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욕지족’이 답…원각사 현고스님이 전하는 ‘멈춤과 비움’
‘소욕지족’이 답…원각사 현고스님이 전하는 ‘멈춤과 비움’
  • 임세정 기자
  • 승인 2020.06.15 16: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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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각사 회주 현고 스님
원각사 회주 현고 스님

“우리가 정말 족(足)할 줄 알까요. 족할 만한 상황인데도 족할지를 모르지요. 웬만하면 만족할 만한데 ‘더, 더’라고 사리사욕만 채우지요.” 원각사 현고스님의 현 시대를 바라보는 일침이 필자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번화가에 위치한 시민의 삶 속에 불교를 심어가는 사찰 원각사에서 나눔과 소욕지족의 고요한 소리를 전하는 현고스님을 만나 보았다.

도심 포교의 새벽을 여는 현고 스님, 부처님 정법정신 이어가다
원각사를 찾은 이들이 하나같이 입을 모아 말하는 감상은 ‘도심속 편안함’이다. 크고 웅장하여 그 앞에 서는 것만으로도 사람을 압도하는 것이 아닌, 내가 어떤 사람이었건 상관없이 나를 안아줄 수 있을 것만 같은 포근함, 우러러 볼 수 없을 만큼 높은 곳이 아니라 언제나 우리 곁에 가까이하며 중생을 구제하는 부처의 자비를 아무런 포장 없이 품고 있다는 도심속 산사의 모습이 종교를 불문하고 누구나 원각사를 찾게 만드는 매력이다. 특히, 복혜쌍수(福慧雙修)의 도량을 지향하는 광주 원각사는 우리의 일상을 길하게 하며 마음을 편히 하고 힐링 할 수 있는 사찰로 불교의 문화와 진리를 전하고 있다. 
불교의 실용적 가치제고에 앞장서는 현고스님, 지금도 스님의 뜻은 사회복지와 사찰건축 불사라는 이름 아래 빛을 발하고 있다. 현고 스님은 인터뷰 내내 차분하면서도 정곡을 찌르는 법어로 세상의 중생을 일깨웠다. 현고 스님은 사회가 어지러울 때가 자기성찰의 마음의 공부를 행하는 기회라는 화두를 던졌다.
현고 스님은 “세상의 천리 만리가 가장 먼 것 같이 보이지만 사실은 한 몸 속 머리에서 손발까지가 가장 먼 것 같다. 머리는 생각만 하고, 생각이 손발로 전달되어 실천되지 않는다면, 생각이 무슨 의미가 있고 그 삶이 참 된 삶이 되겠느냐.” 생각에 그치지 말고 행동으로 옮기는 실천의 미덕을 설파했다.
이에 덧붙여 현고 스님은 “자기가 손해보는 듯한 삶이 남에게 좋고, 그렇게 살다보면 결국 나의 삶도 가난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 “자신의 욕심을 내려 놓고 나누고, 남과 함께하는 삶이 진정한 자유이고 평화이며 행복한 삶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삶의 기초는 인문학적 지식습득과 사고로부터 기초가 형성되고,  완성은 불교적 사유와 수행이라고 전했다.

작은 것을 소중히 여기고 따뜻한 손길로 중생들의 상처와 아픔을 어루만지다
가진 것이 많아지는 지금, 과학의 발달까지 더해졌으나 이를 수용할 만한 마음의 그릇은 옛과 다르지 않다보니 만족하거나 향유하지 못해 더 큰 욕심을 내고, 이로 인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계기마저 갖지 못하는 각박한 삶을 살고 있다. 이러한 세태에서 불교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 이에 현고 스님은 이성주의적이고 합리를 지향하는 불교가 현대인, 그리고 더 나아가 이 시대의 올바른 방향설정을 도울 수 있다고 믿는다. “불교는 하늘과 땅의 중간 지점에 살고 있는 인간구제의 역할을 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현실을 불교가 뭘 강제로 바꿔나가기 보다 있는 그데로를 수용하는 조화로운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이 시대가 요구하는 종교상이고, 불교의 역할이라 생각된다”라고 현고 스님이 전했다. 
사람은 ‘소욕지족(少慾知足)’, 작은 것과 적은 것으로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 작은 것과 적은 것 속에 평화와 감사한 마음이 깃들어 있고, 평소엔 늘 가까이 있어 소중한 것을 잊고 사는 현대인들에게 가까이 있는 것에서 작은 것까지 소중히 여겨지는 연기적 관계인식이 사실은 따뜻하고 순수한 인간의 마음임을 강조하고 있다. 
오늘 이 시간부터 내 인생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면서 부처님 말씀대로 살아가고 있는지 고민하며 어제보다 나은 오늘의 내가 되겠다는 희망으로 수행의 끈을 놓지 않기를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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