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빵을 대하는 진심, 가평의 명물 베이커리 ‘Le Bon Pain’
좋은 빵을 대하는 진심, 가평의 명물 베이커리 ‘Le Bon Pain’
  • 정재헌 기자
  • 승인 2020.06.15 16: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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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봉뺑 장동욱 대표
르봉뺑 장동욱 대표

갓 구워낸 빵에서 흘러나오는 향기는 가만히 맡고 있는 것만으로도 배가 고파지도록 만든다. 흔히 서양인들의 식탁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음식인 ‘빵’은 오늘날 우리에게 있어서도 오랜 세월 한국인의 주식으로 여겨져 왔던 쌀밥만큼이나 친근하고 가깝다. 빵이 이처럼 강한 전파력과 흡수력을 가질 수 있었던 까닭은 ‘어울림’에 있다.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는 동시에 그 지역과 국민들에게 친숙한 다양한 재료, 맛과 접목되어 다채로운 변주를 이어온 것이다.

쌀가루의 고소함과 바삭함, 연유쌀바게트로 인기몰이

프랑스를 대표하는 ‘바게트’는 바삭한 표면과 촉촉하고 부드러운 속의 대비가 두드러지는 빵이다. 길쭉한 모양과 함께 담백한 맛이 특징으로, 오리지널리티를 중시하는 본토 프랑스 외의 지역에서는 다양한 속 재료들과 결합되어 무수히 많은 레시피를 탄생시키는 주역이기도 하다. 경기도 가평군청 인근에 위치한 빵집 ‘르봉뺑’은 바로 이러한 바게트의 변신 중 최근 가장 각광받는 인기제품인 ‘연유쌀바게트’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이미 수많은 방송 프로그램과 언론 매체, SNS, 블로그 등을 통해 소개되며 ‘빵지순례’의 한 코스로 주목받고 있는 ‘르봉뺑(Le Bon Pain)’은 프랑스어로 ‘좋은 빵’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이는 20년 가까이 제빵업계에 몸 담아 온 장동욱 대표의 바람이 담겨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는 “오랫동안 제빵사로 일하며 많은 고객들을 만나왔지만, 제가 진짜로 ‘좋은 빵을 만들었는가’에 대해선 회의감을 느껴왔습니다. 어딘가에 소속되어 일하면서 비용이나 마진, 생산성 같은 부분에 얽매일 수밖에 없었고, 이는 제가 처음 빵을 접하며 품었던 마음과는 많이 달라져 있었습니다. 이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보자’라는 각오를 품고 4년 전 고향인 가평으로 내려와 작은 빵집을 열게 되었고, 그것이 르봉뺑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제대로 된 빵, 맛과 건강 모두를 생각한 좋은 빵을 만들겠다는 그의 각오는 4년여가 지난 지금, 지역을 대표하는 빵집이라는 명예와 성공으로 그 결실을 맺고 있다. 다른 부가적인 요소보다는 오로지 제품으로만 승부하겠다는 전략이 르봉뺑을 찾아온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조금씩 입소문을 타고 퍼져나간 인기가 지금에 이른 것이다.

일일 500개에 달하는 판매량을 기록하며 르봉뺑을 대표하고 있는 제품, ‘연유쌀바게트’는 좋은 빵에 대한 장동욱 대표의 고민과 열정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쌀가루에 천연발효종을 첨가해 반죽하면 고소함과 쫄깃함이 살아나는 속반죽이 만들어진다. 여기에 다시 멥쌀로 지은 밥으로 만든 겉반죽을 발라 오븐에 구워내면 겉면의 식감은 누룽지처럼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고 부드러운 바게트가 완성된다. 그리고 이를 절반으로 갈라 직접 만든 연유크림을 발라낸 것이 바로 ‘연유쌀바게트’다. 
독특한 식감과 연유가 조화되어 환상적인 맛을 자아내는 연유쌀바게트는 대도시나 수도권도 아닌, 가평에 위치한 작은 빵집의 인기를 폭발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린 일등공신이다. 높은 인기 탓에 줄을 서서 미리 예약해야만 구입이 가능할 정도이며, 1인당 구매는 3개로 한정하고 있기도 하다. 이와 함께 성장한 르봉뺑은 오픈 초기 대비 2배 이상의 규모로 매장을 확장했으며, 직원 수 또한 8~9명에서 현재 20~22명까지 증가했다. 매일 아침 6시에 출근한 8명의 제빵사들이 저녁 6~7시까지 쉴 새 없이 빵을 구워내고 있으며, 장동욱 대표 또한 이 모든 과정을 함께하며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제품 퀄리티를 유지하는 데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빵집을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탄탄한 실력과 끊임없는 노력이 받쳐주지 않는 성공은 반짝인기에 그칠 뿐이다. 르봉뺑의 더 높은 성장을 확신할 수 있는 까닭은 바로 그 열정과 노력에 있다. 작은 동네 빵집에 불과했던 오픈 초기, 르봉뺑이 선보인 빵 메뉴는 10개 남짓이었다. 그러나 제품 개발에 누구보다 앞장서온 장동욱 대표의 노력으로 지금까지 탄생한 빵의 종류는 약 40~50개가량. 과감한 시도와 그에 따른 시행착오를 각오했기에 그들 모두가 살아남지는 못했으나, 여전히 30여개의 빵들이 진열장을 장식하며 고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스페셜 빵’ 코너에서는 이렇게 개발된 빵들이 매일 다른 구성으로 선보여지고 있으며, 매달 새롭게 개발한 3~4가지의 빵들이 그 자리를 대체할 정도로 지금까지도 연구와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장 대표는 “저희는 ‘르봉뺑’의 시작을 함께해주시고, 애정과 관심으로 성장을 이끌어주신 단골 고객 분들에 대한 감사함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한 분들에게 늘상 같은 메뉴보다는 새롭고 신선한 맛의 경험을 선사해드리는 것이 그 마음에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하며 신메뉴 개발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호응도 좋은 편이어서, 종종 고객 분들이 자신의 의견이나 아이디어를 제공해주시기도 하며, 그렇게 개발된 빵들이 높은 평가를 받으며 주 메뉴로 안착하기도 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빵과 함께 먹을 수 있는 다양한 음료 메뉴와 수개월 여의 개발기간과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탄생한 ‘르봉뺑라떼’도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장 대표는 가평의 대표적인 특산물 중 하나인 ‘잣’을 활용, 고소한 잣크림을 진한 커피 위에 올려낸 메뉴인 르봉뺑라떼를 개발해냈으며, 현재 특허 출원 중인 이 메뉴는 가평 잣농가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에도 일조하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장 대표는 “직원들에게 항상 ‘가족을 대하는 마음으로 빵을 만들라’고 강조합니다. 좋은 빵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은 저 뿐만 아니라 전국의 많은 제빵사들이 갖고 있는 생각이겠지만, 이를 실천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는 사실을 저 스스로도 경험해왔기 때문입니다”라며, “르봉뺑이 이루고 있는 성공이 그저 저희들만의 것이 아닌, 지역사회 모두의 성공이 될 수 있길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일환으로 장애인복지관 등 어려운 지역 이웃들을 위해 기부와 후원에도 힘쓰고 있으며, 앞으로도 더 많은 이들과 함께 나아가고 싶다고 전한 장동욱 대표의 진심이 더욱 많은 이들에게 따스한 감동으로 다가갈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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