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강남구의 베테랑 봉사자, 오늘은 신인상 수상한 등단 시인
어제는 강남구의 베테랑 봉사자, 오늘은 신인상 수상한 등단 시인
  • 정재헌 기자
  • 승인 2020.05.19 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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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의 흔적들’을 모아 나누니 타인의 삶도, 나의 인생도 이내 아름다워지다”
강남사랑환경지킴이 안창남 회장/시인
강남사랑환경지킴이 안창남 회장/시인

환경보호시민실천단인 ‘강남사랑환경지킴이’는 강남의 주부 회원 40명이 뜻을 모아 만든 단체로 매년 자원절약과 환경보호 목적의 지역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이 환경지킴이들을 대표하는 안창남 회장은 강남의 인기벼룩시장인 <녹색장터>, <에코나눔장터>, <세계 물의 날> 행사를 이끌며 서울시의 <에코마일리지> 캠페인 홍보와 강남지역 자연환경 봉사활동에 앞장서 왔다. 
30년이 넘도록 봉사활동을 한 공로로 1992년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지자체에서 공로상을 수상한 안 회장은 지난해 10월 제 28회 ‘강남구민의 상’에서 봉사상을 수상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고, 이어서 시인으로 새로운 한 해를 시작했다. <시담포엠> 문예지의 신인상을 받은 기념으로 올 2월 출간된 첫 시집 <지상의 흔적들>에는 자연과 환경을 보호하는 삶 속에서도 주부백일장에 입상하기도 한 안 회장의 진솔한 감수성이 80편의 시에 담겨 있다. 

강남사랑환경지킴이들의 리더, <녹색장터>와 ‘에코마일리지’ 홍보 앞장서

강남구 청담진흥아파트 입구에는 봄과 가을마다 연 5회 자원절약 벼룩시장인 <녹색장터>가 열린다. <녹색장터>는 동네 주민들이 1주일 간 모은 옷, 신발, 구두, 가전, 어린이용품 등을 상태 좋은 제품 위주로 기부하고 있어, 지역매체에 소개되고 인근 주민들까지 개최날짜를 기다릴 정도다. 
또한 이 따뜻한 행사의 판매수익금은 매년 1월 강남구 <희망온돌 따뜻한 겨울나기>에 기부된다. 강남의제21시민실천단 사업이기도 한 <녹색장터> 행사를 기획하고 11년 간 성공리에 이끌어 온 강남사랑환경지킴이 안창남 회장은, 지난해에도 수익금을 모아 관내 용역미화원 자녀장학금 3백만 원, 청담동 주민센터 저소득자녀장학금 1백만 원을 전달했다고 한다. 
“회원들이 새벽부터 나와 국수와 부침개를 준비하고, 주민들의 기부물품을 평균 1-5천 원 선에 판매해 지난 10년 간 4천여 만 원을 기부할 수 있었다”는 안 회장은 <녹색장터>외에도 굵직한 여러 지역행사를 진행해 왔다. 
2015년 5월 청소년들의 기부물품을 모은 강남구청 <에코나눔장터> 공동주최, 2010년 3월 22일 유엔총회에서 지정한 이래 매년 개최되는 <세계 물의 날> 행사참여와 친환경수세미, 꽃씨 무료배포를 비롯해 안 회장의 손길이 닿은 지역 행사는 많다. 
유난히 자연체험 행사가 많았던 것은 안 회장이 주변 환경을 많이 아껴왔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도심에서 자연조경을 체험할 수 있는 양재천, 탄천 주변의 쓰레기 줍기에 열심이었으며, 지역 아이들에게도 자연의 소중함을 알리고자 차를 대절해 갯벌체험행사를 열기도 했다. 또한 시민실천단 단장 역임 시 지역의 아이들과 자연의 소중함을 알리고자 철새도래지 갯벌체험행사, 대모산 새집달기, 새 먹이주기 행사를 개최했으며, 수질오염의 원인인 겨울철 공사장 소각행위를 단속하기도 했던 안 회장은 이제 일상에서의 에너지절약을 강조하고 있다. 
그래서 강남의 모든 시민들이 ‘에코마일리지’ 참여를 바란다며, 자신의 실천 사례를 기회가 될 때마다 널리 알리고 있다. 안 회장에 따르면, 서울시의 <에코마일리지> 캠페인으로 안 쓰는 전기밥솥 절전, 콘센트 빼두기를 실천하며 2년 평균사용량에서 5%이상을 절감하면 월 최대 5만 혹은 연간 10만 포인트를 받아 전통상품권이나 교통카드로 교환할 수 있다고 한다.

홀로 된 어르신에 관심, 진솔한 <지상의 흔적들>을 창작하는 시인

이렇게 다양한 환경보존과 에너지절약홍보, 봉사와 기부활동을 30여 년 간 이어 온 안 회장은 1992년 서울시장으로부터 ‘자랑스런 서울시민상’, 그리고 지난해 10월 제 28회 ‘강남구민의 상’ 봉사상에 이르기까지 많은 지자체로부터 메달과 상장을 받았으며, 친환경캠페인의 기여도를 특별히 인정받아 ‘2016 서울시 환경상’ 환경보존부문 최우수상 수상자가 되기도 했다. 
오랜 기간 봉사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환경보호 활동에 따뜻한 격려를 해 준 남편과 자녀들 덕분이기도 했는데, 올해 들어 안 회장은 회원들을 대표해 수많은 상을 받은 만큼 후배들에게 그동안 이끌어 온 봉사임무를 잘 갈무리해 전해 주고자 한다. 
그런 생각을 한 계기는 2년 전, 갑작스럽게 말기 암이 발병한 남편을 간병한지 4개월 만에 떠나보내고, 비로소 가족을 잃고 혼자 된 분들의 아픔과 외로움을 알게 되었을 때부터였다고 한다. 
안 회장은 이듬해 배우자를 잃은 계절인 가을이 돌아오자 자녀들을 독립시키고 둘만 남았다가 혼자가 된 슬픔을 다시 느끼게 되어, 시니어 프라자의 창작반에 들어가 시를 쓰며 위안을 얻었다. 강남구 주부백일장에 수필로 입상한 적이 있었던 안 회장은 그 후 창작반에서도 두각을 보여, 시를 계속 공부하자는 제안을 받은 지 1년 만에 문예지 <시담포엠> 신인상을 받으며 정식으로 등단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타는 그리움>, <물그림자를 보내며>, <밀봉된 가을> 등 80편이 실린 안 회장의 첫 시집 <안창남 시집-지상의 흔적들>은 진솔한 시구로 적어 내려간 내면의 이야기들을 보여주며 지난 2월 출간되었다. 떠나보낸 남편을 향한 메시지와 가정을 이룬 자녀들에게 남기는 사랑어린 조언을 시로 쓰기도 한 안 회장은 시를 쓸수록 즐거움과 글을 다듬는 참맛을 느끼게 된다고 전한다. 
그리고 반려를 잃은 경험을 통해, 이제는 연세가 들어 홀로 되시고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어떻게 위로해 드릴지를 생각하게 되었으며 정을 나누는 시인이 되겠다고 한다. 
지금까지 사회 봉사활동으로 줄곧 열심히 살며 많은 영예를 누린 만큼, 안 회장은 소박한 일상에서 행복을 찾는 삶,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 동료 봉사자들과 서로 돕고 의지하며 건강한 인생을 바라고 있다. 어려운 어르신들을 돌아보고 봉사로 유종의 미를 거둔 후, 좋은 시인으로 살아가고 싶다는 안 회장의 작은 소망이 이루어지기를 진심으로 응원해 본다.

   
아름다운 길

앞치마 두른 중년의 여인들
주어진 손놀림이 바빠진다
누가 시킨다고 하겠는가
미세먼지 기후변화로 뜨거워진 날씨
불우이웃돕기에 동참하는
아름다운 손길들
헌옷을 정리하며
맛있는 국수
야채해물 파전을 준비하는
손길이 바빠진다
제각기 가는 길은 다르지만
뒤를 돌아보는 길엔
후회 없는 아름다운 길
불우한 이웃의 학비로 전달될 때
모두의 노력은 설레임과
함박꽃의 향기로 보상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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