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끝에 머무는 커피의 진한 향, 강릉커피의 미래를 만나다
코끝에 머무는 커피의 진한 향, 강릉커피의 미래를 만나다
  • 임승민 기자
  • 승인 2020.03.12 11: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지연커피바리스타학원·쉼표로스터리 이지연 대표
이지연커피바리스타학원·쉼표로스터리 이지연 대표

지금 이 순간에도 사람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바쁜 하루를 보낸다. 발달한 현대문명은 우리에게 많은 편리함을 가져다주지만, 반대로 더 많은 업무를 강요하기도 한다. 숨 가쁜 일상에 지쳐가는 순간, 누군가 건네주는 향긋한 커피 한 잔은 고단한 우리 삶의 쉼표가 되어준다. 깊고 푸른 바다와 새하얀 모래사장, 그리고 ‘커피’의 고장으로 유명한 강릉. 이곳에 커피의 즐거움을 전파하고 있는 곳이 있어 찾아가봤다.

배움과 휴식이 함께하는 공간
강릉에서 ‘커피’란 단순한 음료를 넘어 도시를 대표하는 문화이자, 역사이다. 한국 커피의 시작을 열어간 이들의 숨결이 강릉에 진하게 묻어있을 뿐 아니라,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커피명소들이 수없이 많은 도시가 바로 강릉이다. 한국 최고령 커피나무가 강릉에 있고, 세계 6번째 커피박물관 역시 강릉에 자리하고 있다.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안목해변의 커피거리 외에도 도시 곳곳에서 심심치 않게 자신만의 철학과 정성을 커피에 담아내고 있는 작은 로스터리 카페들을 마주칠 수 있는 곳이 바로 강릉이며, 강릉의 커피문화다.
강릉시 노암동에 위치한 이지연커피바리스타학원은 바로 이러한 도시문화를 더욱 아름답게 가꾸고 전파하고자 설립된 복합문화공간이다. 1층에 자리한 카페 ‘쉼표 로스터리’에서는 간단한 디저트와 함께 향긋한 커피를 마시거나, 원두를 구입할 수 있고, 2층의 ‘바리스타학원’에서는 카페 창업을 꿈꾸는 이들이나, 취미로 커피를 배워 홈 카페를 꾸미고 싶은 이들이 이에 대한 전문교육을 받을 수 있다. 클래스로는 홈카페 취미반과 로스팅 취미반, 바리스타2급 자격증 과정, 커피로스팅 과정 등이 있으며, 커피전문점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창업관련 노하우, 카페메뉴, 카페운영시스템 전반을 교육하는 창업실무 클래스도 운영되고 있다. 또한, 사단법인 한국커피협회로부터 인증 받은 교육기관으로서 1급·2급 바리스타자격증 실기고사장의 역할도 병행하고 있으며, 제과제빵 전문가에 의해 진행되는 베이킹 원데이클래스도 매주 운영되고 있다.
이지연커피바리스타학원의 이지연 대표는 대학에서 보건학, 식품위생학 강의를 다녔던 2005년경, 커피를 배우게 되었다고 한다. 당시는 국내에 커피문화가 확산되어감에 따라 각지에서 활동하는 유명한 바리스타는 많았으나, 이를 전공으로써 다룬 이는 거의 없었던 상황. 바리스타 수요는 급증하고 있지만 이를 양성할 수 있는 교육자가 턱 없이 부족했던 시기였다. 이에 이지연 대표는 각 대학에서 신설되고 있는 커피 관련 과목의 강의를 도맡게 되었고, 송호대, 상지영서대, 동우대, 경동대, 폴리텍대학, 강원도립대 등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또한, 강릉시 평생학습관, 주문진여성학습센터, 각 대학부설 평생교육원 등에서도 커피 교육을 펼치기도 했다고 한다. 이지연 대표는 “저희는 일상의 힐링이 되어주는 커피 본연의 맛과 향을 전하는 동시에, 직접 커피를 내리며 느끼는 삶의 충족감을 전하고자 합니다. 1층에 자리한 카페에서는 소박하고 아늑한 공간에선 다양한 원두로 로스팅 한 커피를 맛볼 수도 있고, 다양한 종류의 품질 좋은 원두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원두는 각 대학의 호텔관광과 등에 실습용으로 들어가고 있으며, 직접 원두를 볶지 않는 소형 카페에 납품되기도 합니다. 2층의 학원에서는 다양한 교육이 진행되고 있으며, 그 중 라떼아트와 핸드드립, 카페창업과정 수업에 대한 관심도가 가장 높은 편입니다”라고 소개했다.

“강릉만의 특색 있는 커피문화를 지켜나가겠습니다”
이지연 대표는 커피문화 확산을 위해 지난해 11월 창립된 ‘강릉커피연구회’의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그는 “커피는 이제 우리 삶의 중요한 부분이 되었지만, 실제 카페를 창업했거나, 커피전문점에서 일하고 있는 분이 아니라면 커피머신을 직접 만져볼 기회는 흔치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강릉커피연구회는 이러한 기회를 더 많은 분들에게 제공하고자 만들어진 단체로, 대학 교수님이나 커피숍 매니저 분들,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핸드드립과 로스팅, 디저트, 라떼아트는 물론, 머신에 발생하는 가벼운 고장이나 이상 등을 직접 수리하고 부품을 교체하는 엔지니어 수업까지 5개 분과의 교육이 무료로 진행되고 있으며, 현재 25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습니다”라며, “아직은 작은 규모이지만, 커피를 일상 속에서 즐기고 싶은 분들, 커피를 공부하고 싶은 분들이 필요로 하는 도움을 드릴 수 있는 단체로 거듭나고자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이지연커피바리스타학원이 오픈된 지는 5개월 남짓이지만, 그 활동의 폭이나 성과는 꽤나 이목을 끄는 부분이다. 이지연 대표는 지난해 10월 개최된 강릉커피축제에 일본에서 도입한 커피추출기구 ‘사이폰’을 활용한 대회를 개최했으며, 여기서 2명을 입상시키는 성과를 달성했다. 또한, 최근에는 강릉의 특색을 살린 디저트 브랜드를 만들고자 ‘강릉 커피파이’를 개발, 올 초 영동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시식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냈으며, 강릉의 특산품으로 소개하기 위한 준비 과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도 하다.
이지연 대표는 “강릉이라는 지역사회에서 ‘커피’는 이제 떼려야 뗄 수 없는 대표적인 상품이 되었습니다. 2009년 시작된 커피축제는 벌써 11회를 거쳤으며, 커피관광을 위해 강릉을 찾는 분들도 갈수록 증가하고 있습니다”라며, “다만, 강릉커피의 유명세가 높아진 만큼, 기존의 작지만 개성 있는 소형 로스터리 대신, 대규모 자본을 투입한 기업식 커피숍의 숫자 또한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이 강릉만의 독특한 커피문화를 퇴색시키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더 많은 노력과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당부를 전했다. 이에 덧붙여 그는 “산과 바다, 갖가지 문화유적이 공존하는 도시 강릉은 각 계절마다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넘치는 도시입니다. 강릉의 커피문화 또한 그 전통과 역사 속에 가치를 더해가고 있으며, 지난해부터는 전국 카페들이 참여하며 풍부함과 다양성도 갖추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분들과 관심과 방문이 이어지길 바랍니다”라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