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놀란 남다른 ‘손맛’, 절묘한 맛의 황금비율을 만나다
모두가 놀란 남다른 ‘손맛’, 절묘한 맛의 황금비율을 만나다
  • 임세정 기자
  • 승인 2020.05.19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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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환묵은지등갈비찜&삼겹살 김정환 대표
김정환묵은지등갈비찜&삼겹살 김정환 대표

맛에 대한 자부심과 고집, ‘꿈’은 아직도 계속된다
음식의 맛을 결정짓는 요소에는 재료의 품질이나 신선함, 적절한 배합이나 비율 등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그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손맛’이다. 유난히 손을 많이 쓰는 한식의 조리 과정 때문인지, 우리의 음식문화에는 손맛에 대한 뿌리 깊은 믿음이 있으며, 우리는 흔히 그 말로 어떤 이의 요리 솜씨가 탁월함을 이야기하곤 한다.
목포 ‘김정환묵은지등갈비찜&삼겹살’의 김정환 대표는 바로 이 ‘손맛’이라는 말로 표현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쉐프 중 하나다. 그가 실질적으로 요리의 세계에 입문한 것은 1995년경, 경기도 안산에서 회사를 다니던 시절 함께 기숙사 생활을 하던 직장동료들에게 찌개를 끓여 대접했던 것이 그 출발점이다. 같은 재료, 같은 조리법을 사용해도 남들과는 확연히 다른 손맛과 요리에 대한 감각으로 극찬 받던 김 대표는 그렇게 나름의 레시피도 만들어가기 시작했고, 자신감을 얻어 2003년에 첫 가게를 오픈, 그로부터 10년 뒤인 2013년 1월에 현재의 위치인 목포시 옥암동에 2층 건물을 짓고 자신만의 가게를 마련하게 되었다고 한다.
당시부터 이미 지역의 미식가들이 찾는 맛집으로 가게 이름을 알렸던 김 대표는 보다 넓은 무대에서 그 실력을 인정받고, 추후 프랜차이즈 사업의 발판을 쌓고자 2017년 서울의 최상위 상권인 홍대에 진출하기에 이르렀다. 그 포부와 자부심만큼이나 뛰어났던 음식 실력은 서울 사람들의 입맛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던지 단기간에 사람들이 몰리는 맛집 중 하나에 등극하는 데에 성공했으나, 그때 김 대표는 미처 예상치 못했던 문제에 부딪히게 된다. 가족들과 멀리 떨어져 홀로 생활하는 것이 그 스스로는 ‘꿈’이라는 목표이 있었기에 견딜 수 있었지만, 목포에 남은 가족들에게는 ‘아버지의 부재’라는 어려움으로 다가왔던 것이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제 목표나 꿈도 중요하지만, 한창 아빠의 정을 느끼며 성장해야 할 아이들이 더욱 중요하다는 생각에 1년 반 만에 다시 사업을 접고 목포로 돌아왔습니다. 홍대 사업이 나름 성장기에 올라있었고, 단골 고객도 상당히 많이 확보되어 있던 상황이어서 아쉬움이 컸지만, 일보다는 가정이 우선이라 생각했습니다”라고 밝혔다.
혹자는 홍대 사업 철수라는 겉면만을 보고 ‘실패’라 오해할 수도 있겠으나, 서울에 가기 전의 김 대표와 지금의 그는 분명 다르다. 새벽 4시에 일을 마치고 바로 다음날 오픈을 준비해야 할 만큼 바쁜 하루하루를 보냈으나, 치솟는 인기 속에 매일 역대급 매출을 갱신할 정도로 성공의 가능성을 엿봤고, 20대 대학생에서 60~70대 어르신은 물론, 홍대를 찾은 외국인들에게도 인정받을 정도로 자신의 요리가 대중성을 갖추고 있다는 확신도 얻게 되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지금은 잠시 미뤄두었지만 절대 꿈을 포기하진 않았으며, 아이들이 어느 정도 성장하고 난 뒤에는 다시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들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기도 하다. 본사 위주가 아닌 가맹점 중심으로 운영되는 프랜차이즈, 점주들이 치열한 경쟁에 혹사당하는 대신 가족과 자신의 삶까지도 돌볼 수 있는 프랜차이즈를 만드는 것이 그의 목표다. 
아울러 그는 매일 오후 6시 오픈을 준비하기 전의 시간인 새벽 2시에서 오후 4시까지 친형의 식자재 납품 사업을 돕는 투잡을 뛰고 있다고 한다. 수면시간이 하루 2~3시간도 채 되지 않을 정도로 체력적으로 힘들지만, 식자재 납품에 대한 지금의 공부와 경험이 추후 프랜차이즈 사업에 큰 도움이 되리란 생각이다.

“맛의 차이를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있는 한, 언제나 최선을 다해 노력할 터”
김 대표의 ‘맛에 대한 자부심’은 현재의 ‘김정환묵은지등갈비찜&삼겹살’ 곳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 첫 번째는 가게 어디에서도 ‘좋은 고기를 사용한다’는 문구를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다. 재료가 좋아야하는 것은 당연히 갖춰야 할 ‘기본’이기에 구태여 자랑할 까닭이 없다는 생각이다. 두 번째는 밥과 야채절임, 묵은지, 구운 고기, 갈치속젓으로 이어지는 ‘레시피’다. 재료 각각의 맛이 어우러져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최상의 조합’을 만들어내는 것이 그가 자부하는 맛의 비법이다. 그리고 또 하나, 맛의 퀄리티를 유지하기 위한 ‘예약제 운영’이다. 무턱대고 많은 손님을 받고, 이를 수용하기 위해 음식의 양만을 늘리기보단, 고객 한 명을 받더라도 제대로 만들어 정성껏 대접해야 한다는 것이 그가 오랫동안 지켜오고 있는 신념이다.
김 대표는 “음식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최고의 맛’을 위해 정성을 다하는 것과 이렇게 완성된 음식을 고객이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사이에는 결코 좁지 않은 간극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음식이 완성되는 것은 주방이나 불판 위가 아니라, 고객의 입 안에서 맛으로 느껴지는 그 순간이라 생각하기에, 더더욱 애착을 가지고 고집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 고집의 가치를, 입안에서 완성되는 맛의 차이를 제대로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계시는 한, 지금처럼 묵묵히 해오던 일을 계속하려 합니다”라고 말했다. 최고의 맛을 향한 그의 고집 쎈 장인 정신이 더 많은 이들에게 감동으로 전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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