용기를 내지 못하게 되는 것도 이유입니다. 그러나 결국 잇따른 폭력이 아이에게로 이어질 때에야 심각성을 느끼고 법적 대처를 취하거나 상담을 받으러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가정폭력의 대부분이 가족 중 다른 일원에게로 확산되는 일이 잦고, 나아가 아이들의 인성 변화에 악영향을 끼쳐 폭력적 성향이 대물림된다는 논문이 보고되었다는 점에서 망설이거나 지체하는 것보다는 용기 내어 도움을 줄 조력자를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김혜경 센터장의 조언이다.

“행복한 가정이 건강한 사회로 나아가는 밑거름입니다”
송광 한가족상담센터는 법원수탁기관으로서 경찰과 연계된 현장상담을 진행하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가정폭력신고를 접수하거나, 가해자의 교정치료교육, 피해자의 상담 및 치료 등을 수행해왔으며, 비폭력 대화 및 의사소통기법에 대한 교육, 분노조절방법에 대한 강의를 진행하며 가족 관계를 정상화시키는 데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청소년들의 자아 성장을 위한 훈련 프로그램, 부모와 자녀 간의 긍정적 관계형성을 위한 부모역할훈련, 청소년 및 일반인들이 자신의 성향을 파악하고, 나와 타인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MBTI/MMTIC 검사, 가정폭력예방 교육 및 인간관계 프로그램 등의 교육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가정폭력의 심각성을 알리고 예방하기 위한 홍보 사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김혜경 센터장은 “가정은 ‘나’의 존재가치를 키워갈 수 있는 삶의 터전이며, 그 안에서 서로 간의 사랑과 애정을 통해 나로서, 아내로서, 남편으로서, 부모로서 각각의 모습으로 행복해 질 수 있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남녀평등시대, 여성인권중시 등의 구호가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현대사회 속에서도 여전히 곳곳에서는 아픔과 시련을 겪고 있는 아내와 자녀, 가정이 있으며, 이를 다시금 건강하게 바꾸어나가는 일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들기 위한 첫 걸음이라 생각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덧붙여 그는 “현재도 전국의 수많은 상담사들이 폭력으로 인해 고통 받고, 슬픔에 빠져있는 이들을 돕고자 힘쓰고 있으나, 상담사들의 근무여건은 20여 년 전과 별반 없이 열악한 환경에 놓여있습니다. 선진국들의 사례에서 보듯 사회가 고도화될수록 ‘상담’의 중요성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사회의 갈등을 해소하고, 보다 건강한 사회로 나아가는 일에 정부와 관련 기관의 보다 많은 관심과 지원이 이뤄질 수 있길 바랍니다”라며 당부의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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