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쥬’로 그려낸 나만의 브랜드, 일상에 개성을 더하다
‘마카쥬’로 그려낸 나만의 브랜드, 일상에 개성을 더하다
  • 정시준 기자
  • 승인 2020.03.12 1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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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그레이스아뜰리에 허주혜 대표
오렌지그레이스아뜰리에 허주혜 대표

마카쥬·동양화 클래스 운영, 손쉽게 배우는 커스터마이징
현 소비업계를 강타하고 있는 트렌드는 단연 ‘커스텀(Custom)’이다. 평범하고 천편일률적인 형태의 기성품 대신, 제품에 원하는 각인이나 이니셜, 세부적인 디자인 변경 등을 가미함으로써 개성 있는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기존에 구매해 두었다가 유행이 지나 잘 쓰지 않았던 제품의 가치를 되살리는 ‘업사이클링’의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변화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마카쥬(Marquage)’는 비교적 최근 도입된 문화다. 19세기 유럽의 부유층들이 여행 중 개인의 소장품을 구분하기 위해 가방이나 트렁크에 가문의 문장, 이니셜 등을 그려넣었던 데서 유래되었다는 ‘마카쥬’는 이후 그림이나 로고, 캐릭터 등을 활용하는 데까지 확장되었으며, 그 대상 또한 한층 다양하게 확산되고 있다. 
‘오렌지그레이스아뜰리에(이하 아뜰리에)’의 허주혜 대표는 “국내에 마카쥬가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불과 1~2년에 불과해요. 요즘 들어 조금씩 인지도가 생기고 있지만, 여전히 서울 외의 지방에서는 좀처럼 접하기 어려운 문화이기도 하죠”라고 설명했다. 그가 화성시 동탄에 아뜰리에를 오픈하게 된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였다. 동양화 전공자로서 개인창작 활동에 매진하던 중, 우연히 접한 뒤 그 스스로도 흠뻑 빠져들게 된 마카쥬의 매력을 보다 많은 이들에게 소개하고픈 바람이 생겼던 것이다. 허 대표는 “평소 들고 다니던 흔한 가방에 내가 원하는 그림이나 문양 등을 그려넣어 세상 어디에도 없는 ‘단 하나 뿐인 가방’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에요. 직접 커스텀 한 가방을 들고 다니면서 모이는 사람들의 시선, 내가 구상한 디자인이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있다는 데에서 오는 뿌듯함과 만족감은 다른 데선 좀처럼 느끼기 어렵거든요”라고 말했다.
현재 아뜰리에에서는 동양화 클래스와 마카쥬 클래스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보다 차분하고 서정적인 경험을 원하는 이들은 동양화 클래스를, 평소 패션에 관심이 많거나 독특한 제품을 원하는 이들, 기존 제품을 업사이클링하려는 사람이나 가죽공예를 통해 자기 작품을 만들어오던 사람들, 색다르고 의미 있는 데이트를 원하는 커플들이 마카쥬 클래스를 신청한다고 한다. 수업은 원데이 클래스와 정규 클래스로 운영되며, 정규 클래스의 경우 총 4회 한달 과정으로 이뤄지고 있다. 

“취미와 관심사 공유·소통하는 편안한 문화공간 만들고 파”
허주혜 대표가 생각하는 마카쥬의 인기요인은 크게 어렵지 않으면서도, 다양한 표현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는 “가장 간단하게는 이니셜을 그려넣을 수도 있고, 다른 그림이나 캐릭터를 넣는 경우에도 보고 그릴 견본이 있다면 크게 어렵지 않은 편이에요. 만약 조금 틀렸더라도 수정이 가능하고, 물감이 완전히 안착된 뒤에는 오래 사용해도 칠이 벗겨지지 않을 정도로 강한 내구성도 갖추고 있죠.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아실 테지만, 명품백이나 지갑 등과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던 애니메이션 캐릭터들도 막상 완성되고 나면 독특한 매력을 보여주는 게 마카쥬의 장점인 것 같아요”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이유에선지 이미 전부터 마카쥬 서비스를 제공해 오던 유명 업체는 물론, 다양한 브랜드에서 이 같은 콜라보를 진행하고 있으며, 점차 대중화를 위한 기반이 쌓이고 있다는 것이 허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유명 브랜드의 자체적인 작업을 제외하곤 아직까지는 개인 차원의 공방들이 주로 운영되고 있지만, 차츰 성장해나가기 시작한다면 지금보다 크게 확장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해요. 저 또한 기회가 된다면 다른 분들과 함께 브랜드를 만들어가고 싶은 바람도 있어요. 제가 확보해놓은 루트를 통해 물감이나 붓 등을 더 저렴하게 공급할 수도 있고,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전수할 수도 있고요. 아직은 먼 이야기이지만, 계속 노력해보고자 해요”라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 허 대표는 아뜰리에를 조금 더 열린 공간, 같은 취미나 관심사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한 데 모여 즐겁게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가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는 “혼자서 모든 걸 꾸려가야 하는 탓에 처음부터 완벽히 갖춰놓은 상태에서 시작하진 못했지만, 이후의 구상들은 생각해 놓은 바가 있어요. 한 편에는 작고 아늑한 커피숍을, 다른 한편에는 같은 취미와 관심사를 공유하는 이들이 모여 즐겁게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꾸며보고 싶어요. 다소 더디게 진행될지도 모르지만, 긴 호흡을 갖고 하나씩 이뤄가고 싶은 바람이에요”라고 포부를 밝혔다.
더 많은 사람들이 ‘미술은 어려운 것’이라는 편견을 걷어내고, 보다 편안하고 가까운 예술 장르로서 대할 수 있길 바란다는, 나아가 현대인들의 바쁘고 고된 일상 속에서 잠시나마 즐겁게 영위할 수 있는 좋은 취미 활동이 되길 바란다는 허주혜 대표. 동양화와 마카쥬의 매력을 모두 전하고픈 그의 열정이 다가올 봄날 한줄기 햇살처럼 오렌지그레이스아뜰리에 안에 오래도록 머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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