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를 뛰어넘는 가야금의 매력, 소리로 감동을 전하는 연주자
세대를 뛰어넘는 가야금의 매력, 소리로 감동을 전하는 연주자
  • 정재헌 기자
  • 승인 2020.03.12 1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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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향가야금 백미경 원장
소리향가야금 백미경 원장

국악이란 우리의 정서를 우리식의 음악어법을 통해 풀어낸 음악을 말한다. 그러나 그간 국악은 그 가치만큼의 대접을 받지 못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서양음악과 악기에 밀려 소수의 사람들만이 영위하는 음악이 되어버렸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 국악을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시도가 이어지며 국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세심한 개인별 맞춤교육으로 우수한 후학 양성에 전력

가야국의 가실왕이 만들었다고 하여 ‘가야고’라고도 불리는 ‘가야금’은 오동나무 소재의 울림통과 명주실을 꼬아 만든 12개의 현으로 구성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국악기 중 하나다. 왼손을 뒷편 줄 위에 놓아 부드럽게 흔들거나 누르고, 오른손은 줄을 뜯거나 밀고 튕겨서 소리를 낸다. 그 아름다운 음색과 선율은 물론이거니와, 연주자의 몸짓에서 묻어나오는 우아함, 곡조가 담아내는 서정성은 가야금을 우리 국악의 선두 자리에 올려놓고 있다. 이에 더해 최근 이어지고 있는 ‘국악의 대중화’를 위한 노력은 가야금에도 전해지며 지속적인 타 장르와의 결합, 25현 개량가야금의 확산 등의 변화를 낳고 있다.

대구 수성구에 위치한 ‘소리향가야금’의 백미경 원장은 국악과 가야금의 이러한 변화와 성장에 보탬이 되고자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인물 중 하나다. 백 원장은 영남대 국악과와 동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수여받았으며, 현재 국가무형문화재 제44호 이수자이기도 하다. 성금연류 가야금산조의 창시자인 성금연 선생의 딸인 지순자 명인에게 성금연류 가야금산조 를 사사받았으며, 대구경북에서 유일하게 성금연류 가야금산조 한바탕 독주회를 가졌다.
경북무형문화재 제19호 가야금병창 준보유자 주영희 선생에게서 가야금병창을 사사 받았다.
이후 2004년부터 각급 교육기관과 강좌 등을 통해 교사 및 민간인, 학생을 포함 3천여 명 이상을 교육해왔으며, 지난 2017년에는 소리향가야금연주단을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국회로부터 ‘자랑스러운 지도자상’을 수여받기도 했다. 
그가 이끌고 있는 소리향가야금에서는 전통가야금을 기본으로 25현 가야금도 가르치고 있으며, 민요와 창작음악, 팝송, 대중가요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음악을 가야금으로 연주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 백 원장은 “이전까지의 가야금은 피아노, 첼로 등의 서양악기에 비해 많은 학생들이 배우는 악기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음악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높아지고, 전통예술을 대상으로 한 각종 지원 및 진흥사업이 펼쳐지면서 가야금을 배우고자 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에 그는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교육, 저마다 다른 수준과 진도에 맞춘 일대일 개인수업과 단체수업을 병행해 진행하고 있으며, 학생들이 품은 목표나 계획에 맞춰 적절한 조언과 방향성을 수립해 주는 데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3월경 2집 연주앨범 출시, “가야금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드릴 터”

현재 소리향가야금에서 배움을 얻고 있는 원생은 평균 30명 내외로 상당히 많은 수준이다. 음악정교사 자격과 문화예술사, 음악심리상담사 등의 자격증을 보유했으며, 교육자로서 그리고 예술가로서 오랜 시간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백미경 원장의 실력도 그 요인 중 하나지만, 활발한 공연활동을 통해 대중 앞에 설 기회와 경험이 풍부하게 주어진다는 것도 소리향가야금에 학생들이 모이는 이유다. 
백 원장은 “부단한 노력을 통해 실력을 쌓아가는 과정만큼이나 이를 대중들 앞에 드러내는 작업도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 자신감을 갖게 될 뿐 아니라 자존감도 높아지고, 관객과 교감하는 경험도 쌓게 됩니다”라고 전했다. 이렇게 축적한 경험과 자신감은 이후의 장래를 선택하고, 그 결과를 판가름하는 과정에 있어서도 훌륭한 밑거름이 되고 있다. 소리향가야금에서는 그간 각종 대회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거뒀을 뿐 아니라, 초등부·중고등 입시부 등에서 수많은 가야금 전공자를 배출해왔으며, 현재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연주자도 상당한 수에 이른다고 한다. 

한편, 지난 2016년 9월 전통가야금으로 연주된 민요 30곡을 수록한 <초담 가야금 민요집>을 발매하며 국악 문화 저변 확대에 기여했다는 평을 받았던 백미경 원장은 오는 3월경 자신의 2집 앨범 출시를 앞두고 있다. 
백 원장은 “지난 앨범이 전통가야금과 전통민요에 집중함으로써 가야금연주를 연습하는 초보자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는 목적이 있었다면, 이번 앨범은 직접 작곡가 분께 의뢰해 받은 창작곡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25현 개량가야금 연주와 대부분의 국악기를 포함하는 반주, 첼로, 콘트라베이스, 피아노 등의 서양악기와도 콜라보를 시도해 가야금이 만들어낼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을 선보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25년 넘게 함께하며 제 삶의 일부가 된 가야금이라는 악기가 더 많은 분들에게 한국음악의 아름다움을 전달하는 매개체가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의 손끝에서 피어날 아름다운 선율이 우리 모두의 가슴에 깊은 감동으로 전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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