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남북 정상회담 개최, 전쟁 없는 한반도 평화시대 개막
2018 남북 정상회담 개최, 전쟁 없는 한반도 평화시대 개막
  • 김봉석 기자
  • 승인 2018.05.24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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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

지난 4월 27일, 남북 정상회담 성공적 개최
문재인 대통령, "과거의 실패를 거울삼아 실천 나설 것"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4월 27일 오전 100분간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 남북관계 발전 방향에 대해 시종 진지하고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 비공개로 진행된 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 악수를 하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남측으로 오시는데 나는 언제쯤 넘어갈 수 있겠느냐"라고 대화를 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남측으로 넘어온 뒤 "그럼 지금 넘어가볼까요?"라고 하면서 문 대통령의 손을 이끌었다. 그래서 김 위원장과 문 대통령은 예정에 없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에서 사진을 찍게 되었다.

이어서 의장대 사열이 있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의장대 사열이 끝나고 양측 수행원과 악수를 나눈 뒤 "오늘 이 자리에 왔다가 사열 끝내고 돌아가야 하는 분들이 있다"고 말했고 이에 문 대통령은 "그럼 가시기 전에 남북 공식 수행원 모두 기념으로 사진을 함께 찍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해 예정에 없던 포토타임이 이루어졌다.

두 정상은 9시 48분경 환담장에 입장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오시면 솔직히 걱정스러운 것이 우리 교통이 불비해서 불편을 드릴 것 같다. 평창 올림픽에 갔다 온 분들이 말하는데, 평창 고속열차가 다 좋다고 하더라. 남측의 이런 환경에 있다가 북에 오면 참으로 민망스러울 수 있겠다. 우리도 준비해서 대통령이 오시면, 편히 모실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 북측과 철도가 연결되면, 남북이 모두 고속철도를 이용할 수 있다. 이런 것이 6.15, 10.4 합의서에 담겨 있는데, 10년 세월 동안 실천을 하지 못했다. 남북 관계가 완전히 달라져 그 맥이 끊어진 것이 한스럽다. 김 위원장께서 큰 용단으로 십 년 동안 끊어졌던 혈맥을 다시 이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의 주인공은 김 위원장과 나다. 과거의 실패를 거울삼아 잘할 것이다. 과거에는 정권 중간이나 말에 늦게 합의가 이뤄져 정권이 바뀌면 실천이 이뤄지지 않았다. 제가 시작한지 이제 1년차다. 제 임기 내에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달려온 속도를 계속 유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김여정 부부장의 부서에서 '만리마 속도전'이라는 말을 만들었는데, 이를 남과 북의 통일의 속도로 삼자"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과거를 돌아봤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다"라고 말했고, 김 위원장은 "이제 자주 만나자. 이제 마음 단단히 굳게 먹고 다시 원점으로 오는 일이 없어야겠다. 기대에 부응해 좋은 세상을 만들어 보자. 앞으로 우리도 잘 하겠다"라고 말했다.

 

남측 군사분계선 인근 '소떼 길'에 소나무 공동기념식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날 오후, 함께 소나무 한 그루를 심었다. 소나무를 심은 곳은 남측 군사분계선 인근 ‘소떼 길’이다. ‘소떼 길’은 1998년,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소떼를 이끌고 방북했던 역사적인 장소다. 이날 이루어진 공동기념식수는 남북 정상이 정전 65년 동안 ‘대결과 긴장’을 상징하는 땅이었던 군사분계선 위에 ‘평화와 번영’을 상징하는 소나무를 함께 심는 것으로, 군사분계선이 갈라놓은 백두대간의 식생을 복원하는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두 정상이 심은 소나무는 정전협정이 체결된 1953년생 ‘반송’이다. 반송은 한국 전역에 분포하는 소나무로 땅에서부터 여러 갈래의 줄기로 갈라져 부채를 펼친 모양으로 자란다. 65년간 아픔을 같이 해왔다는 의미와 함께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고 평화와 번영으로 가는 첫 걸음을 상징한다. 또한 식수에는 한라산과 백두의 흙을 함께 섞어 사용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직접 삽을 들고 흙을 떴다. 식수에 쓰인 삽자루는 북한의 숲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침엽수이고, 삽날은 남한의 철로 만들었다. 식수 후에는 문재인 대통령은 대동강 물을,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한강 물을 각각 소나무에 뿌려줬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함께 제막 줄을 잡아당기자 '평화와 번영을 심다'라는 표지석의 글귀가 공개됐다.

글귀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골랐으며, 파주 화강암인 식수 표지석에 새겨진 글씨는 한글 서예 대가인 효봉 여태명 선생의 글씨다. 이번 공동식수는 우리 측이 제안했고 수종, 문구 등 우리 측의 모든 제안을 북측이 흔쾌히 수락해 성사되었다.

 

양 정상 '도보다리' 산책 후 배석자 없이 담소 나눠
두 정상은 공동 식수를 마친 후 군사분계선 표식물이 있는 ‘도보다리’까지 산책을 하며 담소를 나눴다. ‘도보다리’는 정전협정 직후 중립국감독위원회(당시 체코, 폴란드, 스위스, 스웨덴)가 임무 수행을 위해 짧은 거리로 이동할 수 있도록 습지 위에 만들어진 다리다. 비가 많이 올 땐 물골이 형성돼 멀리 돌아가는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 1953년과 1960년 사이에 설치된 것이다. 과거 유엔사가 ‘풋 브리지’(Foot Bridge)라고 부르던 것을 번역해 ‘도보다리’라고 부른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준비하면서 원래 일자형이던 ‘도보다리’를 T자형으로 만들어 군사분계선 표식물이 있는 곳까지 연결했다. 남북 분단의 상징이었던 군사분계선 표식물 앞까지 양 정상이 함께 산책을 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특히 남북 정상은 배석자 없이 단 둘이 앉아 오래 담소를 나눴다. 이는 사실상 단독회담으로 ‘도보다리’가 ‘평화, 새로운 시작’의 역사적 현장이 된 셈이다.

이번 ‘도보다리’ 산책은 우리 측이 도보다리 너비를 확장하는 등 정성들여 준비하자 북측이 적극적으로 화답해 성사되었다. 두 정상은 담소를 나눈 후 ‘도보다리’ 길을 다시 걸어 평화의 집으로 이동했다.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 공동 발표
2018년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정상 회담의 결과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을 서명한 뒤 공동 발표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지속 가능한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기틀을 확립했으며, 한반도에 전쟁 없는 새로운 평화시대를 개막했다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남북관계 발전과 비핵화의 선순환을 위한 토대를 구축했다. 분단 이후 북한 최고 지도자의 첫 우리 측 지역 방문을 성사시켰고, 임기 1년 내 정상회담을 개최, 합의의 실효성과 이행 동력을 확보했다는 의의가 있다. 한반도 문제 당사자로서의 위상과 역할을 재확인했고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정책에 대한 국제사회의 확고한 지지를 확인했다는 점도 이번 회담의 성과와 의의라 할 수 있다. 다음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합의한 주요 합의사항이다.

<주요 합의사항>

한반도에 전쟁 없는 새로운 평화시대 개막을 천명하고 화해와 평화 번영의 남북관계를 선언

1. 남과 북은 남북관계의 전면적·획기적인 개선과 발전을 이룩할 것임.

① 민족자주의 원칙 확인, 기존 남북 간 선언·합의 철저 이행

② 고위급회담 등 분야별 대화를 빠른 시일 안에 개최, 실천대책 수립

③ 남북 당국자가 상주하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성지역 설치

④ 각계각층의 다방면적 교류·협력 및 왕래·접촉 활성화

⑤ 8.15 계기 이산가족 상봉행사 진행, 남북적십자회담 개최

⑥ 10.4선언 합의사업 적극 추진,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2. 남과 북은 군사적 긴장완화와 전쟁위험 해소를 위해 공동 노력

① 상대방에 대한 모든 적대행위 전면 중지, 비무장지대의 평화지대화

② 서해 평화수역 조성으로 우발적 충돌 방지 대책 마련, 안전어로 보장

③ 국방부장관회담 등 군사당국자회담 수시 개최, 5월 장성급 군사회담 개최

 

3. 남과 북은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적극 협력

① 무력 불사용과 불가침 합의 재확인 및 엄격 준수

② 상호 군사적 신뢰의 실질적 구축에 따라 단계적으로 군축 실현

③ 올해 종전선언,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3자 또는 4자 회담 개최

④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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