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이웃 보듬으며 자신의 꿈을 이루는 사회적 소통, ‘자원봉사’로 밝은 여수 만들다
어려운 이웃 보듬으며 자신의 꿈을 이루는 사회적 소통, ‘자원봉사’로 밝은 여수 만들다
  • 정재헌 기자
  • 승인 2020.04.10 10: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엄마의 마음으로 시민들의 애로사항 해결사 자처, 내 고장 월호동의 숙원사업도 이뤄내”
한국걸스카우트 전남연맹 여수지구연합회 양숙자 회장
한국걸스카우트 전남연맹 여수지구연합회 양숙자 회장

여수는 세 가지로 유명하다. 돌산대교 야경을 지나면 힐링과 낭만, 맛있는 해산물이 있는 ‘여수 밤바다’, 유명 엑스포인 ‘2012 여수세계박람회’, 그리고 케이블카와 요트로 유명한 ‘관광도시 여수’다. 여기에 새롭게 하나를 더 추가하자면 ‘자원봉사의 도시 여수’인데, 주철현 전 여수시장이 지난 2016년 여수애향기업과 손을 잡아 신설한 <여수자원봉사대상>은 지역발전을 향한 의지가 강하고 사회봉사에 뜻있는 이들의 많은 호응을 받았다. 뒤이어 2017년의 캠페인인 ‘자원봉사주간의 해’에는 8만 명에 달하는 애향심 깊은 자원봉사자들의 미담이 이어지며, 작지만 강한 도시 여수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그 중 지역 우수자원봉사자 26명 중 한 사람으로 당당히 선발되어 봉사대상을 수상한 한국걸스카우트 전남연맹 여수지구연합회 양숙자 회장의 봉사경력은 가히 독보적으로, 그의 삶 또한 수필처럼 따뜻한 미담으로 가득하다.

지역 대표 일꾼으로 성장한 ‘월호동 선생님’

한국걸스카우트 전남연맹 중에서도 능동적인 봉사로 유명한 여수지구연합회에서 주부이자 직장생활을 겸하며 봉사활동에 앞장서는 28명 회원을 이끄는 양숙자 회장은,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남편을 만나며 여수와 인연을 맺었다고 한다. 아내로, 두 아이의 엄마로, 시부모님을 30년 가까이 모신 며느리로 1인 3역을 하며 행복하게 살던 양 회장은, 30대 들어 청소년을 돕는 자모회 활동을 계기로 외로운 이웃들에게 행복을 나누고자 청소년 선도, 1대 1결연, 도시락배달, 공부방운영, 섬지역 청소년 서울나들이 지원 등 봉사활동을 시작한다. 

2017년 <여수자원봉사대상>에서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의 심금을 울린 양 회장의 이야기는 문해교육자격증을 딴 이래 섬마을 어르신들에게 한글을 가르친 ‘월호동 선생님’으로도 알려져 있다. 양 회장은 섬으로 찾아가 가난 때문에, 그리고 딸이었기에 동생들에게 학교를 양보하며 못 배운 한을 마음속에 품었던 어르신들에게 주 2회 한글을 가르쳤으며, 자음과 모음을 도형처럼 그리던 어르신들이 자신의 이름을, 그리고 가족의 이름을, 나중에는 집 주소까지 쓸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연필 한 번 잡아 본 적 없던 어르신 학생이 ‘월호동 선생님’의 수업으로 한글을 뗀 뒤, 동네노인회장에 당선되어 주민센터와 시청에 공문서 업무를 보러 다니는 감동적인 기적을 이뤄낸 것이었다. 

정부지자체 행정기관에서 물질적인 지원을 하지만, 그럼에도 나이가 들수록 외로움을 타는 어르신들에게는 자주 들여다보고 자식 같은 존재가 되어 드리는 것이 그에 못지않게 좋다는 양 회장은 독거가정, 보육원, 요양원, 쉼터 등 자신을 원하는 여수 주민이 있으면 어디든 달려간다.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지역민들을 위해 사회복지 차원에서 주 1회 중식제공, 밥차, 노인복지센터 봉사까지 영역을 넓힌 양 회장은 15년 전 한국걸스카우트 전남연맹의 여수지구연합회장이 되어, 걸스카우트 행사를 비롯해 2010년부터는 걸스카우트회원을 이끌고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 5백 명을 위한 연탄지원봉사를 해 오고 있다.

지역민에 아낌없는 봉사로 청정도시 여수 키우고 싶어

양 회장은 지역민들에게 베풀고자 하는 마음으로 40대부터 봉사 공간을 여수 전역으로 키우고, 더욱 본격적인 봉사를 하고자 순천 청암대 사회복지학과에서 사회복지사자격을 취득했다. 이후 보다 체계적인 지역사회봉사를 이루고자 지속 가능하며 효과적인 봉사방법을 연구한다고 전한다. 그리고 처음에는 지역민들을 돕는다는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양 회장은 봉사를 할수록 오히려 자신이 배우고 얻는 것이 많아, 여기에 힘을 얻어 365일 다양한 봉사를 쉼 없이 하게 된다고 말한다. 

매년 12월 걸스카우트 청소년들과 개최하는 김치담그기 행사는 5백포기 이상을 직접 담가 김치와 친숙하지 않았던 참가자 학생들이 맛있게 먹고, 포장한 김치는 불우이웃들에게 전달하여 지금은 어엿한 지역 대표행사가 되었다고 한다. 또한 연중행사인 ‘청소년 열린음악회’ 또한 장기자랑과 체험부스로 학생들의 명물이 되었으며, 미용자격증을 가진 여수지구연합회원들과 여수지역 학생들이 섬마을 어르신을 찾아가 무료로 염색, 커트, 펌을 해드리는 행사와 연합회에서 학생들을 인솔해 나가는 농어촌 체험은 상당한 인기다. 아무리 바빠도 복지관 중식봉사 월 1회 행사는 반드시 치러 왔는데,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요즘 양 회장은 회원들과 함께 청정지역 여수를 지키고자 공공장소 방역봉사에 나섰다고 한다. 

지원받지 않고 회원들이 십시일반 모은 회비로 물품을 구입해 전 지역 관공서, 여객선과 시외버스터미널의 손잡이, 의자를 소독세정하고 손소독제를 배포하는 행사를 통해, 코로나19로부터 여수 지역의 확진자를 줄이는데 기여하길 바란다며 양 회장은 힘주어 말한다. 

1인 3역으로 도시가스사업 이뤄내, 
여수세계박람회 자원봉사 계기로 발로 뛰는 행정가 꿈꿔

걸스카우트 청소년단체의 장으로서 지역봉사활동을 하는 것 외에도, 양 회장은 시간을 쪼개 월호동의 주민자치센터 자치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월호동은 본래 주민자치위에서 해안가 쓰레기청소, 귀가 순찰도우미 봉사활동에 적극적이지만 양 회장은 더 나아가 지역민들이 꼭 필요로 하는 마을숙원산업인 도시가스시설 설치를 강력하게 어필하여, 1년에 걸쳐 시청에 제출할 공급지역우선순위검토 서류의 세대주서명 100가구분을 이뤄내기도 했다. 

배관공사 인허가와 정압기 설치, 해저압입공사까지 들어가느라 기업과 여수시청 간의 도시가스공급확대 특별사업추진업무협약까지 있었던 큰 사업에, 월호동도 들어가도록 주민과 청소년단체장, 자치위원이라는 1인 3역 이상의 열일을 아끼지 않은 양 회장은, 성공했다는 자부심 속에서 안주하기보다는 다른 시민들의 새로운 애로사항을 찾아 해결하는데 골몰해 있다고 전한다. 그리고 도시가스 이후, 마을의 거주지와 하천 인근에 있는 거친 길들을 정비하는 사업을 새 목표로 삼았으며 작은 부분도 꼼꼼하게 보는 주부의 마음가짐으로 추진할 계획이기도 하다. 

시집 온 이래 사랑을 주시며 봉사를 하고 돌아오면 다독이고 막걸리를 한 잔 따라주시던 시부모님 덕분에 여수에 대한 마음이 더 커졌다는 양 회장은, 하루면 다 돌아볼 수 있다는 작고 아담한 청정도시 여수를 더 흥하게 하고자 행정 분야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여수세계박람회에서 외국인 대상 자원봉사와 숙소지원 등의 임무를 훌륭히 수행한 양 회장은 더 큰 세상으로 향할 여수를 위해, 더 많은 꿈을 꾸게 되었으며 주민들을 위해 앞으로 이루고 싶은 바람을 실현하고자 행정가에 도전할 계획이라고 한다. 

더욱 전문적인 지역봉사를 하고자하는 양 회장은 주민봉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발로 뛰며 도움이 필요한 곳들을 찾아다니는 것이라고 한다. 행정가로서 언제나 시민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외로운 곳을 보듬어주는 자신의 밝은 미래를 그려 본다는 양 회장은 자주 소통하며 전문성 있는 ‘프로 봉사활동 행정가’의 진면목을 보여줄 것이라고 약속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